단체장 릴레이/심층인터뷰 - 유명호 증평군수

“돈 없고 인구도 적지만 맞춤형 개발로 성장”

2008.10.23 18:47:52

증평군은 81.84km2의 면적에 1읍1면 101리의 행정조직을 갖춘 충북도내 최소 군이다. 인구는 3만2천여명으로 청주시의 큰 동 한군데에도 훨씬 모자란다. 1914년 괴산군으로 편입된 후 지난 1990년 증평출장소가 설치돼 행정을 펴오다 2003년 지자체로 독립했다.

첫 번째 선출직 군수가 지금의 유명호군수로 재선을 해 군정을 이끌고 있다. 충북대약대를 나온 토박이로 증평에서 약국을 운영하다 도의원을 지냈으며 한나라당으로 초대 군수에 당선됐다 민선4기에는 무소속으로 재선의 영광을 안았다. 약국을 오래한 덕에 지역의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처지에 약국을 오래 해 동네 터줏대감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릴때 부터 동생 취급을 하던 사람들 상당수가 군의회의원으로 입성을 해 군의회를 쥐락펴락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뿌리가 깊다. 그는 안으로는 화합하고 참여하는 행복도시를, 바깥으로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증평을 싱가포르 만들고자 캐치프레이즈를 ‘대한민국의 증가포르'로 정하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 증평군이 설치되고 초대군수에 선출된 데 이어 재선 등 5년의 단체장직을 수행하고 있는데 출장소 시절과 뭐가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확실히 달라졌지요. 우선 출장소는 관선 지사의 체제아래 행정을 수행한데다 괴산군에 예속이 된 관계로 자치권이 없었지요. 그래서 다른 지자체와 달리 단독 개발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민선시대에는 독립개발 여건이 조성되고 그럴 계기가 충분히 만들어졌어요. 따라서 군민이 뽑은 대표들이 자치권을 확보하고 주민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맞춤형 개발을 할 수 있으므로 지역발전 속도가 관선때 와는 확실히 다른 속도를 낼 수 있어요. 이런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하겠습니다.

-민간인에서 도의원으로 행정에 발을 디딘 다음 단체장이 됐는데 무슨 차이가 있던가요.

도의원은 일단 별로 책임 질 일이 없어요. 그러나 군수는 모든 결정을 할 때 고심을 많이 해야하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전부 상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겁이 나기도 하고… 하여간 굉장히 외롭다고 느낍니다. 결정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스트레스도 많고. 엄청난 중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어요.

유명호 증평군수가“증평군을 안으로는 화합하고 참여하는 행복도시, 로 ‘대한민국의 증가포르’로 만들겠다”며 군정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증평군은 도내에서 제일 작은 군인데 근래 인구 증가속도가 빨라져 단양을 초월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흡인책이라도 쓴 것인가요.(참고로 지난해 말 증평인구는 3만1천145명 에서 지난 9월말 현재 인구는 3만2천27명으로 9개월 새 2.8%인 882명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말 증평군보다 1천254명이 많았던 단양군이 지난해 말에는 증평군보다 불과 30명이 많아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에는 증평군이 단양군 인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도안면의 산업단지 조성 등이 큰 영향을 끼쳤지요. 산단 조성을 조기 마무리한데 이어 여러 기업 유치도 성공하고, 그래서 지역발전 가능성이 높기에 인구 유입이 이뤄진 걸로 봅니다. 앞으로 학교, 병원 등 보건복지 인프라를 더 구축하면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산업단지가 인구증가에 큰 효자노릇을 한 것이네요.

그렇지요. 정우택지사의 경제특별도 선언 덕을 봤는데 그와 맞물려 우량기업 유치가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기업 유치 할 때 그냥 대충한 게 아니고 우리 직원들이 대상 우량기업의 업종 고려와 회사분위기 파악, 그리고 타당성 등을 회사도 잘 모르게 진행을 해서 유치를 확정진 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딸린 식구들도 이주를 하고. 앞으로 태양광 도시로 성장하면 더 커집니다.

-증평은 37사단과 공수부대가 있어 군사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들 군부대가 도시발전에 긍정적 입니까, 아니면 그 반대입니까.

저는 아주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2개 군부대의 지역경제 점유율이 20%정도 된다고 보는데 이는 상당한 것이지요. 단적으로 군청 앞의 식당가 를 장병들의 이용하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지역에 도움이 됩니까. 거기에다 간부들 숙소도 증평에 많지요. 자녀들 학교도 다니지요. 생필품 구매하지요. 매우 고맙고 중요한 위치에 있어요. 그런 점에서 증평은 군부대와 상생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증평의 또 다른 브랜드로 삼아야 합니다. 37사단에 입대하는 신병 등을 통해 증평을 홍보하기 좋고 또 요즘 젊은 엘리트 군인들이 우리지역에 정착을 하면 전체 질도 향상되는 것 아니겠어요.

-송산 국민임대주택단지 사업에 대한 향후 대책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그 사업은 2012년까지 2천800여세대를 건립해 약 8천500여명의 인구가 거주하게 되는 것인데 군의 자체 재정능력이 안 돼 건교부가 단지를 지정하고 도로 등 기반시설을 주공에서 맡아하고 증평군이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군은 명품 증평을 위해 자전거 도로나 조경 등 경관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미랑 홍삼포크'를 브랜드화 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유통 등 문제점은 없나요.

별 문제가 없어요. 사미랑 홍삼포크는 6년근 홍삼과 박 등 친환경 사료를 먹여 키운 고품질 돈육 브랜드로 특허등록도 마친 명품 돼지고기입니다. 군이 충북양돈협회, 충북대농업과학기술연구소와 함께 다른 지자체 양돈과 차별화를 위해 연구한 결과 사포닌 성분이 돈육에 배어 육질이 뛰어나고 돼지 특유의 냄새가 없으며 일주일 정도 냉장해도 변하지 않는 등의 장점을 확인 했습니다.

지난주 홍삼포크 축제를 했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좋았어요. 지금 롯데백화점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증평인삼이 꽤 알려져 있는데 전략이 따로 있습니까.

우리 군은 아시다시피 땅이 좁습니다. 뭘 할려고 해도 이 것 때문에 한계에 부닥치는게 많지요. 증평인 인삼 재배에 주력을 하게 된 것은 박정희대통령 시절 전국 지질조사를 해 본 결과 증평이 인삼재배 최적지로 판정이 되고 그 걸 게기로 당시 인삼시험장이 증평에 설립됐지요. 자연히 인삼 농가가 하나 둘 늘어나고 해서 오늘에 이르른 것입니다.

증평인삼 명품화를 위해 2012년까지 2천8백억 정도를 투입할 것이고 송산리에 세워지는 충북인삼유통센터가 완공되면 수삼판매물량이 연 220톤에 판매액은 55억 정도로 추산됩니다. 여기에는 상설 시음장 등 부대시설도 집어넣을 생각이구요. 지금 2천여 인삼재배농가가 명품화를 위해 군과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또 충북인삼조합이 증평에 있고 고려인삼창 유치와 농협중앙회 공장 등이 들어서면 명실공히 우리군은 국내 인삼의 물류센터 중심지가 됩니다.

지금 명품화의 일환으로 중국 관광객 등 대상으로 특별삼계탕 을 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 충북관광로드에 증평을 반드시 경유해 인삼을 알리도록 해야 합니다. 유통경로도 단일화 해 지금 처럼 괴산인삼, 음성인삼 이니 하는 지역 명칭을 단일화 시켜 외지 고객을 끌어와야 지요.

-시중에 금산인삼 대부분이 증평 것이라는 말이 있던데 맞습니까.

틀린 말이 아닙니다. 아마 금산에서 판매되는 인삼 중 약 25%는 증평산일 겁니다. 업자들이 박스를 가져와 포장을 해가고 있을 정도입니다.

-도농교류 교육·문화체험 특구 조성사업이 백지화됐다 재추진 되고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요.

이 사업은 처음에 농촌공사에서 제안 했던 것 인데 아시다시피 증평군은신생 자치단체로 재정이 빈약해 도로 정도 개설 해주고 행정력을 지원해 줄테니 전반적 공사를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구체적 내용 중에 골프장 건설 등이 있었는데 회원제 대신 퍼블릭으로 전환 하는 등의 세부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 취임한 농촌공사 사장께서 수변개발 등을 추진한다고 하니 우리와 좀 더 세부 계획을 조정하면 개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봐집니다.

- 제2 산업단지 조성은 어떻게 되갑니까.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세금 문제 등이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제 문제점은 거의 해소단계에 있습니다. 큰 지장없이 추진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정치권의 지자체 통폐합과 관련, 괴산군수가 증평과의 통합론을 제기했는데 그 직후 반대 입장은 밝혔지만 지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유 군수는 문건을 하나 들더니 읽어 내려갔다) 오늘(지난 14일) 의회에서 확실한 입장을 밝혔는데 이런 내용입니다. 현재 증평 인구는 3만2천명 선으로 매일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간의 화합이 잘되고 역동적이어서 발전 가능성이 그 어느때 보다 높다고 봅니다. 군 개청 5년여 동안 누구보다 군민들의 희생이 많았는데 느닷없이 무책임하게 재통합론을 꺼낸다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런 발언에 대해 대꾸할 일고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괴산군은 증평의 이웃 자치단체에 불과합니다. 동질성이 거의 없어요. 보세요 증평은 금강수계이지만 괴산은 한강수계지요, 괴산 사리면은 증평군이나 마찬가지지요. 같이 합쳐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가만 놔두면 다 잘 굴러갈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참 내.

-그러면 정치권의 지방행정구역 개편론이 잘못됐다는 말인가요.

그럼 잘못 됐지요. 전국 지자체 중 왜 청주 청원과 괴산 증평 등 이 왈가왈부 되는 지 이해가 안갑니다. 정치권의 통합론은 추진 과정에서 비용만 수천억 들어가는데 지자체 수를 줄인다고 경쟁력이 바로 생기는 게 절대 아닙니다. 그렇다면 싱가포르 등은 커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입니까.

광역지자체 없애고 대형 시 단위로 통합하면 시청 유치 등 둘러싸고 주민들끼리 생난리 날 게 뻔합니다. 왜 그런 분란을 자초하려는지 이해가 안가요. 단군 이래로 각 지자체가 지금처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는 때 가 없는데 이 점을 높이 평가해 정부는 지원 해줘야 해요. 결론적으로 통합 추진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증평군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라면 무엇을 들 수 있겠습니까.

우선 땅도 없고 또 재정도 시원치 않고…(올해 증평군의 지방세 수입은 2백12억원이다. 전체 예산은 1천316억원) 그래서 재원마련을 위해 지역특화형 행정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즉 벨크로조직을 109명으로 늘려 행정혁신을 통해 정부 지원금을 받는 아이템에 공모를 많이 하는 것이지요. 그 결과 전국기초자치단체 혁신역량평가 도내 2위를 비롯해 혁신박람회 지역혁신협의회분야 국무총리상 수상, 기초단체경쟁력 종합부문 전국 4위, 지방행정혁신 종합평가 국무총리상 ,신활력사업 출범식 신활력평가 대통령상 등 혁신과 활력평가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요. 다 우리 공무원들이 애를 쓴 결과입니다. 저는 이 벨크로의 활성화를 위해 공직자 대상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자체 성공사례로 곱히고 있는 전남 장성군과 함께 인건비 대비 예산 2%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으며 주민대상 교육 프그램도 내년에 확대 시행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두각을 나타낸 신활력사업은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로 인정받는 것인데 이를 바탕으로 기본적 자치기반을 완성한 다음에는 소프트웨어의 확충으로 삶의 질을 높여야지요.

-증평을 태양의 도시로 만든다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제가 볼 때 증평(曾坪)이란 지역 이름이 그냥 지어진 게 아니라고 봐요. 曾 자는 본래 물을 담은 바닥과 구멍이 뚫린 깔개위에 김이 오르는 모양의 찜통과 시루를 형상화 한 문자이며 일찍이 라는 뜻도 있어요. 일찍이라는 것은 해가 뜨는 것과 연관이 있고, 그래서 예로부터 일조량이 많아 태양과 밀접한 도시였기에 뭐든지 부지런하게 움직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국철강, 신성홀딩스, 에이원테크 등 국내 굴지 솔라 셀(Solar Cell)관련 기업들이 증평산단 입주를 계기로 태양광의 도시로 하려했더니 기업들이 ‘태양의 도시??로 하자고 해서 그렇게 정한 겁니다. 태양의 도시 캐릭터도 제가 직접 도안한 건데 어쩔런지 모르겠어요.(유군수는 군수 취임 이후 지금까지 외부 출장을 제외하곤 걸어서 출퇴근을 하거나 자전거로 관내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는 저탄소,녹색성장의 주창자 이다)

증평유명호군수자전거타기캠페인

-태양의 도시라는 일반적으로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를 지칭하는데 그곳을 벤치마킹 한 건가요.

아닙니다. 아직 그곳을 가보지 못했고 이번 고소득 농촌 체험차 독일에 가는데 들려보려고 합니다. 공해없는 도시를 어떻게 조성하는지 잘 보고 배워서 증평을 녹색도시로 만들어 볼 까 합니다. 제가 볼 때 도시는 주차장 등을 많이 만들게 아니라 사람위주의 자전거 도로나 인도를 많이 만들고 잘 해놔야 해요. 유럽 보세요. 자동차 운전자들이 불편하게 도로를 꾸불구불하게 만들어 보행이나 자전거 이용을 유도하지 않아요.

-자전거나 도보이용 예찬론자라 더욱 강조를 하는 것인가요.

아니 실제가 그렇지 않습니까. 군의회에서 주차난 문제를 꺼집어 내면 저는 그렇게 이해를 시킵니다. 되도록 많이 걷고 사업현장 자전거 등으로 다니면 건강에도 좋아요. 저 증평인삼 많이 먹고 걸어다니니까 건강하잖아요. (실제로 그는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50대 초반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계진출은 생각이 없나요.

생각 안합니다. 이제 나이도 있고… 욕심이 없어요. 증평군을 발전시키고 유명호 군수 일 잘했다 소리 들으면 저는 만족합니다.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운좋게 3선을 한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고. 저는 현재 정당이 없는 무소속이지만 증평군민당원이면 족합니다.

-군민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우선 관내의 대소 행사에 주민들께서 항상 많이 참석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럴때면 우리 공무원들은 큰 힘이 나고 더 각오를 새롭게 다지지요. 그것이 곧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명품 증평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3년에서 5년 정도 지나면 증평에 엄청난 변화가 분명 옵니다.

그 때까지 동반자로 같이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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