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공직기강 해이 해결 방법 있나

2024.07.15 19:40:02

[충북일보] 청주시 공무원들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상황이다. 기본이 무너지면 모든 게 위태롭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내부 기강 점검에 나서야 한다. 조직개편을 해서라도 분위기를 쇄신해야 할 판이다.

청주시는 최근 잇단 공직기강 해이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자치행정과 A주무관은 1억 원 공금횡령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문의문화재단지 B팀장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기간제 근로자에게 수년간 점심 사역을 시킨 사실이 드러나 시민 공분을 샀다. 서원구청 C과장은 직원에게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주시는 정보시스템 보안 관리 소홀로 행정안전부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과 관련해선 각종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대부계약을 부당 체결하고 사업자 편의를 도운 공무원 2명은 정직 3개월, 나머지 2명은 견책 처분을 각각 받았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10일 청주시의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총체적인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연속된 비리, 공직기강 해이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라고 강조했다. 청렴시스템과 조직문화를 재점검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총체적 개선 방안을 시민들에게 자세히 밝히라고 주문했다. 청주시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대적인 특별감찰을 벌인다. 감사관을 총괄반장으로 5개반 29명의 특별감찰반을 꾸려 공직기강 확립 특별감찰을 실시한다. 8월25일까지 공직기강 해이,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 등 공직 비리와 시민 불편사항 방치, 비상대비태세 소홀 등 위법·부당 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공직사회는 타 직업군에 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공직사회에서 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르면 당연히 알맞은 교육을 해야 한다. 물의를 빚은 행위에 맞는 고강도 징계도 뒤따라야 한다. 물론 얼마만큼 약발이 먹힐지는 의문이다. 청주시 공직사회 반응은 싸늘하다. 그동안 공직기강 확립을 목표로 내세운 대책과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관련 기관의 총체적인 기강해이가 빚은 인재(人災)였다. 공무원들의 안이한 대처, 잘못된 판단, 비상 상황 시의 지휘력 부재가 빚은 관재(官災)라 해도 무방하다. 공직사회가 '내 일'을 '네 일'처럼 떠넘긴 탓이다. 참사가 예견되는데도 마지못해 움직인 게으름이 부른 참사다. 기강해이가 계속되면 제2의 오송 참사를 막을 수 없다. 공직사회는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는 혈관 조직이다. 공직사회가 병들면 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 청주시도 결코 다르지 않다. 무개념 공직자의 일탈 현상은 몇몇 공무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불거진 청주시 사건만 봐도 그렇다. 공직기강은 시장이 몇 번 호통을 친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회초리를 제대로 들지 않으면 바로 잡기 어렵다. 그만큼 공직기강 해이는 뿌리 깊다. 포장만 바뀐 공직기강 확립대책으론 어림도 없다. 엄정함이 뒤따라야 한다.

공직 기강 해이는 공무원을 병들게 한다. 반드시 없애야 한다. 나쁜 병폐를 차단하려면 먼저 분명해야 할 게 있다. 고위직의 솔선수범이다. 고위직부터 자리의 높고 낮음을 내세우지 말고 먼저 나서 옳고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솔선수범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다. 영향력이 큰 고위직일수록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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