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역사강사 하쌤의 단양 역사 여행기 1

단양금굴유적, 도담삼봉

2022.05.08 14:23:28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수많은 유물과 유적을 만나게 된다. 책에서 많이 봤고, 시험 때문에 외우기도 하다 보니 사진만 봐도 이름이 떠오르고, 이름만 봐도 관련 설명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느 날 문득 그 유물, 유적들을 직접 가서 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가서 보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요소들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씩 시작해 본다. 두꺼운 수학 책의 앞 부분만 까매지듯, 필자도 구석기시대부터 시작한다. 구석기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지,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작년 이맘때 다녀왔다. 그곳에서 발견된 주먹도끼는 국립 중앙 박물관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입구를 장식하는 반구대 암각화도 예전에 KTX를 타고 울산에 가서 딱 그것만 보고 올라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엔 충북 단양으로 역사여행을 떠났다.

단양 금굴 유적과 도담 삼봉, 수양개 선사유물 전시관, 적성 산성&단양 신라 적성비, 구경시장, 온달 산성 순으로 다녀온 여행기를 지면 관계상 3번에 나눠 소개한다.
△단양금굴유적

구석기 시대 대표 유적지. 단양 금굴이다. 이곳을 보기 위해서 단양을 찾았다. 단양 금굴은 지도 검색에도 나오고, 이정표도 있다. 한 번 위치를 알고 나니 이동하면서 계속 지나치게 되는 곳에 있었다. 단양이 그렇게 크지는 않아서 여행 중 자주 보게 됐다.

인근 공터에 주차하고, 유적지로 내려간다. 정말 먹거리를 찾으며 살기 좋은 강과 평지를 끼고 있는 곳이다. 흙길을 따라 내려갈 때는 몰랐는데, 돌아 올라올 때는 이 거리가 꽤나 힘들었다. 간단한 표지판이 있어서, 이곳이 금굴임을 알려준다.
책에서 봤던 딱 그대로의 모습이다. 늘 이 사진을 보면 '단양 금굴=구석기 대표 유적' 이렇게 외웠다. 그런데 직접 가서 본 순간 첫 마디는 "우와 크다" 였다.

책에서 본 사진으로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다. 아니, 크기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딱 본 순간 그 크기에 압도당했다. 현장 체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내부는 깔끔하다. 사진상 보이는 곳 우측으로 길이 더 있긴 한데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들어가지는 않았다.
구석기 주거지 동굴에서 현대의 주거지 아파트를 바라본다. 굴이 크기도 하고 앞쪽으로 물이 흐르고 있어 위치가 좋다. 구석기 시대에만 사용되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오랫동안 충분히 거주지로 활용됐을 듯 싶다. 아니나 다를까, 안내 책자를 살펴보니 '도담 금굴 유적은 한국 최고(最古)의 구석기 유적으로 구석기부터 청동기시대에 이르기까지 선사시대 전 시대에 걸친 유물층을 가지고 있다'고 쓰였다.

동굴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금방 돌아본다.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 중, 단양에 가실 일이 있거든 한 번 다녀와보시길 권한다. 현장감이 남다르다.
△도담 삼봉

'단양' 하면 가장 먼저 소개되는 곳이 '도담 삼봉'이다. 단양까지 왔으니 한 번 들러본다. 도담 삼봉은 단양 8경 중 하나로, 남한강 상류에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섬이다. 각 섬은 남편과 남편이 아들을 얻기 위해 들인 첩, 그 모습에 등을 돌린 본처의 모습이라고 한다.

필자는 '삼봉'하면 정도전이 떠오른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이 삼봉(三峰)이 정선에서 홍수로 떠내려왔는데 이후 정선에서 단양에 매년 세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자 어린 정도전은 "이 삼봉이 오히려 우리의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으니 우리는 세금을 낼 수 없다.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라고 항의했다고 한요. 훗날 정도전은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지었다.
이곳은 이미 명승지로 이름이 나서 조선 후기 김홍도의 그림으로도 알려져 있다. 인근에 '삼봉 스토리관'이라는 전시관이 함께 있으니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다음편에 계속.

/블로거 역사강사 하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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