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2014.05.13 13:54:12

박창진

자산관리공사 충북지역본부장

'시련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힘들 수도 있고, 별거 아닐 수도 있다' 김난도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한 구절이다. 이 책은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8년 6월~2013년 6월까지 국내 채무자를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이 1~6등급으로 양호했던 20대 채무자 가운데 27.9%가 저 신용등급인 7~10등급으로 떨어졌다. 20대 채무자 4명 중 1명은 저 신용자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이는 같은 시기 4,50대의 신용등급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세대 간 신용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두에 언급한 김난도 저서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불티나게 팔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떤 이는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 서울 명문대에 합격했지만 상경한 동시에 값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로 고민해야 했고, 또 어떤 이는 이미 사회초년생이어야 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바늘구멍 같은 취업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여 졸업을 미루어야 했다. 이처럼 이 시대의 청춘들은 학자금 대출, 청년실업 등으로 혹독하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말하기엔 현실이 몹시 가혹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젊은 청춘들이 이러한 시련을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개선 및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한국장학재단 연체채권을 국민행복기금에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한국장학재단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국민행복기금 위탁운영 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장학재단 등의 부실자산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한 자산관리공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처리됐다. 이제 국민행복기금에서 학자금 연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완료됨에 따라 행복기금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학자금 채무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채무조정이 시작될 전망이다.

국민행복기금에서 장학재단으로부터 매입 가능한 지난해 2월말 기준 6개월 이상 연체한 학자금 대출자는 총 6만4천명, 3천207억원으로 총 1천283억원(평균 40% 감면 가정)의 채무를 감면받아 상환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2만1천여명이 지난 1월말까지 개별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학자금 연체채무도 기존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과 마찬가지로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액의 약 30~50%가 감면(기초생활수급자는 최대 70%)되고 나머지 금액은 최대 10년 동안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24시간에 비유한다면, 그대는 지금 몇 시쯤을 살고 있는 것 같은가· (중략)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쯤 된다 치면 80세 중 24세는 24시간 중 몇 시? 아침 7시 12분'(아프니까 청춘이다' 中)

누군가는 아직도 꿈나라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이제 막 세수를 한 시간이거나 막 아침밥을 먹은 시간일 수 있다. 청춘들이여,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닌가. 눈앞의 시련에 수십 번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도 아직은 이른 아침일 뿐이니 겁내지 말고 당당히 이겨낼 지어다. 그대들의 청춘은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아름답다. 이 시대의 모든 청춘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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