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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3.18 16:12:14
  • 최종수정2014.03.18 16:12:14

박창진

자산관리공사 충북지역본부장

어느새 성큼 다가온 새봄에 창을 통해 따스한 햇볕이 방안을 가득 채우며 주말 아침 단잠을 깨운다. 야외로 나가 포근한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가까운 산으로 향했다. 청원군 문의면에 위치한 양성산이다. 양성산은 해발 297m의 나지막한 산이어서 가벼운 산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등산로 초입부터 많은 등산객이 있었다. 그 무리 속에서 산뜻한 산행을 시작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싱그러운 연한 새싹이 눈에 띄었다. 꽁꽁 얼었던 계곡이 녹아 나뭇잎사귀가 유유히 떠돈다. 한발 한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다. 청주시 인근에 좋은 산이 많지만, 그 중 양성산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대청호 경관이 일품이다. 마치 호수에 박힌 산들이 옹기종기 작은 섬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산은 언제나 모든 것을 품어주어 참 좋다. 일상에 지치고 힘들 때 변함없이 우리의 마음과 머릿속을 정화시켜준다. 정상에 올라 저 멀리를 바라보면 모든 근심, 걱정이 날아가 버리고 가슴이 뻥 뚫린 듯하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면 산을 찾게 된다. 산을 오르며 흘린 땀을 정상에 올라서만 맞이할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식히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쾌하다.

정상에서의 쾌감을 간직한 채 조심스레 하산 길로 내려섰다. 오를 때에는 당장 내 앞에 있는 나무를 피하고 언덕을 넘느라 보고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 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럽고 소중하다. 새삼스레 아직까지 튼실한 내 육신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산행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산 길에서 추락사하는 뉴스를 자주 볼 수 있듯이 정상에 올랐던 성취감에 취해 방심하다간 사고를 당하기에 십상이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정상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끝에 마침내 정상에 다다르게 되지만 이내 하산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필자도 어느덧 반백 년을 넘어 인생의 정점에 근접하면서 이제는 오를 때보다 더 가뿐한 발걸음으로 하산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편으로 필자가 몸담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의 국정과제였던 국민행복기금의 하산 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국민행복기금은 도덕적 해이, 실효성 등 출범 당시부터 제기되었던 많은 고개를 넘어 21만4천명의 장기연체자에게 채무조정을 지원함으로써 성공적인 실적을 거두며 정상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제는 정상에서 느낀 성취감은 고이 접어두고 조심조심 내려서야 할 때다. 즉, 채무조정 지원자들의 사후관리에 힘써야할 때인 것이다.

행복기금이 단순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채무부담을 줄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그들이 다시금 건실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캠코는 취업·창업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업무위탁기관 지정을 추진해 1천500여명에 대한 취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 많은 금융소외 서민들이 취업지원에 힘입어 진정한 경제적 재기를 꿈꾸고 성취하길 바란다.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안으로 스며드는 봄볕과 같이 우리네 인생의 하산 길에 따스함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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