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적십자사 회장선출 파문 '확산일로'

적십자사, 사실상 '용퇴' 요구에 성영용 당선자 "그만 둘 의사없다"
제천적십자 봉사단체, 도청 항의 방문 등 반발 움직임

2012.08.23 19:21:38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 선출에 따른 파문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충북적십자사 차기회장 당선자에게 사실상 용퇴를 주문하고 나서자 제천지역 봉사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충북적십자사 차기회장 당선자인 성영용 전 충북도교육위 의장은 23일 유중근 적십자사 총재의 초청을 받아 본사를 방문했다.

성 당선자는 이날 "김종섭 부총재로부터 '자진사퇴'를 권고하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성 당선자는 "유중근 총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김 부총재는 '적십자 발전을 위해 알아서 처신해 달라'고 하더라"면서 "알아서 처신하란 의미는 스스로 당선자 자격을 포기하란 뜻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성 당선자는 "적십자 관계자가 지역에서 먼저 거시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대한적십자사가 도지사의 의견을 듣고 안듣고가 아니다. 적십자를 위해 옳은 일은 아니다. 적십자가 봉사활동을 펼치는데 문제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고 적십자를 사랑하면서 오랫동안 몸담으며 봉사했기 때문에 그만둘 의사가 없다"며 "인준을 해 주던지 아니면 공문으로 시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제천지역 적십자 봉사단체는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적십자봉사회 제천지구 전·현직 협의회장들은 이날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가 성 당선자에게 자진사퇴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앞서 600여 제천지역 적십자 봉사회원들은 유 총재에게 보낸 건의문을 통해 "원칙과 상식이 사라진 적십자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된 사항을 번복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을 버리고 천심을 따라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적십자도 이제 자치단체장 의중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번 일을 기회로 정치적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하고 새로운 변화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당선자와 총재단과의 간담회 소식을 접한 지역의 한 봉사원 A씨(54)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지사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적십자를 위해 결단을 내달라는 뜻인데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제천지역 적십자봉사원들은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첨예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충북도를 항의방문하고 도청집회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형수·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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