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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에 뒤통수 맞은 충북도

성영용 당선자 충북지사 회장 인준
이 지사·도, 인준사실 몰라 '난감'

  • 웹출고시간2012.08.28 19:51: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민선5기 이시종호가 후반기 접어들어 심한 격랑을 만나 휘청이고 있다.

충북도는 후반기 의외의 복병에 제대로 일격을 당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직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 그것도 강력한 원-투 스트레이트에 걸려 'KO' 직전에 몰렸다.

28일 오후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성영용(65·전 충북도교육위 의장) 충북지사 회장 당선자를 '장고' 끝에 추인했다.

너무 쉽게 충북지사 회장선출 문제가 이렇게 일단락됐다.

하지만, 충북도의 처신은 말할 수 없이 초라하게 됐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충북도는 대한적십자사 이번 추인과 관련,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상태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7일까지만 해도 대한적십자는 성 당선자에게 '알아서 처신해 달라'는 당부를 했고, 성 당선자도 언론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한적십자사에서 추인이 어렵다면 일반 자원봉사자로 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 당선자는 이날 "하지만 대한적십자사가 추인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주면 좋겠다"고 원했다.

바꾸어 말하면 성 당선자도 대한적십자사의 추인이 어려워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이 지사의 추천을 받았던 남기창 전 청주대 교수는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포기 선언했다.

추천받은 남 교수나 회장 당선자로 선출된 성 전 의장도 회장직에서 미련을 버리겠다는 입장이 확인돼 갈등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였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남 전 교수 대신에 제2의 인물을 추천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가 가만 있으면 스스로 포기할 태세였던 성 전 의장을 전격 추인함으로써 충북도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이날 공교롭게도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내년도 정부예산을 따내는 일에 몰두했던 이 지사는 대한적십자사의 추인사실을 사전에 보고 받지 못했다. 충북도 실무라인 공무원들도 대한적십자사의 추인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도는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지사 회장 적임자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남 전 교수를 추천해 줬는데, 적십자사가 엉뚱하게 표결로 성 씨를 선출해 놓고 뒤통수를 때린 격이다"며 "이번엔 성 당선자 추인을 거부하는 제스처를 취하다 돌연 추인한 것은 충북도를 아주 얍잡아 본 행동"이라고 했다.

충북적십자사 상임위는 지난 9일 충북지사 명예회장인 이 지사가 추천해준 남 전 교수를 차기 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었으나 성씨가 강력한 출마의사를 보이자 투표를 진행했다. 상임위원 15명이 참여한 표결에서 10표를 얻은 성씨가 5표에 그친 남 전 교수를 누르고 당선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 지사는 경선 후 "봉사단체로 믿었던 적십자사가 이렇게 장난칠 줄 몰랐다", "동네 이장선거도 이렇게는 안 한다"는 등 강도 높은 발언으로 절차상의 문제를 꼬집었다.

도지사가 추천한 인사가 탈락하고 다른 인물이 표결을 통해 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충북적십자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정확한 인준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선출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찾을 수 없어 인준하게 됐다"고 전했다.

성 회장의 취임식은 다음 달 4일께 열릴 예정이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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