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과 체감현실의 괴리감

2014.06.10 18:00:34

박창진

자산관리공사 충북지역본부장

지난 4월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률은 3.9%로 전년 동월 대비 0.7%p 상승하였다. 언뜻 보면 높아 보이지 않는 수치이나, 사실을 들여다보면 실업률 산정 방식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다. 실제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실업자를 포함해 '사실상 실업자'가 31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서 밝힌 4월 공식 실업자 수(103만 명)와는 200만 명 이상 차이가 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못해 이른바 '스펙쌓기'에 몰두 중인 청년들, 즉 취업준비생들은 사실상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된다. 실업난을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취업준비생이나 고시생들이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고용통계는 실제 고용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발표되는 취업자 수나 실업률은 나쁘지 않은 것처럼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복지정책을 확대해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늘어나거나 구조조정 등으로 퇴직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자영업 창업에 적극 나서는 경우 취업자 수는 늘지만 고용의 질은 떨어진다.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실업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는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아예 실업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실업률의 증가는 사회경제적 악순환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취업률 제고를 통해 이 고리를 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국민들이 건강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 교육 및 알선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실업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를 찾기를 포기한 사람의 수는 실제로 일자리를 찾은 사람의 5배 규모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미국인의 비율을 측정하는 경제 활동 참가율은 62.8%로 떨어졌다. 이는 197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유럽경제도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지속적으로 높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9월 유로존 실업률은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25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24.1%로 청년 실업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가 높은 실업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실업률 숫자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 서민들이 구직난에 고통 받지 않도록 몸소 느낄 수 있는 체감고용률을 높여야 한다. 노동은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다. 의무를 저버리고 싶은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일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원하는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최소한 노동을 통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야 건강한 경제 선순환 구조가 마련된다. 국민 모두가 일하는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경제가 건강한 성장의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 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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