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밤 야(夜) 위에 초승달이 노랗게 떴다. 밤 야자 옆을 채운 건 즐길 한(憪). 밤을 즐기는 식당이라는 뜻의 야한식당이다. 이경민 대표의 이력은 다채롭다. 어린시절 청주를 대표하는 태권도 선수였는가 하면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시절 럭비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명함 속 직업은 인테리…
[충북일보] 지연은 무슨 일을 더디게 끌어 시간을 늦춤을 나타내는 명사다. 어스름이 내릴 무렵인 오후 5시, 운천동 골목에 켜지는 작은 불빛은 장지연씨가 직장에서 퇴근해 문을 여는 동네책방 '뒷북'이다. 이름 때문인지 지연씨의 시계는 남들보다 조금 늦다. 책을 좋아하는 그는 밤에도 마음놓고…
[충북일보]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은 보통 한시간 남짓. 많은 이들이 그 시간을 쪼개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찾는다. 바쁘게 식사 하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직장으로 돌아가면 빠듯하다. 그런 풍경이 조금 달라진 건 몇 달 사이의 일이다. 식사를 배달시키는 일은 흔했지만 이제는 커피와 디…
[충북일보] #램프의이야기 #청주레스토랑 #남이면맛집 #파스타 #스테이크 한적한 도로 옆 하얗고 깨끗한 목조 건축물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깊숙한 내부로 연결된다. 멋스러운 구조물이 눈길을 끈다. 천장의 조명 외에도 곳곳에 불빛이 일렁인다. 낡은 피아노, 천장 조형물, 협탁, 선반 등 물건…
[충북일보] #커피맛집 #느린커피 #지연식드립 #예술공간 #방앗간아니고방앝간 방앗간이 방'앝'간으로 변했다. 방앗간이 30여 년 동안 지켰던 자리를 '예술(art)'이 담긴 카페로 재탄생 시킨 건 유용성 지휘자와 정지현 작가 부부다. 안덕벌 예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드로잉 하우스' 레지던시 작가…
[충북일보] #닭발맛집 #매운닭발 #국내산식재료 #조석호대표 "석호네로 와." "여기 석호네야." "지난번에 갔던 석호네 말고 복대동." 중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닭발을 뜯는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50대 조석호 대표의 이름을 마구 불러댄다. 조 대표의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스트레스를…
[충북일보] '안녕'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을 뜻하는 명사다. 만나거나 헤어질 때 건네는 가벼운 인사로도 쓰인다. '안녕,홍차' 이재경 대표는 대중들에게 홍차를 소개하고 싶었다. 누구나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낯설지 않게 홍차와 만나게 하고 싶었다. 수십 개의 후보를 탈락시키며 고심 끝에 선택한 이름이…
[충북일보] 새벽 3시. 전 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퍼진다. 어두운 골목을 맛있는 냄새로 채우는 건 고객의 시제(時祭)를 준비하는 제사음식 전문점 '청주제례당'이다. 아침에 제사를 모셔야 하는 특성상 모든 준비는 새벽녘에 이뤄진다. 이순영 대표는 1년에 12번씩 제사를 모시는 종갓집에서 자랐다…
[충북일보]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회색 벽돌이 쌓여있다. 어딘지 도회적인 인테리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기자기한 감성이 느껴진다. 엽서, 마우스패드, 배지 등 다양한 물건에 귀엽거나 익살스러운, 어디서도 쉽게 보지 못했던 특별한 일러스트가 담겨있다. 문방구이면서도 문방구가 아닌 이곳은 회…
[충북일보] 청주 용정동 한 골목의 아침은 여느 주택가보다 빠르게 시작된다.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 희미한 빛이 골목을 밝힌다. 새벽 3시면 베이커리446 에 도착해 작업을 시작하는 신재용 대표 때문이다. 가게 문을 연 지 2년 남짓. 휴무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늘 같은 시간에 나와 밤새 발효된 반죽을 주…
[충북일보] 오믈렛이 유명한 커피 전문점. '커피니크'에 붙은 다소 의아한 수식어다. 1천 7백 개가 넘는 '#커피니크' 관련 게시물에는 탱탱하고 뚱뚱한 오믈렛이 자주 등장한다.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이 음식은 사진뿐 아니라 영상도 많다. 볼록한 가운데를 가르면 녹아내리듯 밥 위로 찰랑찰랑 덮…
[충북일보] #수제도시락 #다이닝룸513 #케이터링 #파티음식 도시락은 엄마의 정성이다. 요즘 아이들은 급식을 주로 먹지만 소풍이나 운동회 때는 어김없이 엄마들의 경연장이 된다. 박조희 대표의 수제도시락 전문점 '다이닝룸513'도 아이들의 소풍 도시락에서 시작됐다. 20대 초반에는 시부…
[충북일보]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내부는 깔끔함 그 자체다. 테이블마다 작은 버너가 하나씩 놓여 있지만 그 쓰임을 짐작하기 어렵다. 기어코 문을 열고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냐"고 묻는 손님이 잦은 이유다. 열린 문 사이로도 고기 냄새나 기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잔잔한 음악과 깨끗한 주…
[충북일보] 헐크와 할리데이비슨. H로 시작한다는 것 이외의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이 조합은 청주 남이면 H카페에 들어서면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한적한 외곽 도로 옆 H카페를 운 좋게 발견한 이들은 곧 이색적인 풍경과 마주한다. 문 옆을 지키고 선 녹색 헐크, 간판 옆에 거꾸로 붙어있는 스파…
[충북일보] 같은 듯 다른 게 엄마와 딸 사이일까. 청주 운천동 한복 전문점 '로즈리나'는 한 건물 안에 비슷한 크기로 나뉜 두 방이 있다. 방 사이엔 한 걸음으로 오갈 수 있는 좁다란 벽뿐이다. 한쪽 방에는 엄마 정종미(56) 대표의 전통한복이, 다른 쪽에는 딸 김보나(25) 대표가 만든 생활한복이 걸…
[충북일보] 요즘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회식 고민. 2차도 술이냐 아니면 커피냐. 잔뜩 배가 부르니 소화도 시킬 겸 2차는 가볍게 커피를 마시자는 '커피'파와 그래도 회식은 무조건 술이라는 '술'파. 저마다 나름의 논리를 늘어놓고 다투지만 결론은 외외로 쉽게 결정난다. 둘 중 상사의 취향에 따르는…
[충북일보] 제페토 할아버지는 나무를 정성스레 깎고 다듬었다. 옷을 입히고 모자를 씌웠다. 그리곤 '피노키오'라고 이름 붙였다. 한낱 나무에 불과했던 피노키오는 어느새 인형을 넘어 그의 친구가 됐다. 인형을 만드는 일은 또 하나의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창작인형공방 '팬더의 하루' 이한은(39…
[충북일보] 남과 여가 만났다. 이들의 만남을 우연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하다. 세상에선 손가락질 당하는 개성과 취향이었다. 낯선 이방인들의 문화였다. 맞잡은 두 손이 유일한 위로였다. 타고난 그대로 받아들였다. 둘은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게 '와일드리밍'이 바라는 문화다.…
[충북일보] "야옹". 배가 두둑한 고양이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거리에 나섰다. 꾀죄죄한 몰골의 길고양이였다. 이윽고 고양이는 차가운 도로 위에 몸을 풀었다. 애초에 제 보금자리 따윈 없는 듯 했다. 하나, 둘. 모두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그리곤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 버렸다. 눈조차 제대로 뜨…
[충북일보] 인류는 옷을 맨 첫머리에 뒀다. '의식주'라는 역사의 탄생이다. 갓난아이의 배냇저고리부터 망자의 수의까지. 옷에는 한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다. 사람 냄새가 배어있다. 청주 사창동 옷 수선 숍 '김민주 아틀리에' 김민주 대표(29)의 삶도 꼭 그렇다. 바느질로 생계를 꾸린 외증조…
[충북일보] 유리창 너머 수많은 발들이 스쳐 지나간다. 뾰족한 구두코처럼 날렵하고 잽싼 걸음이다. 그러나 곧 '미끄덩'. 땅을 꼭 붙잡던 밑창이 속을 훤히 드러낸다. 청주 서문동 신발 케어숍 '왁슈(Wax Shoe)'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최홍준(28) 대표의 작업 공간은 나무로 된 책상이 전부다. 유일한…
[충북일보] 낡은 모자 하나가 땅 위에 굴렀다. 굴곡 많은 태와 투박한 색이다. 사람들은 쉽게 지나쳐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다. 모자는 바닥 이리저리 휩쓸렸다. 지켜보던 한 자매가 모자를 집어 들었다. 묻은 흙을 훌훌 털곤 손바닥에 올려 놓았다. 모자는 그제야 보아뱀이 됐다. 뱃속 코끼리를 넣은 어린왕자의…
[충북일보] 사각의 링 위에선 누구나 평등하다. 가진 것이라곤 맨몸이 전부다. 상대를 쓰러 뜨리는 건 둘째다. 제 주먹을 뻗는 이가 대결의 승자다. 그들은 안다. 보이지 않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 대결은 언제나 링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올해로 24살의 앳된 나이다. 스마트복싱GYM 노동주 관장은 링…
[충북일보] "고마워, 예쁘게 자라줘서." 허리를 숙여 작은 꽃에 속삭인다. 온기를 담은 두 손으로 꽃잎을 어루만진다. 거친 잎들은 그제야 물에 서서히 잠긴다. 찻잔에 흐르는 푸른 빛이 꽃의 마지막 화답이다. 꽃차 가공업체 '꽃누리한' 이상은(35) 대표는 차를 만들기 앞서 작은 생…
[충북일보] 천사였던 '하늘'이와 '뽀삐'가 다시 하늘로 돌아갔다.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반려동물장례식장 '우바스' 조운희(51) 대표는 12년간 금이야 옥이야 키웠던 반려견들을 쉽게 떠나 보낼 수 없었다. 사람이 그러하듯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 또한 정성스레 살피는 게 도리라고 여겼다.…
[충북일보] 청주를 대표하는 야간 역사체험 축제인 '청주문화유산야행'이 이틀간 관람객 8만여 명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국가유산청, 충북도, 청주시가 주최하고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관한 2024 청주문화유산야행 '슬기로운 (충청)병영생활'이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열렸다. 이 기간 누적관람객은 8만여 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만여 명 늘어난 수치다. 국가유산체제 개편에 따라 '문화재야행'에서 '문화유산야행'으로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청주문화유산야행은 9년 연속 공모에 선정돼 선보여온 청주의 대표 문화유산 축제다. 2024 한국방문의 해 'K-컬처이벤트 100선'에도 선정될 만큼 화제성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고 있다. 올해 축제는 '슬기로운 (충청)병영생활'을 주제로, 의병의 날인 1일부터 2일까지 중앙공원을 비롯한 청주 원도심 곳곳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치며 시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용두사지철당간을 중심으로는 고려시대 병영이, 중앙공원에서는 조선시대의 병영이, 충북도청을 무대로는 근현대의 병영이 꾸려졌다. 시민들은 각 시대의 특징을 반영한 전시, 체험, 미션 콘텐츠들을 즐기며 오랜 역사 속 군사요충지였던 청주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민선 8기 핵심 현안 중 일부 사업의 운명이 이번 달 판가름 난다. 오송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데 이바지할 특화단지 유치 여부가 정해진다. 청주국제공항 기반시설 확충과 공항 연계 광역철도 사업의 추진이 결정되는 연구용역 결과도 나온다. 지역 발전과 후반기 도정 운영에 중요한 현안인 만큼 도는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2일 도에 따르면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이달 안에 선정 지역이 최종 확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월 바이오 의약품과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등 2개 분야를 공모한 결과 전국 11개 지자체가 신청할 정도로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충북을 비롯해 인천, 강원, 대전, 경북, 전북, 전남이 유치전에 나섰고, 경기는 수원과 성남, 시흥, 고양 등 4곳이 도전장을 던졌다. 일찌감치 공모 대응 추진단(TF)을 구성해 운영한 충북도는 국내외 기관·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특화단지 조성과 운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후보지인 청주 오송이 지난해 7월 바이오의약품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