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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1.03 16:35: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우리나라 시골에는 장날이 있다. 지금도 이같은 장날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5일마다 장이 서는 것을 파수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의 시골장은 50리안에는 같은 장이 없었다. 이같은 이유는 우리 선조들은 하룻에 50리를 걸어다니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면서부터 였다.

◇ 장이서는 장터

진청장의 접착제 장수

장이서는 곳을 장터라고 불렀다. 장터라고 해야 골목길이 전부였다. 장날이면 잡화를 파는 봇짐장사와 일용품을 짊어진 등짐장사,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아침마다 초장이면 도로에 물건을 벌려놓고 손님을 맞았다.

가까운 장터는 이렇게 장꾼이 모여들고 장판이 어우러지면 팔고사는 흥정소리로 시끌벅적해진다. 저녁때 파장이 되면 장꾼들이 모두 돌아가고 나면 장이 끝난다.

◇ 장날의 의미

장날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 만이 아니다. 장날이면 친구도 만나고 세상돌아가는 이야기와 좋고 나쁜 소문도 듣고 장국밥에 막걸리를 한잔씩 하는 여유도 있었다.

장이서는 날이면 일없이 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현대의 시장이나 대형 유통센터 등으로 빛을 잃고 있지만 지금도 5일장이 서는 곳에서는 사람사는 향기를 체험할 수 있다. 그 속에서 구수한 인심과 소박한 농촌의 인정을 체험하다보면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같은 5일장은 오늘날의 핵가족화 시대를 맞아 대형유통매장이 장날을 대신하면서 흐지부지 됐다. 그러나 잃어버린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한번 새롭게 일어나고 눈앞에서 사라지는 고향의 정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장날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도 오늘날 우리의 삶에 새로운 감동을 불러온다.

5일장은 하나의 물건을 사고파는 의미가 아닌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가면서 이곳은 치열한 삶의 현장인 동시에 인간미가 넘쳐나는 가교역할을 해왔다.

또한 5일장에 가보면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거나 유명한 농산물 등 특산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 그곳에서는 인간사의 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좋은 볼거리와 추억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과거 정부에서 장날을 폐지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단양의 5일장, 강원도 정선의 5일장 등 전통 장날이 활기를 띠면서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영동장 자석반지 장수앞에 모여든 장꾼들.

청주의 경우 남주동 시장과 서문시장 등이 유명했었다.

따라서 장날은 현대의 백화점과 같이 온갖 잡화와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들이 전시되거나 판매가 돼 왔다. 또한 4계절 마다 각기 특색있는 물건들이 손님을 맞았고, 심지어 강아지 등 가축까지 판매가 됐다.

우리나라의 시장은 주화나 곡폐가 병용된 시기인 기자조선부터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삼한시대에는 마을간 형성되는 가로시, 국가간의 경계시. 성읍시, 제전시 등이 유명했었다.

이후 5일장은 변모를 거듭해 오면서 수많은 역사의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지역별 5일장의 특성


5일장으로 청주의 약전골목에서는 한약재가 모였고 청주의 쇠전에는 소를 팔고 사는 곳이었고 청주의 목물전은 목기로 만든 그릇이 유명했다.

또한 중앙공원 앞의 떡전, 남주동 골목의 잡화전과 혼수가게, 어물도가는 전통의 흔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원은 쌀이 떨어질 날이 없다고 해서 쌀고을로 불리우기도 했다. 부강장은 금강의 5대 포구중 하나였던 소금배를 취급했고, 문의장은 내륙과 수로를 연결하는 장이 섰고, 오창은 쌀고을과 청주, 진천, 병천의 장꾼들이 모여서 장을 이루었다.

덕산장은 꿈말에서 비롯된 구말장이라고도 불리웠고, 광혜원과 괴산은 고추가 유명했고, 연풍장은 꿀이나 산채가 유명했다.

충북도내에서 가장큰 면인 괴산청천면은 올갱이가 유명해 전국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장뜰이라고 불리운 증평은 온갖 잡화물이 주류를 이루었고, 괴산의 목도장은 백중놀이로 유명했고, 음성은 담배와 고추가 유명했다.

무극장은 광산촌으로 유명했고, 송부자의 기행담으로 유명한 보천장, 내칭이장으로 불렸던 미내장, 금노다지 광산으로 유명한 노은장, 약초장인 덕산장, 마늘로 유명한 단양장, 대추로 이름난 보은장, 공민왕이 머무렀다는 원남장, 곶감으로 유명한 청산장, 옥천장은 거리목 장사로 유명했다.

이원은 과수묘목으로 유명세를 탔고, 산중도방이라고 불리웠던 상촌장 등이 지금도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

◇ 5일장의 쇠퇴

광혜원장에서 두부만들 때 없어서는 안될 간수를 팔고 있다.

현재 충북도내에는 5일장이 서는 곳이 극히 드물 정도이고 그나마 면단위 일부에서는 극히 소수이지만 명목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도내에 64개라는 장이 서 지역경제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왔다.

지금은 도시화와 유통산업의 발달로 대형마트가 장날의 인정마저 앗아가고 있다.

장날의 고유한 기능은 교역이었지만 우리 선조들은 그 외적인 요소에 더욱 애착심을 가져왔다. 정보교환과 아이쇼핑, 사돈끼리 정을 나누거나 맞선까지 장날 이루어졌다.

일부에서는 민속시장을 개설하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전통을 살리고 멋과 향수를 다시 자아내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 장날의 삶

5일장은 삶의 여백이 아직 남아 있고, 장날은 굽이굽이 애틋한 마음이 살아있다.

장날은 세상의 왕래를 이루었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삶은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구경꾼까지 커다란 공동체의 역할을 해왔다.

어떤 어머니는 평생 시골에서 기른 야채와 산채로 자식을 키우고, 어떤 어머니는 새벽 동이 트면 장짐을 꾸려 50리길을 걸러 나와 장을 찾기도 했다.

또 5일장은 대형마트와 달리 산골 사람들의 삶 이야기를 간직한 5일장은 막걸리와 참깨 기름이 넘치는 곳이다. 장날이면 바다에서 잡아온 고등어가 한 손 올라온다. 이날 어머니와 아버지들은 새벽잠을 떨쳐 무거운 장짐을 매고 털털거리는 버스를 타고 찾았다.

또 장날은 과거 우리 선조들이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만세장소로도 이용됐다.

청원군 문의장은 일제의 폭압에 맞서 독립만세 운동을 벌인 선조의 숭고한 애국ㆍ애족 정신을 기리기도 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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