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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 청원 아세아제지 해고 노동자 4명

길 위에 선 노동자… 그들의 '힘겨운 외침'

  • 웹출고시간2011.08.31 19:02: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아세아제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노동자3명과 그들의 부인들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31일 낮 12시30분 (주)아세아제지(청원군 부용면).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회사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는 4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은 수척한 모습이었다. 허름하게 만든 간이 화장실, 2~3개의 천막 안에는 오랫동안 생활해온 흔적들이 가득했다. 그들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컵라면과 물이 하루 세끼 식사라고 했다.

지난해 12월16일, (주)아세아제지에서 몸담고 일했던 노동자 4명(박흥중,김태학,박웅기,김성택)은 회사의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당했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지난 2월17일 자로 부당해고 판정을 내리고 복직을 명령 했지만 사측은 이에 불응하고 재심의를 신청했다. 5월 20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노위의 판정을 그대로 따르라고 결정했다.

이 후 사측은 박웅기(52)씨에게만 복직을 제안했다. 박씨는 이를 거부했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함께 살자고 다짐했다. 전원 복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복지준비추진위원장인 박흥중(46)씨는 지난 18일 새벽 4시, 아세아제지 공장 내 100m 높이의 굴뚝에 올라가 부당해고 철회, 부당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14일째다.

동료 3명도 시위에 동참했다. 지난 21일 회사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고노동자 4명과 가족들의 생활은 피폐해졌다. 굴뚝에서 농성중인 박씨에겐 대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딸과 중학교 2학년 막내아들이 있다. 평소 성실하게 살아왔던 아빠가 위험한 굴뚝에서 농성중이라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큰 상처가 됐다.

박씨 부인은 지난 27일 회사 앞 시멘트 바닥에서 12시간동안 투쟁을 벌였다. 해고노동자 박웅기씨 부인 김복례(51)씨가 보여준 핸드폰 동영상 속엔 가슴이 터져라 울부짖는 박씨 부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얼굴은 먼지로 뒤덮여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함께 동영상을 보던 김성택(57)씨 부인 박순안(56)씨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해고노동자 김태학(50)씨는 "사측에서 30일자로 복직하라는 통지서를 보냈는데 우리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는 한 우리는 절대로 복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이 요구하는 조건은 거창하지 않다. 굴뚝에서 농성 중인 박씨가 아무런 징계 없이 깨끗하게 복직하는 것이다.

그는 이어 "사측에서 30일자로 복직 시키고 굴뚝에서 농성중인 박흥중에겐 징계 처리를 내린 뒤 해고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우리들은 회사 복귀 후 아무런 중징계와 해고 없이 다시 우리들의 생활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얼마 남지 않은 추석,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들에겐 꿈만 같은 일이다. 일이 해결되지 않는 한 그들의 거처는 밤낮없이 회사 앞 천막이기 때문이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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