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신채호는 왜 아나키스트가 됐나

"독립운동에 대한 주체적 선변 결과" 새로운 해석
충북대 박걸순 교수 논문

  • 웹출고시간2011.10.03 17:28: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걸순 교수

단재 신채호(申采浩·1880~1936·사진)가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가 된 것은 이른바 독립운동에 대한 주체적 선변(善變)이라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쓰임새가 많지 않은 '선변'이라는 단어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떤 내용이 과거보다 좋은 방향으로 변한 것을 일컫는다.

충북대 박걸순(사학과·사진) 교수가 최근 한국독립운동사연구 제 38집에 '신채호의 아나키즘 수용과 동방피압박민족연대론'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단재 신채호

단재는 1925년경부터 무정부주의를 신봉하기 시작, 1927년 신간회(新幹會)의 발기인과 무정부주의 동방동맹(東方同盟)에 가입하는 등 1920년대 후반부터 무정부적인 색채를 짙게 드러냈다.

특히 1928년부터는 무정부주의를 직접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 그해 5월 위조 위체(환어음)를 찾기위해 대만 기륭우편국에 들렸다가 체포돼 결국 뤼순(旅順) 감옥에서 옥사했다.

이와 관련, 국내 학계에는 '단재가 민족주의를 위해 무정부주의를 수단으로 했다'는 설과 '무정부주의를 최고 가치로 보고 민족주의를 수단으로 했다'는 설이 존재해 왔다.

반면 신용하 교수는 단재의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적 독립사상으로 보면서도, 그가 무정부주의자가 된 것에 대해서는 '뜻밖의', '이해하기 어려운', '애석한 일' 등의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나아가 일부 사가들 사이에는 단재의 일부 저술이 무정부주의 사상에 의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철저한 무정부주의자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도 존재해 왔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단재의 무정부주의 사상은 선험한 독립운동의 이념과 방법론에 대한 주체적 선변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수필 '浪客의 신년만필'과 '朝鮮의 志士' 등에 등장하는 단재의 글을 소개했다.

단재는 전자의 글에서 '도덕과 주의를 위하는 조선은 있으나 조선을 위하는 도덕과 주의는 없으니 이는 노예의 특색'이라고 질타했다. 이는 사상 자체를 논한 것보다 조선에 도움이 되는 주의와 사상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후자의 글에서는 '주의의 선변은 身은 변하되 法은 불변하고, 色은 변하되 骨은 불변하는 것'이라고 썼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단재가 변해도 될 것으로 말한 身과 色은 무정부주의 사상과 운동이며, 불변해야 할 것으로 강조한 法과 骨은 민족주의에 기초한 독립운동과 정신을 지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재를 "조선의 크로포트킨(러시아 출신의 무정부주의자)이 되어 독립을 추구한 한국의 독립운동가였을 뿐만 아니라 동방피압박민족의 식민지·半식민지 모순을 타파하여 동양 평화를 이루고자 했던 동방의 혁명가였다"고 평했다.

/ 조혁연 대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