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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역사에서 방향을 물어보다

충북대서 전국 학술대회

  • 웹출고시간2011.10.16 18:10: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복지개념이 국가 최고의 정책적 이슈로 등장해 있는 가운데, 이를 대주제로 다룬 대규모 학술대회가 지난 14~15일 충북대에서 열렸다.

특히 이날 학술대회에는 충청권 외에 서울, 부산, 대구, 호남권 등 20여명의 교수들이 참가, 규모는 물론 근래 보기드문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충북대 윤진(사학과)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학술대회는 1분과(한국사부), 2분과(동양사부), 3분과(서양사부) 등으로 나뉘어져 진행됐다.

1분과에서 전남대 최원종 교수는 '고려시대 사원의 구휼 기능' 제목의 발표에서 "고려시대 사찰은 지금까지 수행과 경제 교역의 공간으로만 알려져 왔으나 구휼 기능도 분명히 존재했다"고 밝혔다.

태조실록 내용이다. 논어에 물건을 아껴 쓰고 백성을 사랑하라, 주역에 제도를 잘 운용하여 재물도 상하게 하지 말고 백성도 해롭히지 말라고 했다는 내용이 보인다.(점선) 이중 '節用而愛人'은 조선 복지의 중심 개념이 됐다.

그는 그 근거로, 김부식이 지은 고문헌 '혜음사신창기'에 등장하는 '(혜음사에서) 양곡을 비축하여 놓고 그 이자를 받아 죽을 쑤어서 여행자에게 공급했다'라는 표현을 제시했다.

성균관대 손병규 교수는 조선시대 복지정책을 '절용이애인'(節用而愛人·국가재정을 절약해 백성들을 사랑하라), 즉 절약적인 복지정책으로 규정했다.(그림 참조)

그는 "조선시대 복지정책은 경상비 지출 최소화→재정비축→비상시 백성 구휼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환곡정책이 실패한 것은 반유반분(半留半分)이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유반분'은 환곡의 반은 비상시를 위해 남겨두고, 나머지 반은 새 곡물로 채워넣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환곡제도는 재원 충당은 되지 않는데도 지출은 계속해야 하는 속성을 지니면서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농민반란으로 이어졌다고 손교수는 밝혔다.

호남대 김기주 교수는 일제강점기의 복지 사례로 지난 1916년 총독부령으로 설립된 전남 고흥군의 소록도 자혜의원을 언급했다.

그는 "일제는 나병(한센병)은 격리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차원에서 소록도에 자혜의원을 건립했으나 수용자의 70% 정도가 장기 수용에 따른 스트레스로 사망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박걸순(사학과) 교수는 "일본 일각에서는 지금도 소록도 등을 들어 문명 이식론, 식민지 근대화론을 거론하고 있다"며 "그러나 육지의 서양 선교사들은 이때 이미 맨손으로 나환자를 치료했지만 소록도의 일본 의사와 간호사들은 장갑, 마스크, 장화를 신는 등 의학 수준은 크게 떨어지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동양사부에서 전남대 유해리(사학과) 교수는 인류 최악의 反복지 사례의 하나로 중국 명·청 시기의 '익영'(溺영아영)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익영'은 중국 양자강 이남에서 명·청 시기에 집중 등장했던 악풍습의 하나로, 말 그대로 막 태어난 영아를 산모 옆에 놓여 있는 대야의 물에 빠져 죽이는 행위를 말한다.

유 교수는 "빈곤 가정에서의 양육부담, 미래 과다한 혼수 비용, 균분상속에 따른 자기몫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일어난 악풍습이었다"며 "당시 중국 조정은 육영당이라는 구휼기관을 세워 이의 퇴치에 나서나 완전히 근절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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