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고개이름도 흥망성쇠를 겪는다

서원대 박병철 교수 논문
삼국시대에는 '峴계열' 가장 많아 
'峙계열'은 18세기 후반에나 등장
남한 '재', 북한에는 '고개'가 우세

  • 웹출고시간2011.10.24 18:19: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고개 이름도 생물과 마찬가지로 흥망성쇠의 변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안보면 하늘재 모습.

고개 이름도 생물과 마찬가지로 흥망성쇠의 변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정지역의 경우 특정 고개명이 유독 많이 존재하는 등 학문적 연구과제가 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 21회 한국지명학회(회장 박병철교수·사진) 전국학술대회가 지난 21~22일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백제어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도수희 충남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전국 지명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면 관계상 일부를 소개하면, 박 교수의 '한국 지명의 후부요소 발달과 분포에 관하여' 논문이 대중성을 띄고 있어 비교적 접근이 쉬웠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개 이름은 전부요소(일명 성격요소)와 후부요소(〃분류요소)로 구성돼 있다. 가령 청주 '밤고개'라는 지명을 예로 들 경우 '밤'은 전부요소, '고개'는 후부요소가 된다.
 
전부요소에는 명명자의 의식과 당시 문화적 세계관이 들어가 있는 반면 후부요소는 보수적 성격을 지니면서 잘 변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박교수는 이중 삼국사기 지리지(1145년), 신증동국여지승람(1531년), 여지도서(1757~1765년) 그리고 한국지명총람(남한·1970년대 전후)과 조선향토대백과(북한·〃) 등에 등장하는 지명 후부요소를 집중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총 85개의 후부요소 고개명이 관찰된 가운데 이중 '峴계열'이 41개로 가장 많았고, '嶺'과 '岑'(잠) 계열이 그 다음을 이었다. 나라별로는 백제땅 안에 고개명이 가장 많이 분포했다.
 
그러나 이들 고개명은 경덕왕 때 이르러 '峴' 계열의 상당수가 '嶺' 계열로 교체된다. 이는 통일신라 조정이 '峴'에서 '嶺'으로 의도적으로 지명을 바꿨음을 의미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峴 357개, 嶺 256개 외에 岾(점) 계열 83개가 처음 관찰됐다. 반면 '岑'은 6개 밖에 관찰되지 않아 쇠퇴기에 들어섰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여지도서에는 嶺 433개, 峴 360개, 峙 150개, 岾 45개, 岑 12개 등의 순으로 관찰됐다.
 
'嶺'계열이 관찰순위 1위로 올라섰고, 또 앞선 시기에 보이지 않던 峙가 150회나 출현하여 岑은 물론 岾보다 훨씬 많이 관찰된 점이 주요 특징이되고 있다.
 
박교수는 이에대해 "峙계열이 이 시기에 옛 백제지역인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집중적으로 등장한다"며 "이는 삼국시대 백제 지명어 只·己·支가 발전된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대국어 지명 자료인 한국지명총람과 조선향토대백과에는 총 6만9천188개의 고개명 후부요소가 등장해 있는 가운데 이중 순우리말인 '재'와 '고개' 계열이 嶺·峴·峙·岑·岾보다 훨씬 많은 86.6%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남한에는 '재'가 상대적으로 우세한 분포도를 보이나 북한에는 '고개' 후부요소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다른 곳에서는 거의 사멸어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함남지역에서는 岾계열 지명이 97개나 관찰돼, 어떤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박병철 교수는

1997년에 서원대학교 호서문화연구소장 재임시 '청주의 지명'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 것을 계기로 한국지명학회를 창립했다.
이밖에 박교수는 현재 국어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고, 또 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문자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의 모임인 구결학회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