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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 또 다른 순국자 있다"

충대 박걸순 교수 밝혀
1910년 괴산 홍범식 외에 안숙도 자결
진천 이상설과 교류, 경세가 면모지녀
천주교도 옹호했던 유연하면서 진보적

  • 웹출고시간2011.11.07 17:31: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안숙이 생전에 살았던 집(작은 사진)과 그가 투신했던 집근처의 달래강 모습이다.

경술국치에 분개해 자결한 괴산지역 인물이 익히 알려진 홍범식 외에 안숙(安潚)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그 자결 방법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목매는 것 등이 아닌, 투강(投江)이어서 또 다른 방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사연구회와 충북사학회가 얼마전 '대한제국기 충북 괴산의 사회경제 구조와 위당 안숙의 경세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충북대 박걸순(사학과) 교수는 '안숙(1863~1910)의 경세론과 자정 순국'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교수에 따르면 안숙은 고종 31년(1894) 과거에 급제하나 뚜렷한 관료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사돈이자 외척인 독립운동가 이상설의 추천으로 성균관 직강(종5품)을 잠깐 역임했다.

그러나 그는 조선의 선비로서 언젠가 나라가 자신을 부를 것에 대비, 꾸준히 경세가(經世家)적인 면모를 유지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問形'(문형), '要算'(요산), '非有子問答'(비유자문답)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저술을 남겼다.

그는 '문형'에서 자신이 공자의 정통을 흠모하고 주자의 훈계를 아름다워한다고 했고, '요산'에서는 이른바 自新自强策(자신자강책)을 논의했다.

그리고 '있지도 않은 사람의 문답'이라는 뜻인 '非有子問答'(비유자문답)에서는 한말의 혼란한 시기를 살았던 유학자로서의 의식 지향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저술에서 '사람을 얻는 것'(得人), '백성을 화합하게 하는 것'(和民), '집정요령', '입법과 행정 권리에 대한 내용' 등을 논했다.

이밖에 안숙은 △동학을 좋아 하지는 않았지만 그 평등정신은 본받을만 하고 △동도서기론에 입각해 부국강병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의 태양력 수용, 서양의 사관 양성과 군대 운용 등과 함께 천주학에 대한 옹호는 매우 파격적인 것이었다.

진천의 이상설은 이런 안숙을 가리켜 "마굿간 바닥에 엎드려 있는 한 마리 천리마"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안숙은 경술국치로 나라가 망하자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자결을 방법을 택했다. 여기에는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좌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분개하여 눈물만 흘리다가 식음을 전폐한 끝에 1910년 10월 4일 집근천 강둑에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달래강에 투신했다.

그의 義정신 실천으로서의 투강에 의한 자결은 '문형'이라는 저술에 어느 정도 암시내지 예고돼 있었다.

'내 그림자를 돌아보며 육신에 묻노니 어찌하여 홀로 노고하여 애쓰는가.(…) 강포한 秦나라에 맞섰던 魯仲連이 바다에 빠져 죽겠다는 원대한 뜻과 屈原이 離騷로 남긴 유언을 잇고자 한다.'-<問形>

박교수는 "그는 망국의 책임이 관료뿐만 아니라 선비에게도 있다는 의정신을 실천, 투강의 방법으로 순국했다"며 "그는 유학을 했지만 실학을 통해 자신자강, 자강자대를 주장하는 등 유연하면서도 진보적인 사상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언론인 안병찬(74·언론인권센터 이사장)씨가 그의 가까운 후손이 된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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