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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앞장서는 하이닉스 노조

하이닉스 김준수 위원장, 우수리 모금 주도
"월급 자투리 모으니 연간 1억 사회 공헌"

  • 웹출고시간2011.11.13 22:00: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투쟁', '쟁취' 같은 다소 과격한 말이 떠올랐다. '노조위원장'이란 직책이 풍겨주는 이미지는 그랬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그는 달랐다. 파란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김준수(51) 노조위원장은 정겨운 시골 말투를 썼다. 강원도 삼척이 고향이랬다. 이제야 '봉사의 달인'이란 별칭이 그럴싸 해보였다.

지난 1987년 하이닉스의 전신인 금성반도체에 입사한 그는 1999년 현대전자 노조 청주지부 초대 지부장을 지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는 하이닉스 청주공장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준수

하이닉스 청주공장 노조위원장

ⓒ 김태훈기자
- 골수 하이닉스 사원이네요?

"제 첫 직장이 금성반도체입니다. 안양연구소에 입사한 뒤 1989년 서울연구소에 근무할 때까지 개발제품 제작 일을 맡았죠. 1993년 엘지반도체 청주공장이 신축되면서 제 몸도 따라왔어요. 청주에선 현장감독 업무를 했습니다. 하이닉스의 모든 역사를 거친 셈이죠."

- 10년 째 노조위원장 '장기집권' 중인데요,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현대전자 지부장 때부터 지금까지 평균 찬성표가 얼마죠·" 김 위원장이 다른 직원에게 물었다. "97%입니다".

"보세요. 다 이유 있는 장기집권입니다(웃음). 신임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1999년 현대와 엘지가 합병됐을 때 노조 설립을 주도했습니다. 단 한 명의 부당해고자가 없도록 싸웠습니다. 그 정신은 지금도 가슴에 담아두고 있어요."

청주공장 총 직원 6천여명 중 조합원은 4천500여명, 모두 한국노총 소속이다.

- 사회 공헌활동을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1999년 지부장 취임 후 '우수리한사랑회'를 만들었어요. 급여 중 1천원 미만의 자투리를 모은 거죠. 한 달에 250여만원, 1년에 3천만원이 모이더라고요. 지난해엔 사측과 협의를 했어요. 직원들이 모은 액수만큼 회사도 내놓기로. 여기에 각종 특판사업 수익금을 보태니 연간 1억원이란 '거금'이 모아지더라고요."

- 주로 어디에 씁니까.

"얼마 전 청주시에 300만원을 기탁했습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고요. 2003년부터는 사내에도 눈을 돌렸어요. 생각보다 어려운 직원들이 많더라고요."

김 위원장은 그해년도에 13살 아들을 잃었다. 8년간 백혈병 투병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받은 고마움을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노조위원장의 눈물은 직원들의 가슴을 울렸다. 현재는 조합원보다 많은 5천612명이 우수리한사랑회에 동참하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수혜자가 있습니까.

"일가족 3명 모두 암에 걸린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생각나네요. 어느 신문에 나온 걸 보고 300만원을 지원했죠."

- 제가 쓴 기사입니다.

"아, 그래요? 이거 더 반갑네요. 그때 기사를 읽고, '신이 과연 있나'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너무 잔인하잖아요. 일가족이 다 암이라는 게…."

- 어떤 노조위원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10년 넘게 노조생활하면서 변하지 않는 철학이 뭔 줄 아세요? '회사가 있고 노조가 있다'는 겁니다. 회사가 먼저 살아야 노조, 즉 직원들이 산다는 거죠. 회사 사장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습니다. 노조위원장이 회사의 미래를 사장보다 더 생각할 테니, 노조원들을 위원장보다 더 생각하는 CEO가 돼달라고."

김준수 하이닉스 청주공장 노조위원장은 2001년 충북도지사표창, 2002년 국무총리표창, 2008년 대한민국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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