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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2.20 18:00: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에는 강간범을 명나라 형법인 대명률(大明律)에 의해 매우 엄하게 다스렸다. 특히 10대 여아를 강간한 경우 교수형에 처했다. 교수형과 참형은 같은 사형이지만 신체가 훼손되는 참형을 보다 무겁게 여겼다.

'형조에서 계하기를. "평해(平海)에 있는 죄수 김잉읍화(金仍邑火)는 여덟 살 난 계집아이를 강간했사오니, 율(律)이 교형(絞刑)에 해당합니다"하니, 그대로 따랐다.'-<세종실록>

그러나 같은 강간범이면서 참형보다도 더 혹독하게 처벌되는 경우가 있었다. 남자종인 '노'(奴)가 상전의 아내를 강강한 경우로, 이때는 가장 잔인한 형벌인 능치처참형에 처해졌다. 아래 인용문에 등장하는 '내은이'는 양민의 딸이다.

'내은이는 굳세게 항거하다가 5경(五更)에 이르러 힘이 빠지니, 이에 박질이 그의 손발을 묶고 강간(强姦)하였다. 내은이가 도망하여 한성부에 호소하였다. 한성부에서 실구지 형제와 박질을 잡아다가 국문하니 사실대로 토설(吐說)하였다. 의정부에 보고하여 계문하니, 율(律)에 의하여 능지처참하였다.'-<태종실록>

지금까지 거론한 인물은 남자종이거나 양민남자다. 이와 달리 양반 남자가 강간범이 되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도 궁금한 대목이다. 답을 미리 말하면 태반이 유권무죄(有權無罪) 식의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특히 국가에 공을 세운 공신은 형식적인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도총제 곽충보의 상(喪)에 부의를 주게 하였다. 충보는 청주(淸州) 사람인데, (…) 지신사(知申事)에게 묻기를, "대신의 부의(賻儀)는 얼마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3등이 있사온데, 상 1백 석이고, 중은 50석이고, 하는 30석입니다" 하였다. 50석으로 부의할 것을 명하고, 사람을 시켜 조상하였다'.(태종실록)

실록에 등장하는 우리고장 청주인물 곽충보(郭忠輔·?∼1403)에 대한 졸기로, 그가 죽자 태종이 부의를 많이 했다는 내용이다. 곽충보는 고려말 이성계의 측근으로 활약, 위화도 회군 후 개성에서 최영(崔瑩)을 체포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왜구가 우리고장 음성, 괴주(지금의 괴산) 그리고 안성, 평택 등에 침입하자 당시 지밀직사사로 출정, 이들을 도고산 아래에서 격파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곽충보의 성윤리 의식은 매우 낮았다. 조선시대 지도층의 강간사례를 거론할 때 그도 자주 언급되는 인물 중의 한 명이다.

'(곽충보가) 김인찬의 처를 족친이라 거짓 일컫고 임의로 간통하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양가(良家) 여자를 강간하고 죄 없는 사람을 때려 죽여, 죄악을 쌓은 것이 심합니다. 본부와 법관(法官)이 교장(交章)하여 죄주기를 청하였으나, 유윤(兪允)을 받지 못하였습니다.'-<정종실록>

강간을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공신이라는 이유로 형벌을 허락하지 않아 죄값을 묻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뒤에 '백성들이 모두 마음에 통한하여 말하기를, '차라리 왜구(倭寇)를 만나면 만났지, 곽충보는 만나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정종실록)라는 표현이 이어진다. 정종은 끝내 곽충보 처벌을 허락하지 않았다. 도리어 당시 최고 군사지휘관인 도총제(都摠制)로 승진됐다. 이것이 조선 지배층의 성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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