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양력설, 음력설에 왜 패배했나

일제 강점기 등 사료 분석
고종에의해 구한말인 1896년 처음시행
백성은 '양력설=일본설'로 인식 거부감
당시 신문에 충북관련 내용도 다수 등장
결국 도입 1백여년만에 평범한 날 전락

  • 웹출고시간2011.12.29 18:48: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백여년 역사의 양력설이 음력설(민속의 날·구정)에게 패배한 것은 일반 국민들이 사실과 다르게 '양력설=일본의 설'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정'이라고도 불리는 양력설은 일본에서 건너온 풍습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고종에 의해 한말인 1896년(고종 33) 처음 도입·시행됐다.

고종은 외국과의 조약체결 등 각종 대외적인 활동에 있어 불편함이 뒤따르자 1895년 9월 음력 대신 양력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로 결정, 이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궁내부 대신이, 만수성절(萬壽聖節·고종생일 지칭)인 임자년(1852) 7월 25일을 양력(陽曆) 9월 8일로, 왕태후의 경절인 신묘년(1831) 정월 22일을 양력 3월 6일로 (…) 만들어 신력(新曆)에 따라 인명한 안건을 반포하여 시행하자는 뜻으로 상주 하니, 제칙을 내리기를, "좋다" 하였다.'-<고종실록 32년 11월 3일 기사>

그러나 인구의 상당수가 음력설을 계속 선호하면서 양력설은 일제 강점기에도 쉽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그러자 일제는 1937년 12월 관공서 등 각종 매체를 동원, 이른바 양력과세(陽曆過歲)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했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 1937년 12월 18일자는 '過歲와 市日 양력으로 시행' 제목의 기사에서 충주지역의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썼다.

'충주군에서 다년을 두고 일반 면민에게 상당한 선전을 하여오는 터인데 금년 세말에 임박하에 이르러 기보한 봐와 같이 면면마다 좌담회를 열고 감사 10여명을 파견하고 명년부터는 꼭 양력 본위로서 역행할 것을 엄격히 선언하였다.'

동아일보 1937년 12월 12일자 기사 내용이다. 당시 등장했던 슬로건(선 안)까지 자세히 실었다.

당시 동아일보의 보은지역 기사는 '1. 생활개선은 양력 실행으로부터, 2. 양력 실행은 정월 행사로부터, 3. 선조의 차사도 양력 초하루날에, 4. 세배와 유희오락도 또한 이때에'(1937년 12월 12일자) 등 표어 내용까지 소개했다.(그림 참조)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복 직후의 기사에 '이중과세 폐지, 충북도서 강력 추진' 제목의 기사가 다시 등장한다. 이는 양력설보다 음력설을 쇠는 국민이 여전히 많음을 의미하고 있다.

'(…) 선전문을 광범위로 지도계급에게 배부함과 동시에 선전삐라도 대중에게 발포하며 양력과세 실천에 대한 강연회, 좌담회, 기타 적당한 선전당도를 취하는 한편 리동과 각반별로 반회를 열고 결의 서약토록 강력한 방법을 취하게 되었다고 한다.'-<동아일보 1948년 12월 17일자>

양력설은 결국 △민속의 날 도입(1985) △음력설 3일 연휴로 확대(1989) △양력설 연휴 2일로 축소(1991) 등의 과정을 거친 끝에 1999년 하루만 공휴일인 '그저 평범한 날'로 전락했다.

이처럼 1백여년 역사의 양력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음력설에 패배한 것은 농사절기 외에 '양력설=일본의 설'이라는 의식이 국민들 사이에 강하게 각인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강점기 동아일보는 1926년 1월 '설 명절을 하나로 하자' 제목의 주장을 4회에 걸쳐 시리즈로 게재했다. 다음은 그중 2회째 내용이다.

'양력설을 왜설이라고 하지마는 이것도 왜설이 아니라 서양설이다. 일본사람도 예전에는 지나(중국 지칭)식 설을 지내왔지마는 그들은 양력설을 고쳐야만 되겠다는 것을 얼른 깨닫고 음력설을 버리고 양력설을 따르게 된 것이다.'-<동아일보 1926년 1월 2일자>

/ 조혁연 대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박해운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동계훈련으로 전국체전 6위 탈환 노릴 것"

[충북일보] 박해운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이달부터 동계 강화훈련을 추진해 내년도 전국체전에서 6위 탈환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아쉽게 7위를 달성했지만 내년 전국체전 목표를 다시한번 6위로 설정해 도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초 사무처장에 취임한 박 사무처장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우수한 선수가 필요하고,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수"라며 "전국 최하위권 수준에 있는 예산을 가지고 전국에서 수위를 다툰다는 점에선 충북지역 체육인들의 열정과 땀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 분야에 대해서만 예산지원을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 향상을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해 다각적으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처장은 도체육회 조직확대 계획도 밝혔다. 현재 24명의 도체육회 인원을 29명으로 증원시키고 도체육회를 알려나갈 홍보 담당자들에 대해서도 인원을 충원할 방침이다. 박 사무처장은 "현재 도체육회의 인원이 너무 적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도세가 약한 제주도의 경우에도 체육회에 3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