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북한 종군기자도 '영동 노근리 사건' 취재했다

두 명의 기자, 각각 1백여명·2백여명 보도
北 지휘부도 재빠르게 선전 문구 전군 하달
美기자 "가장 잔혹한 광경 왜 이런 전쟁을"

  • 웹출고시간2012.06.04 19:20: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북한 종군 기자들도 한국전쟁 최대 양민 학살의 하나로 꼽히는 영동 노근리 사건을 취재·보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북한군 지휘부는 전군에 '복수하기 위하여 증오심을 북돋우자' 제목의 전시 문서를 하달하는 등 노근리 사건을 선전활동에 최대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 사학자 방선주 박사가 얼마전 '한국전쟁 당시 북한자료로 본 노근리 사건'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1950년 8월 2일의 영동 노근리 일대 전황도로, 쌍굴다리(푸른 원)가 미군 통제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근리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논문은 다수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방 박사의 논문은 북한이 전쟁 중에 배포했던 문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월북 종군기자인 이태준은 8월 5일 경북 김천에서 발신한 '전선으로' 제목의 로동신문 기사에서 노근리 사건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황간에서 기차터널 속에 피난한 촌사람 백여명에게 굴 양쪽으로부터 박격포를 들러 쏘았고 기관총을 난사하여 중상자 한 명과 죽은 엄마의 젖을 빠는 젖먹이 하나 이외에는 모조리 처참한 죽음을 당했고(…)'

또 북한 종군작가였던 전욱은 8월 19일자 '조선인민보' 등에 기고한 글에서 희생자를 2백여명으로 적기도 했다.

'나는 인민군대 동무들과 그 굴 안에 들어가 보았다. 어구에서부터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고 피로써 땅이 젖었는데 아직 숨이 채 떨어지지 않은 부상사들의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굴 안에는 2백여개 시체가 그냥 산처럼 쌓여 있다.'

북한군 지휘부도 노근리 사건을 선전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북한군는 노근리 사건이 발생한지 5일만에 전군에 전시 문서를 하달, △영동 민간인 살육 만행을 선전하여 증오심을 높일 것 △문화부 담당자들은 적(미군 지칭)이 이후에도 이러한 만행을 저지를 것임을 전사들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방 박사는 미군과 북한의 또 다른 자료를 통해 노근리 양민학살의 발생 원인도 분석했다. 미군 제 7기갑연대와 북한 제1군집단 지휘부는 노근리 사건을 전후한 시기에 이를 의식한 명령문을 각각 하달했다.

'적(북한군 지칭)은 민간인 군중을 앞세워 공격하는 그들의 전형적인 전술을 썼다'-<미 제 7기갑연대·1950년 7월 28일)

'부대 후방에서 군대에 입대하지 않고 무질서하게 떠도는 무수한 의용군과 부분적 인민유격대들이 많다. 각 연합 부대에서는 이러한 인원들을 속히 모집 장악하여 사단의 보충대대를 편성할 것이다.'-<북한 제1 군집단 지휘부>

그는 2개의 인용문에서 보이는 것처럼 당시 미군들 사이에는 '민간인은 곧 인민군의 가장', '민간인을 총알받이로 앞세운 공격' 등의 공포감이 강하게 형성됐고, 이것이 노근리 양민 학살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방 박사는 이같은 안타까움을 1951년 미국 AP통신사의 스윈톤 종군기자가 쓴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많은 전쟁을 보았지만 이것은 가장 잔혹한 광경이었습니다. 우리 공군(미군지칭)은 이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적이 피난민 행렬에 침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는 적의 군인 하나 죽이는데 25명의 민간인들을 죽이고 있다고 계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민을 학살하면서까지 노근리 전선을 사수하려던 미국의 노력은 한국 제2사단 공병대대(251부대)가 7월 31일 올린 정보 보고서와 지도를 보면 이틀도 못가 무너진 것으로 나타난다.

푸른 원(그림)이 양민 대량 학살이 일어났던 영동 노근리 쌍굴다리로, 미군의 통제 아래서 많이 벗어난 대신 북한 주력군이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