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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백년전 조선여인 옷 '아직도 윤기'

이문건 아내 안동김씨
성주이씨 문중 묘 이장중 발견 충대기탁
남편이 직접 쓴 아내 묘지명도 함께 출토
"가난했지만 내조로 걱정없앴다" 思婦歌

  • 웹출고시간2012.07.01 18:40:16
  • 최종수정2014.07.20 18:02:09
아직도 윤기가 느껴질 정도의 4백여년 전 조선 여인의 복식이 발견돼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편이 사부가(思婦歌)의 애뜻한 사연을 담아 넣어준 이 여인의 묘지명(墓誌銘)도 발견돼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충북대박물관(관장 양기석 교수)은 "성주이씨 문중이 얼마전 이문건 부인 안동김씨 묘를 경북 고령에서 충북 괴산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철릭(帖裏), 묘지명, 모자 등을 발견해 최근 본 박물관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또 도포끈을 매는데 쓰는 세조대(細條帶)와 백자 항아리 등도 10년 보관 조건으로 기탁했다고 충대 박물관은 밝혔다.

최근 안동김씨 묘 이장 중에 발견된 철릭이다. 4백40여년전 옷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상태가 양호하다.

기탁된 철릭은 안동김씨(돈이)가 1566년(명종 21) 사망한 후 묘에 부장된 유품의 하나로, 4백40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윤기가 느껴질 정도로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따라서 한국 복식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내에서는 지난 1977년 발견된 순천김씨(1580년 추정) 의복이 비교적 오래 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크기는 세로 길이 131㎝, 한쪽 저고리 길이 113㎝ 등으로, 윤기가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비단이 재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함께 출토된 23x17㎝ 크기의 묘지명 6개는 흔치 않게 남편이 아내를 위해 직접 명문을 쓴 것일 뿐만 아니라 아내를 생각하는 애뜻한 내용을 담고 있어, 역시 사료적 가치가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남편 이문건이 아내를 위해 쓴 1번째 묘지명이다. '나는 가난했으나 아내의 내조로 걱정을 없앴다' 정도로 해석되고 있다.(왼쪽) 6번째 묘지명으로 '늙은 홀아비 남편 이문건 쓰다' 정도로 해석된다. 남편이 아내를 위해 직접 쓴 묘지명은 매우 드물다.

6개의 묘지명에는 앞면과 뒷면 모두에 명문이 쓰여져 있다. 이중 첫번째 묘지명에 '吾貧曷憂內助'(사각형 부분)라는 문장이 보인다.

직역하면 '내가 가난하였지만 아내의 내조로 걱정을 없앴다' 정도로, 아내의 내조가 매우 컸음을 표현했다.

여섯번째 묘지명에는 '老鰥夫及第(竹대신 초두변)李文楗書'라는 명문이 보인다. 의역하면 '늙은 홀아비 남편, 이문건 쓰다' 정도가 된다.(사각형 부분)

인용문 중 '第'(竹대신 초두변)는 '풀을 베다'라는 뜻으로 아내 무덤에 대한 '벌초'를 의미하나, 보다 정확한 뜻은 한학자의 도움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 경우 남편이 아내를 위해 쓴 묘지명은 문신 최루백(崔婁伯·?~1205)이 죽은 부인 염경애(廉瓊愛·1100~1146)를 위해 쓴 것이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다. 조선전기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묘지명 1~4번째 것은 이문건이 철화(鐵畵)로 직접 글을 쓴 후 유약을 발라 구웠으나, 5~6번째 묘지명은 글씨를 암각한 후 유약을 바르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충대 박물관은 백자 묘지명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성주이씨 문중은 청자 묘지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 점도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조혁연 대기자

※용어설명

묘지명: 무덤 안에 묻힌 이가 누구인가를 알려주는 표식물을 말한다. 사각형 판이 가장 많다.

철릭: 상의와 하의를 따로 구성하여 허리에서 연결시킨 포(袍)를 말한다. 지금의 원피스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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