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용비어천가 지명 충주 '쇠벼라', 그 정체는

충대 조항범교수 새주장
충주 탄금교 서쪽 '쇠꼬지'와 강한 친연성
그 뜻은 '沼를 접하면서 벼랑으로 난 돌길'
땅길·물길의 충주역사 잘 상징 복원 필요

  • 웹출고시간2012.07.30 18:29: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쇠벼라'가 나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지도 모습이다. 지금은 희미한 흔적만 남아 있으나 탄금교 서쪽의 쇠꼬지에서 누암리까지 나있던 '물가 벼랑의 돌길'로 추정된다.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고지명 '쇠벼라'는 탄금교 서쪽의 쇠꼬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그 뜻은 '소(沼)에 접한 벼랑을 따라 난 돌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 27년(1445)에 편찬된 용비어천가에는 한강의 물줄기가 통과하는 주요 지점의 지명이 등장해 있다.

내용 중에 '其一源自江原道五臺山 (중략)達川달내合爲淵遷쇠벼라…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직역하면 '이 강의 한 근원은 강원도 오대산으로부터 (중략) 達川(달내)과 합쳐서 淵遷(쇠벼라)이 되고…' 정도가 된다.

'쇠벼라'와 '벼라'의 중세고어 표기

태조실록과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쇠벼라'를 표기한 한자 표현인 '淵遷'(연천)이 다섯 차례 등장한다.

'置水路轉運所完護別監 自龍山江至忠州淵遷凡七所 每所隷戶三十'(수로전운소 완호 별감을 두었다. 용산강으로부터 충주의 연천까지 무릇 일곱 소에 각각 30호씩 예속시키었다)-<태조 4년 1월 11일>

'慶原倉 在州西十里淵遷 收受慶尙道貢賦之所'(경원창, 주의 서쪽 10리 연천에 있는데, 경상도의 공부(貢賦)를 거두어 받는 곳이다)-<세종실록지리지 충주목>

이와 관련, 어문학자들 사이에 △쇠벼라가 충주 어디에 위치하는 중세 고지명이고 △그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먼저 그 위치성에 대해서는 △달천과 합하여 소(沼)가 되고 옆에는 벼랑이 된 곳(김윤경 외) △가금면 누암리 강가의 다락바위로 된 벼랑(한글학회) △누암리 다락바위를 중심으로 한 남북의 옹색한 길(박병철) 등의 주장이 제기돼 있다.

충북대 조항범(국문과) 교수는 한국어학 제 54집을 통해 이와는 다른 주장을 최근 내놨다.

그는 "현장을 탐문한 결과, 탄금교 서쪽을 툭 튀어나온 지형이라는 뜻에서 '쇠꼬지'라고 불렀다"며 "그렇다면 '쇠벼라'도 이것과 친연성이 강한 지명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쇠벼라'의 '쇠'에 대해서는 '소'와 관형격(속격) 조사 'ㅣ'의 결합으로 보는데 학자들 간에 이견이 크지 않다.

이와 관련해 서원대 박병철 교수는 '소'에 대해 '강과 같이 개방적인 공간에서 일정한 지점에 멈추어 있는 듯 물이 빙빙 돌아 나가는 깊은 곳'(沼)으로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벼라'에 대해서는 '절벽'(崖)만 의미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조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단순가 절벽이 아닌, 물에 접한 벼랑에 난 돌길(水崖石路)로 봐야 한다"며 "쇠벼라의 한자 표기로 '遷' 자를 쓴 것은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사례는 조령 밑의 토끼벼루(兎遷), 밀양의 까치비리(鵲遷), 양산의 황산베리(黃山遷) 등에서도 예외없이 발견되고 있다.

조 교수는 결론으로 "충주의 중세 고지명 '쇠벼라'는 소에 접한 벼랑을 따라 난 돌길로 봐야 한다"며 "그 위치는 쇠꼬지에서 누암리 다락바위까지 였다"고 밝혔다.

학계의 주장과 별개로 옛길 '쇠벼라'를 복원, 충주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고 나아가 지역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그 이유로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6백여년 역사의 고지명이고 △물길과 땅길이 만나는등 충주를 무엇보다 잘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