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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만의 사투리, 이런 표현이 있다

충북대 언어문화축제
오지게: '어떤 상황이나일이 지독하다'는 뜻
대구: 여러 번 반복한다는 뜻… 표준어 '자꾸'
임꺽정·관촌수필 등 문학작품에 농익어 있어

  • 웹출고시간2012.09.24 18:58: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주뎅이만 아구같이 찢어진 중 알었등마, 아새끼 말버릇두 오지게 싸가지 없네." 장두식은 앉은 자리에서 여유있는 자세로 상대방의 위세를 잡도리하였다.-<김중태의 '해적' 중에서>

충북대 국어문화원이 청주대와 공동으로 주최한 '충청북도 언어문화축제'가 얼마전 지역 학생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학내에서 열렸다.

특히 이날 언어문화축제에는 흔치 않은 주제인 '문학 속의 충북 방언' 코너가 소개돼, 참석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서두에 인용된 문장 중 명사의 대부분은 사투리 표현을 하고 있다. '주뎅이', '아구', '아새끼', '오지게', '싸가지' 등은 모두 표준어가 아니다.

'주뎅이'는 '주둥이', '아구'는 '아귀', '아새끼'는 '어이새끼', '싸가지'는 '싹수'가 표준어이다.

흔하게 접하는 '아구찜'은 표준어 규정상 '아귀찜'으로 적는 것이 맞다. 이밖에 '아새끼'의 표준어인 '어이새끼'는 '짐승의 어미와 새끼'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잡도리'는 일본어와 합성된 것 같지만 순우리말로, 단단히 준비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반면 비슷한 어감을 지닌 '단도리'(だんどり)는 순수 일본어이다.

'오지게'는 형용사 '오지다'에서 파생한 부사로, '오달지다'가 기본형이다. 이와 관련해 충북대 국어문화원 자료는 '오지게'라는 표현은 충청도에만 존재하는 사투리(방언)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지게'는 생각보다 다소 복잡한 얼개는 지니고 있다. 먼저 '어떤 일이나 상황이 아주 심하거나 지독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오지게 뚜디리 팼다(심하게 두들겨 팼다)', '오지게 덮어썼다(심하게 당했다)', '오지게 앓았다(지독하게 앓았다)' 등이 예문이 될 수 있다. '옴팡지다'라는 표현과 대체할 수 있다.

'오지게'는 실속 있고 내용이 알차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이 경우는 표준어 '옹골지다'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다음은 그 예문이다.

'산뽕을 한 나무에서만 땄는데두 오지드라(오지더라)', '고기가 얼매나 많은지 반두를 가주구 가서 장관(잠깐) 잡었는데두 쏟어보닝깨 오지드라.' '그때는 고기를 오지게 많이 잡었어.'

이밖에 이날 자료는 충청도에서만 유일하게 사용되는 사투리의 일부로 '건건찝질하다', '꽤구락지', '내둥', '대구', '아스다', '장', '지쪽새' 등의 표현을 소개했다.

'건건찝질하다'는 감칠맛이 없으면서 조금 짠 맛이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표현으로, '건건하다'와 '찝질하다'의 어간이 합성된 단어로 분석되고 있다.

충북대 언어축제 현장에서 문학작품 속에 들어 있는 충청도만의 사투리가 대거 소개됐다. 소설 홍명희의 '임꺽정'(왼쪽)과 이문구의 '관촌수필' 표지.

'꽤구락지'는 개구리의 충청도 방언으로, 소설가 이문구는 '관촌수필'에서 '나무두 마주 스는 게 있고, 꽤구락지도 올챙이가 크야 자손 본다우'라고 표현했다.

'대구'는 표준어 '자꾸'의 충청도 방언으로 '여러 번 반복하거나 끊임없이 계속하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홍명희는 소설 '임꺽정'에서 "그래 남정네가 남의 집 얀여편네에게 대구 더러운 입정을 놀리는 것이 세상 천하에 어듸 잇는 법이요 그런 법이 잇스면 좀 압시다"라고 표현했다.

'지쪽새'는 소쩍새의 충청도 방언으로 새가 '지쪽지쪽'하고 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충주출신 작가인 강준희는 '이카로스의 날개는 녹지 않았다'라는 작품에서 우리고장 방언인 지쪽새를 이렇게 등장시켰다.

'그러노라면 웬놈의 뻐꾸기는 그렇게 울어쌓는지 온 산이 그대로 떠나갔다. 하지만 어디 뻐꾸기 뿐이던가. 종다리 밀화부리 찌르레기 휘파람새는 또 얼마나 우는지 산 전체가 반란이라도 일으키듯 소란스러웠다. 여기다 지쪽새와 부꾹새가 청승을 떨고 장끼까지 한 몫 끼어 호들갑을 떨면 사위(사방)는 장중한 코오러스에 묻혀 둥둥 떠다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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