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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대학 이색 졸업자

고교 졸업 15년만에…고희 넘어 만학 열정

  • 웹출고시간2008.02.24 20:57: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학에서 공부한 사회복지 지식을 바탕으로 소외된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지난 22일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학위수여식에서 전체 수석을 차지해 총장상을 받은 설정선(35.수도명 사비나) 수녀.

그는 고교를 졸업한 지 15년 만에 대학 졸업장을 받아들었다. 평범한 여고생에 지나지 않던 설 수녀가 막연하게나마 '소외된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된 것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제대로 먹지 못해 실명하게 된 어머니 때문.

지난 89년 고교 졸업 직전 인연을 맺은 복지재단 '꽃동네'에서 일을 하면서 사회복지에 눈을 뜬 그는 4년 뒤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고 전남 전주에 위치한 '인보성체수도회'에 들어가 수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

10여년 동안 국내외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던 설 수녀는 사회복지를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2006년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에 입학해 복지행정과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시작해 이날 드디어 대학 졸업장을 받아들었다. 그는 3월 말 선교와 봉사활동을 위해 페루 리마로 떠날 예정이다.

같은날 주성대학에서도 70대 만학도 2명이 동시에 학사모를 썼다.

이 대학 금융마케팅과를 졸업한 이보일(71)씨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이풍용(70)씨는 “배움에 있어서는 나이를 따지지 말라”고 한다.

몸이 아파 졸업을 불과 수개월 앞두고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뒀다는 이보일씨는 못다한 학업에 대한 한(恨)을 풀기 위해 2년간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이씨는 야간학교를 다니느라 밤 11시가 넘어 집에 들어오는 날이 부지기수인데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저녁 밥상을 차리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은 부인에게 졸업의 영광을 돌렸다.

시를 읊는 한의사 이풍용씨는 이날 주성대 졸업으로 모두 4개의 학위를 소지하게 됐다.

1963년 경희대 한의대의 전신인 동양의학대학을 졸업하고 충남 조치원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그는 1988년 대전대에서 사상의학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은 뒤 같은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학업에 대한 놀라운 열정을 과시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일 세명대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은 김용진(74.서울 노원구 공릉동)씨.

그는 지난 2006년 3월 세명대 영어학과에 편입학해 70이 넘은 나이에 통학버스를 타고 2년 동안 서울과 제천을 오가며 수업에 빠지지 않고 졸업학점을 이수 해 졸업장을 받았다.

"통학버스가 공부방이었어요 젊은 학생들이야 한 번만 들으면 알 수 있지만 나이를 속일 수 있나 할 수 없이 차 안에서 부지런히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라고 말하는 김씨는 졸업 후 외국어대 동시통역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김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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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