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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3.02 14:36: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던 옥천의 한 50대 여성이 중증 장애를 딛고 늦깎이 대학생이 돼 화제다.

주인공은 오는 3일 충북과학대학 사회복지정보과에 입학하는 조차숙(51· 옥천군 옥천읍) 씨.

일찍이 중풍으로 오른쪽 수족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그녀는 3급 지체장애인이지만 올해 초 대전여고 부설 방송통신고를 거쳐 이 대학에 당당히 합격했다.

가난한 집의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여고 1학년 때 학업을 접고 생업 현장에 뛰어든 그녀의 기구한 삶은 결혼 직후 시작됐다.딸의 젖도 떼기 전 중풍으로 쓰러진 뒤 대.소변을 받아내는 반신불수 신세가 돼 시댁에서 버림받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 어린 딸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지를 다잡았던 그녀는 눈물겨운 재활치료를 거쳐 박깥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고 20년 전 열차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지금의 남편(61·지체장애 1급)을 만나 재혼했다.성치 않은 몸에 시부모까지 돌봐야 하는 고단한 삶이었지만 생활이 차츰 안정돼가며 향학열이 발동한 그녀는 딸의 대학입시 준비에 맞춰 30여년간 손에서 놨던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고교 졸업장이라도 따보자는 각오로 공부를 시작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 오른손을 대신해 왼손으로 펜을 들고 과제물을 정리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불평 한마디 없이 등·하굣길을 챙겨준 남편의 외조 덕에 3년간의 고교 과정을 무사히 마친 그녀는 내친 김에 대입에 도전, 충북과학대와 천안 나사렛대 재활심리학과에 나란히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고 가족회의를 거쳐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선택했다.

몇 년 전부터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노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등 또순이 생활을 해온 그녀는 사회복지사가 돼 자신 보다 못한 노인과 장애인을 돕는 게 목표다.

불편한 몸으로 힘겨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언제나 다정하게 지켜봐 주는 남편과 대학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복지시설서 일하는 예쁜 딸이 든든한 응원군이다.

그녀는 “아직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편견과 선입견이 없어져야 장애인이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대우받게 될 것”이라며 “대학졸업 뒤에는 전공을 살려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재활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립 충북과학대학은 올해 신입생 중 최고령인 그녀에게 30만원의 ‘만학도 장학금’을 줄 예정이다.


옥천 / 손근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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