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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조형언어로 번역한 '문명의 대서사시'

충북대, 올 박물관 과정 시작
장석호 박사 초청, 첫 주제로 암각화 특강 가져
쪼기, 갈기, 긋기 기법의 암각화는 드로잉 해당
늘 해석문제 봉착, 겹동그라미는 별빛밝기 표현

  • 웹출고시간2013.03.11 18:01: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반구대 암각화의 모습으로 후기로 갈수록 고래대신 육상동물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고래사냥이 갈수록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한반도는 물론 전세계 선사인이 그린 암각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충북대박물관(관장 양기석 교수)의 제 19기 박물관대학 1학기 과정이 지난주부터 시작됐다.

이번 교과과정은 '미술로 이해하는 우리역사'를 주제로 하고 있어, '피부에 직접 와닿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주 1주차 강의에는 장석호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 등단, '한국의 암각화'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그는 먼저 암각화의 제작기법을 쉬우면서 명확한 용어로 설명했다.

그는 "암각화는 기본적으로 쪼기, 갈기, 긋기 등의 방법으로 바위에 그리는 그림"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행위는 기본적으로 채색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미술장르 중 드로잉에 가장 가깝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석회암지대 바위에서는 긋기에 의한 표현이, 반면 상대적으로 굳기가 강한 바위에서는 쪼아서 그린 암각화가 많이 발견된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바위의 경도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또 보존 상태에 대해서도 언급, "동굴그림의 보존상태가 훨씬 양호하다"며 "이는 바위그림은 햇볕, 눈비, 바람에 노출되는 반면 동굴그림은 소재는 비슷하나 닫힌 공간에 위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연구위원은 바위그림이 지니고 있는 조형성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서 바위그림을 이르는 말은 대부분 '글씨 바위'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몽골에서는 '비치그틴 하드(Bichigtin khad)', 키르기스어로는 '사이말르이 타쉬(Saimal'i Tash)'라고 부르고 있다.

이 중에서 '비치그'는 글씨를 뜻하며, '하드'나 '하야'는 바위를 이르는 말이다. 키르기스어로 '사이말'은 글씨를 비롯한 무늬 등의 의미를 띠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존재, 울산 대곡리 암각화 유적지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도 그것을 '글쓴 바위'로 부르고 있다.

그는 바위그림의 이같은 조형성에 대해 '그림과 글씨의 경계가 불분명한 지점에 위치하는 서화동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사인들이 이같은 행위를 통해 무엇을 그리고자 했는가도 궁금한 대목이 되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당대의 조형언어로 번역한 문명의 대서사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장 위원은 "바위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환경, 생활도구, 생업 등 가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사유체계, 세계관, 신관 등 비가시적인 것도 알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바위그림은 당시 제작집단의 정신 및 물질문화를 당대의 조형언어로 번역한 문명의 대서사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개의 인문적인 학문이 그렇듯이 바위그림도 항상 해석의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그는 그같은 사례로 포항 오줌바위와 함안 도항리 암각화를 들었다.

이들 암각화는 바위에 구멍이 나 있고, 또 어떤 것은 겹동그라미 모습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바위구멍은 별자리, 겹동그라미는 별빛의 세기를 나타낸다고 해석하고 있는 중이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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