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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상여소리, 악보화됐다

청주대 이창신교수, '충북의 장례의식요' 펴내
도내 곳곳 누비며 90곡 채록 이중 40곡 악보화
끊어진 상여소리, 후대 전승에 확고한 틀 마련
'비새지 않는 무덤' 등 망자의 바람 잘 드러나

  • 웹출고시간2013.08.19 18:49:38
  • 최종수정2013.08.19 19:03:59

진천 농다리에서는 해마다 상여 재현 행사가 열린다.

ⓒ 이미자씨 사진작품
장례의식요(일명 상여소리)는 생로병사의 마지막 여정이자 일생의 최종 관문에 등장하는 전통 노랫가락이다.

상여소리는 과거에는 흔치않게 들을 수 있었으나, 장례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이제 이를 쉽게 접할 수 없다.

청주대학교 이창신(음악교육과) 교수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과 충북도문화재연구원(원장 장호수)의 도움을 받아 '충북의 장례의식요'를 3백여쪽 분량으로 펴냈다.

이창신 교수

특히 이번 저서는 장례의식요를 단순 채록한 것을 넘어 상당부분 이를 악보화하고 있어, '전승의 틀'을 보다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저술은 노한나(옥천 동이초), 노미란(영동 미봉초) 교사와 함께 도내 12개 시군에서 발품을 팔아 채록한 90여곡 중 40여곡을 악보화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청주 1, 제천 2, 충주 2, 괴산 5, 단양 15, 보은 6, 영동 3, 옥천 4, 음성 1, 증평 1, 진천 1, 청원 1곡 등으로 백두대간 자락에 상여소리가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장례의식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예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장례의식요는 고개 하나, 냇가 하나 건너면 다를 정도로 변형이 심하다.

그러나 대개 출상 하루전의 '대돋음소리, 망자의 혼이 집을 떠나기 전에 부르는 '서창'(序唱),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행상'(行喪), 묘지에 거의 다와 산으로 올라가면서 부르는 '자진상여', 무덤을 다지면서 부르는 '달구소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 개개의 상여소리는 목소리가 좋은 '요령잡이'가 앞에서 '메기는 소리'를 하면 상여를 멘 뒷사람들이 '받는소리'를 하는 구조로 돼 있다.

보은군 내북면 동산리 전원복(89) 옹의 행상소리는 인생의 허무함과 '그래도 이승이 낫다'는 의미를 구성지게 표현하고 있다. '받는소리'는 '오 호이 호 하 오 호이 어 하'이다.

'불쌍하고나 가련도 하네 / 인생이란 게 무엇이길래 / 한 번 나면 한 번 가네 // 아침나절 성턴 몸이 / 저녁나절 병이 들어 / 무녀들여 굿을 한들 / 굿덕이나 입을 손가 / 저승길이 멀다더니 / 대문 밖이 저승일세.'-<노한나 채록·이창신 채보>

그리고 나머지 뒷 부분은 '명사십리 해당화야 / 꽃진다 잎진다 설워를 마라 / 명년 삼월 봄이 오면 / 너는 다시 피련 마는 / 우리 인생 한 번 가면 / 움이 돋나 싹이 트나'로 끝나고 있다.

제천시 봉양읍 황태구(79) 옹의 달구소리는 '비가 와도 새지 않고 눈이 와도 얼지 않게 해달라'는 사후의 집(무덤)에 대한 망자의 바람이 잘 나타나 있다. '받는소리는 '에 호리 다 레'이다.

'이내 말씀 들어 보소 / 상수 메기 횟대에 맞춰 / 발 맞추고 입 맞추어 / 우렁 쾅쾅 다져주게 / 곁에 사람 보기가 좋고 / 먼 데 사람 듣기가 좋게 / 우렁 쾅쾅 다져주게.'-<채록·채보 이창신>

이어지는 뒷 가락은 '비가 와도 새지 않고 / 눈이 와도 얼지 않게 / 부실공사 되지 않게 / 튼튼하게 다져주게 /…/ 가네 가네 나는 가네 / 부모형제 남겨두고 / 문전옥답 남겨두고 / 가네 가네 나는 가네'로 끝을 맺고 있다.

이 교수는 "발품의 보람을 조금 느낀다며 "나머지 상여소리도 악보화를 위해 여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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