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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는 왜 김치를 '菹'(저)로 표기했나

박채린 박사, 충북대 특강
중국음식 '菹', 7세기이후 제사에만 사용
사대주의 조선, '沈菜'대신 '菹'선호 이유
菹, 중국 초산·한국 젖산 발효로 큰 차이

  • 웹출고시간2013.11.04 19:44:00
  • 최종수정2013.11.04 19:44:00

지금의 김치는중국에서 전래된 것이 아닌 자생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천년 전의 중국 시경(詩經)에 '김치 菹'(저) 자가 등장한다.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도 菹자가 다수 관찰된다. 그렇다면 김치는 중국에서 전래된 것일까.

충북대 제 19기 박물관대학의 2학기 7번째 특별강연이 지난달말 학내 박물관(관장 성정용 교수·고고미술사학과)에서 열렸다.

이날 특강에는 박채린(세계김치연구소 선임연구원) 박사가 등단, '조선시대 김치문화'를 주제로 박물관 대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에 답을 했다.

그의 이날 특강은 '한국 김치의 기원은 중국의 菹인가'에 모아졌다. 중국 후한 때 유희(劉熙)가 지는 석명(釋明)은 菹에 대해 '菹는 막는 것이다. 발효시켜 차지도 덮지도 않는 곳에 두어 물러지지 않게 한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런 菹음식이 문헌상 처음 등장하는 것은 지금부터 3천년전쯤 지어진, 중국 오경의 하나인 시경(詩經)이다.

문제는 이런 菹가 조선시대 여러 고문헌에도 수없이 등장하면서 한국의 김치가 중국에서 전래됐는가, 아니면 자생적인가의 논란이 있어 왔다.

중국 6세기 무렵의 고문헌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는 저채류(菹菜類) 음식을 소개하는 내용이 총 37건 등장한다. 박 박사가 이를 분석한 결과, 초산발효에 의한 菹제조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반도 김치문화와 같은 젖산발효에 의한 菹제조법은 '목이저'(木耳菹)와 '과저'(瓜菹)를 만드는 방법 등 단 2가지에 불과했다.

이후 양국의 菹제조 방법은 중국의 경우 초산발효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한반도는 젖산발효가 더욱 정교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는 한반도 김치가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 아닌 자생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김치는 주로 밥을 싸먹는 기능을 하면서 반찬 역할을 하게 된다"며 "반면 중국에서는 초산식품으로 발달하면서 조미료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의 이런 저채류는 '제민요술' 이후 일반음식으로서는 사라졌고, 대신 국가제사 음식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 여러 문헌의 상당수는 지금의 김치를 토종 표현인 '沈菜'(침채)나 '딤채'가 아닌, 중국식 표기인 '菹'로 표기했다.

박 박사가 조선시대 문집류에 등장하는 김치 관련 표현을 조사한 결과, 菹가 76%(271건), 沈菜 12%(59건) 등의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식 표현이 압도적으로 많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식 표현인 菹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사대주의적 유교문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익히 알다시피 조선는 명나라의 국가의례를 대부분 그대로 모방했다"며 "이렇다보니 김치를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대주의적 유교의식에 따라 '침채'나 '딤채'가 아닌 菹표기를 선호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菹가 한반도에서 젖산발효 식품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은 시점은 고려시대, 그리고 지금의 젓갈과 고추가 첨가된 김치는 19세기에 대중화된 것으로 봤다.

고추는 △매운 맛이 젖갈류의 비린내를 없애고 △빨간색은 미각을 돋구며 △특유의 성분은 저장기간을 늘리는 등의 기능을 지니면서 한국 김치문화의 대변곡점이 됐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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