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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벼농사 기원, 신석기 소급 가능할까

'고양 가와지 볍씨' 놓고 학계 논쟁
충대 이융조교수 "재배벼 확실…신석기로 소급해야"
원광대 안응모 교수 "당시 생활유적 함께 발굴돼야"
지금까지는 청동기가 정설…반달돌칼 물질적 방증

  • 웹출고시간2014.02.03 19:44:39
  • 최종수정2014.02.03 19:44:39

지난 1991년 경기도 고양시 가와지에서 출토된 볍씨 모습이다. 장립형(자포니카)이 주종을 이룬다.

한반도 벼농사의 기원은 청동기에서 신석기시대로 소급하는 것이 가능할까.

'고양 가와지 볍씨와 아시아 쌀농사의 조명'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가 얼마전 고양시에서 열렸다.

특히 이날 학술회의에는 이융조 충북대 명예교수(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와 충북도문화재연구원의 김정희 씨도 발표자로 참석, 지역학계의 관심도 끌었다.

현재 국내 고고학계는 한반도 벼농사의 기원 시점을 BC1천년 전쯤인 청동기시대로 보고 있고, 교과서를 포함한 각종 역사서서도 그렇게 서술하고 있다.

이는 국제학계가 지난 1976년 여주시 점동면 흔암리에서 발굴된 BC1천년전의 탄화미(炭化米)를 한반도 벼농사의 기원의 물질적인 증거로 보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선사고고학계는 지금까지 신석기시대에는 조·기장·수수 등 밭작물이 주로 재배됐고, 청동기시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벼가 경작되기 시작했다고 봐왔다.

나아가 한반도 청동기 문화지층에서 자주 발굴되는 반달돌칼(반월형 석도)이 '한반도 벼농사 기원=청동기시대'의 또 다른 물질적인 증거로 여겨왔다.

이에 대해 이 명예교수는 이날 "지난 1991년 고양시 가와지 지구에서 출토된 2백점의 장립형(자포니카) 볍씨가 교란되지 않은 신석기 토탄층에서 발굴됐고, 따라서 한반도 벼농사 기원은 신석기시대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벼낟알은 소지경으로부터 잘 떨어지는 탈립성을 보였고 그 소지경을 전자주사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아주 거친 인위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것은 신석기 재배벼의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고 부연했다.

소지경(小枝梗)은 벼 낟알이 줄기에 달려 있는꼭지 부분으로, 된서리나 눈을 맞으면 조직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김연구원은 식물고고학의 한 방법인 벼 규소체 분석을 통해 가와지 볍씨의 성격을 규명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BC4천~2천년의 연대값을 갖는 신석기 빗살무늬토기에서 벼 규소체가 검출됐고, 이는 늦어도 신석기 후기인 지금부터 5천년전(BC3천년) 무렵에는 남한강 유역에서 벼가 재배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반면 안승모 원광대 교수와 최정필 세종대 명예교수는 가와지 볍씨 해석에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안 교수는 "가와지 볍씨는 한반도 청동기시대에 출토된 벼와는 다른 독특한 입형을 보인다"며 "그러나 가와지 볍씨가 재배벼임을 입증하려면 당시 주민이 남겼던 생활유적이 함께 출토돼야 완벽성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한층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 "한반도 신석기인들은 BC 2천~1천년 전에도 수렵과 채집의 경제양상을 완전히 바꾸지 못했다"며 "BC1천년 전이 돼야 비로소 농경생활을 영위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에 앞서 흔암리 볍씨가 발견된 경기도 여주시도 비슷한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두 지자체가 이른바 '볍씨 전쟁'을 벌이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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