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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보국사지= 고려시대 죽령대원"

부산대 한정훈 박사
첫 주장…공민왕관련 고려사 한번 등장
원문 "모든 군대가 이미 죽령대원 집결"
고려학자 이곡 "죽령 두번째 중요 고개"

  • 웹출고시간2014.09.29 18:38:36
  • 최종수정2014.09.30 10:15:00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2리에 위치한 보국사지 장육불 모습. 불두가 존재하지 않는다.

단양 보국사지(輔國寺址)를 고려사에 등장하는 '죽령대원'(竹嶺大院)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뿐만 아나리 고려 후기의 지식인들은 단양 죽령을 '수도 개성에서 한반도 동남으로 가는 두번째로 중요한 길'로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국사지는 죽령 서쪽 사면인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2리에 위치하는 절터로, 현재도 목이 잘린 장육불상(丈六佛像) 외에 연화문대좌(蓮花紋臺座), 연화문석판(蓮花紋石版), 주초석 등이 주변에 산포해 있다.

발굴 결과 보국사지는 충주 미륵리사지와 마찬가지로 △석실(石室)을 인위적으로 축조했고 △그리고 그 공간 안에 장육불상은 안치했으며 △석실 기둥은 대나무 모양의 죽절문석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통일신라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육불상은 불두(佛頭)가 있을 경우 전체 높이가 5m에 이를 정도로 초대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보국사지는 충주 하늘재(계립령) 초입의 미륵리사지와 마찬가지로, 고려시대 주요 간선교통로에 위치한 '국립 휴게소'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고려시대 어느 문헌에도 절이름이 등장하지 않아, 보국사의 내력과 변천을 알 수 없었다.

이와 관련 부산대 한정훈 박사가 '호서사학회'가 발간하는 '역사와 담론' 제 55호에서 '죽령대원에 비정되는 곳으로 현재의 보국사지를 주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서사학회는 충남북 교수들이 주축이 된 역사관련 학술단체로, 충북대가 주축이 돼 이끌어 왔다.

그의 '고려시대 險路의 교통사적 의미' 논문은 고려시대 주요 고개와 산지 역로(驛路)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죽령대원'을 언급했다.

그는 죽령대원이 등장한 당시의 시대적 배경으로 △홍건적의 침입으로 공민왕이 복주(지금의 안동)로 피신했고 △이때 고려의 군사들은 홍건적 남하를 저지하고 위해 단양 죽령대원에 집결했다고 밝혔다.

실제 본 기자가 고려사를 살펴본 결과, '유숙이 말하기를 "모든 군대가 이미 죽령대원(竹嶺大院)에 집결되었다"라고 하니(淑曰 諸軍已到竹嶺大院矣)'라는 표현이 해당 제 113권 열전 정세운편에 단 한번 기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바로 앞선 문장으로 '죽령(竹嶺) 이남의 거주자로 왕을 수행한 자는 양식을 주지 않고 전부 종군하게 할 결정이 이미 채택되었는데 지금 어째서 그대로 되지 않는가?'(竹嶺以南居人扈駕者不給糧幷從軍此議已定今何不然)라는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이후 죽령대원, 즉 보국사는 어떤 이유로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졌고 그 기능을 보국사지에서 멀지 않은 곳의 용부원(用富院)이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교수는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고려후기 지식인들은 죽령대원이 국립 휴게소 기능을 하던 죽령을 수도 개경 남쪽의 두번째로 중요한 영로(고갯길)로 인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 말기의 학자 이곡(李穀:1298~1351)은 죽령을 통과하던 기억을 더듬으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죽령은 동남으로 통하는 두 번째 중요한 길 / 이 요충이 어느 날부터 인적이 끊어졌는지 / 상하의 경쟁적인 세금 독촉도 이미 싫거니와 / 조석으로 보내고 맞는 것도 역시 겁나는 일 / 과객이여 가벼이 희로의 감정을 내지 마오 /…/.'-<가정집 제 20권>

원문은 '竹嶺東南第二程 / 要衝何日斷人行 / 要衝何日斷人行 / 更怯朝昏管送迎 / 過客毋輕生喜怒 /…/' 이다.

한편 이번 죽령대원=보국사지 논리는 이전 내용을 한층 전진시킨 것으로, 실종됐거나 찾지 못하고 있는 보국사지 장육불 불두와 죽령 넘어 민간음식점의 죽절문석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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