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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트럭 위 30년…그들을 위한 '파이'는 없었다

하루 14시간 운전해 30만 원 수입, 기름값 20만 원 빼고 밥값 빼면…

  • 웹출고시간2008.06.16 21:29: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30년 동안 덤프트럭을 운전했지만 지금처럼 힘들기는 처음이다"

청색조끼를 입고 거리로 나선 덤프트럭 운전기사 유병철(52, 경기도 고양시) 씨의 입에서 나온 첫 말이었다.

16일 오후, 유 씨가 생업을 접고 건설기계노조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는 대학로에서 햇볕을 받아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에 앉아 목이 터져라 "차라리 죽여"를 외치고 있다.

유 씨는 "IMF 때보다 지금이 훨씬 힘든 것 같다"며 검게 탄 얼굴을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15톤짜리 덤프트럭을 몰며 경기도 고양일대 건설현장을 누비는 유씨가 새벽 5~6시부터 오후 7시까지 13~14시간을 운전을 해서 벌어들이는 하루 수입은 30만 원 선.

이 가운데 20만 원 정도는 기름값이다. 유 씨는 "나머지 10만 원으로 밥 값하고 간간히 트럭 수리비, 각종 차량관련 세금 내고 나면 하루 일해서 5만 원 남기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휴일이나 일감이 없는 날을 제외하면 한달 평균 15~20일 정도 운전대를 잡는 유 씨가 요즘 벌어들이는 수입은 채 100만 원도 안 된다.

현재 고양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유 씨는 "아들 놈이 제대하고 휴학하고 있는데 학비가 부족해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고 있다"며 "가져다 주는 돈이 없으니까 미안하고 집에서 죽어지낸다"며 한숨을 쉬었다.

유 씨는 자신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말한다. 유 씨는 "나야 덤프트럭 산 지가 오래돼 할부금도 다 갚았지만 새로 차를 사서 할부금 200만 원씩 들어가는 사람들은 말그대로 한달에 200만 원씩 적자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씨의 차 역시 42만Km를 뛴 10년 된 노후차량으로 곧 교체시기가 왔기 때문에 유 씨 역시 곧 자신이 말하는 '자신보다 못한 처지'가 될 것이다.

유 씨는 "그래도 예전에는 열심히 하면 그런대로 수입이 보장되고 뭔가 돈을 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일하면 일할 수록 손해본다는 생각만 든다"며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유 씨는 덧붙여 "건설경기가 좋아지면 차량 수가 확 늘어나서 수입이 시원찮고 또, 건설경기가 죽으면 늘어난 차량까지 경쟁에 나서니까 더 힘들어지는 구조"라며 "결국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만 죽어라고 경쟁하고 큰 회사들만 배불리는 꼴"이라고 밝혔다.

뜨거운 태양볕 아래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는 유 씨의 검은 얼굴은 영락없는 노동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들 노동자들이 더이상 못 참겠다며 거리로 나섰다.

유 씨가 덤프트럭을 몰며 보낸 지난 30년 동안 한국경제는 고속성장을 거듭했지만, 유 씨 같은 노동자에게 돌아갈 '파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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