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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언덕 돌길인 '벼라'가 소멸되고 있다

조선시대 남한 8대 벼라중 3곳 충북에 위치
엄성벼루 댐건설·쇠벼라는 도로 때문 멸실
반석遷은 위치확인 안 되나 정밀 조사 필요
괴산 산막이옛길, 사실 벼라 인공 조성한 것

  • 웹출고시간2015.03.09 19:00:02
  • 최종수정2015.03.09 19:00:02

경북 문경 토끼벼리(토천,사각형)를 먼 곳에서 바라다 본 모습이다. 전국 8대 벼라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하다.

ⓒ 사진= 문경 옛길박물관.
물언덕 돌길인 전통의 '벼라'(遷)가 도로개설 등 각종 토목공사 등으로 인해 급격히 소멸되고 있다.

그러나 벼라는 매우 매력적인 인문·관광 자원으로, 보존과 발굴 가치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 중종 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은 전국 17곳, 그중 남한에는 8곳에 벼라가 존재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벼라는 물언덕으로 난 돌길이라는 뜻으로 달리 비리, 벼루, 벼로 등으로도 불렸고, 한자로는 '遷' 자로 표시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8개 벼라는 도미천(경기도 광주), 월계천(경기도 양평), 엄성천(충북 청풍), 금천(충북 충주), 반석천(충북 청천), 견천(경남 합천), 토천(경북 문경·사진), 관음천(강원도 정선) 등이다.

특히 백두대간과 남한강 수계가 도내에서 만나면서 전국 8곳 중 3곳의 벼라가 도내에 위치, 조선시대 충북의 벼라도 유명세가 높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 지명 전문가인 서원대 박병철 교수에 따르면 전국 8곳의 벼라는 현재 3곳 완전 소멸, 2곳 일부만 잔존, 2곳 원형 보존, 1곳 장소 미상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 참조)

충북의 경우 청풍 엄성벼루는 지난 1985년 충주댐기 건설되면서 수몰,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용비어천가에도 등장하는 충주 쇠벼라는 몇년전 일대 도로가 확장되고 교량이 건설되면서 극히 일부만 남아 있다.

반면 반석천은 조선시대 3군데의 고문헌에도 실렸으나 현재까지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는 반석천에 대해 '녹반(碌磻), 청천현 반석천에서 난다'( 碌磻産靑川縣磻石遷)라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똑같은 내용의 원문이 적혀 있다.

이에 비해 여지도서 충청도 청주목 물산조는 '녹반, 옛날에는 청천에서 나왔으나 지금은 없다'라고 기록, 조선후기 들어 녹반이 생산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황산철 계열의 광물질인 녹반은 전통시대 약재와 염료로 사용됐으며, 화학식은 FeSO4이다.

박교수는 반석천의 위치에 대해 "아직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선유구곡 물은 송서교 부근에서 다른 계곡수와 합류해 화양천을 형성하는데, 이 지역 어딘가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반석천의 존재하고 있는지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만약 존재한다면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선시대 8곳의 벼라 중 유일하게 국가명승으로 지정돼 있는 경북 문경의 토끼벼리(토천)는 둘레길로도 활용되면서 연간 적지 않은 외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게다가 괴산 산막이 옛길과 진천 초평저수지 둘레길도 따지고 보면 물언덕 돌길인 벼라를 인공으로 조성한 것으로, 이것이 지닌 가치를 역으로 입증하고 있다.

한편 괴산 등 도내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는 잔도(棧道)는 사람만 다닐 수 있게 발디딜 곳을 'ㅁ자'로 판 벼랑길로, 벼라와는 뉘앙스가 다소 다르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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