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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이 백두대간에 집착하는 정도는

도로명까지 선점…'소백로' 배타적 사용
충북도, 불합리성 따지거나 항의 전혀 안 해
'백두대간' 이름으로 벌이는 사업도 십 여개
경관자원 활용에 역사의식 가세 정도넘어서

  • 웹출고시간2012.02.02 19:13: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경북 영주시 도계(道界)에는 고치령, 마구령 등 2개의 통행 가능한 옛고개가 위치하고 있다. 두 지자체는 지난 2009년 새 주소사업을 추진할 때 일대를 어느쪽 도로명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단양군과 영주시는 논의 끝에 백두대간 고치령을 경유하는 옛길을 양측의 연결지점인 영주(榮州)와 단양(丹陽)에서 각각 한 자 씩을 따 '영단로'(榮丹路)로 명명했다.

또 단양 영춘면(永春面)과 영주시 부석면(浮石面)을 연결하는 백두대간 마구령 옛길 역시 양쪽 면이름에서 한 자씩을 따 '영부로'(永浮路)로 이름지었다.

이밖에 두 지자체는 문헌상 우리나라 제 2호 고개인 죽령(AD 158·신라 아달라왕 5년)을 한쪽 지자체가 독식할 수 없다는데 합의, 단양IC-죽령-영주 가흥IC를 경유하는 도로를 '죽령로'로 명명했다.

그러나 경북은 이같은 선례와 달리 다른 지자체의 간섭이나 견제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는 백두대간 문화에 대한 선점작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소백산은 충북과 경북에 걸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이 '소백로'라는 도로명을 선점, 이미 배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 자료=영주시청
백두대간 소백산은 국립공원이면서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봉화 등 3개 지자체의 동·서 사면에 걸쳐있다. 특히 단양군은 소백산을 주제로 철쭉제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북은 백두대간 동쪽 사면의 예천 감천면-영주시 봉현면-풍기읍-순흥면-단산면-부석면-봉화군 물야면을 경유하는 931번 국도 이름을 '소백로'로 결정, 이미 배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림 참조>

'소백로'는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에 문제가 된 '단산면' 파동보다 더 큰 사안일 수 있으나 도는 이의 불합리성을 따지거나 사용 중단을 요구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경북은 '바라보는 산에서 먹고 사는 산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각종 사업과 행사를 추진하는데 있어 지명 '백두대간'을 약방의 감초처럼 집어넣고 있다.

경북이 추진중인 백두대간 관련 주요사업

이미 시행에 들어갔거나 최근 확정된 주요 시설 및 사업으로는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백두대간 이야기촌, 백두대간 테라피단지, 백두대간 트레일센터 등이 있다. 테라피는 이른바 복합 치료요법을 의미한다.

백두대간 이야기촌은 봉화, 영주,예천, 상주, 문경 등 백두대간 동쪽 사면의 지자체가 모두 참여하는 사업으로 이몽룡 청백리촌, 금계촌, 도효자촌, 택리지촌, 자연회귀촌·견훤촌 등의 개별 테마를 지니고 있다.

토종여우복원센터,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십승지 숲속캠핑장, 산채식품벨트 등에는 '백두대간' 명칭이 들어가 있지 않으나, 이것들의 위치한 공간 모두는 백두대간 동쪽 사면에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경북이 백두대간 문화에 유달리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산림, 생태, 경관, 영로(嶺路)자원을 활용하는 것 외에 역사 의식도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양(서울)을 지향점으로 할 때 백두대간은 충북의 '뒷마당'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경상도 사람들은 일종의 과거합격 증서인 홍패(紅牌)를 들고 백두대간 고개를 넘어와야 출세한 것으로 생각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다.

'영남 사람들이 비록 다른 장점은 없으나 그래도 염치와 의리의 귀중한 것을 대략은 알고 있으므로 백의(白衣)로 조령(鳥嶺)을 넘어가는 것을 예로부터 부끄럽게 여기고 있습니다.'-<영조실록>

백의, 즉 한양에서 과거에 낙방한 채 조령을 넘어가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는 뜻으로, 그만큼 백두대간 옛고개는 출세를 상징했다.

한편 충북발전연구원 등 백두대간권 6개 연구원은 얼마전 대구에서 '백두대간 발전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경북이 백두대간 문화를 상당부분 선점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많이 늦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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