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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재능나눔 - 전(前) 충북대 김홍은 교수

문학은 사람을 품는다

  • 웹출고시간2014.12.29 19:12:32
  • 최종수정2014.12.29 19:12:32
"글을 써보세요. 행복합니다."

문학전도사란 수식어에 걸맞게 그는 카페주인, 식당아주머니, 미용사, 우체국집배원, 심지어 버스에 오르면 먼저 정중하게 인사를 한 후, 잡지를 건네준다.

팍팍한 삶을 말랑거리게 하려거든 문학을 공부하라고 누구를 만나든 권한다.

그와 공부하면 문학은 어려운 것이 아닌,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문학으로 변신한다.

평범한 사람이 책을 내는 문학도시 청주를 만들어가는 중심에 전(前) 충북대학교 임학과 김홍은(73)교수가 늘 푸른 나무처럼 서있다.

정년퇴임할 때 퇴직금전액을 충북대학 장학금으로 돌리고 나와, 자신은 좁고 허름한 연립에서 산다.

이십대 초반부터 꿈꾸던 문학의 길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다.

임학과 교수로 살면서 평생 나무와 무관하지 않은 삶이었다. 그런 그에게 문학은 또 다른 희망의 나무였다.

퇴임 후 초창기엔 글을 배우고자하는 사람들을 모아 작은 공간에서 오년동안 무료로 수필을 가르쳤다.

문학사랑 열정이 남달랐던 그를 사람들이 따르기 시작했고, 급기야 충북대학에서 다시 불러 평생교육 수필 강좌를 맡기게 된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현재, 수필창작교실은 매학기 마다 인원이 초과해 자칫 서두르지 않았다간 등록조차 하지 못한다.

강의실에 수강생보다 일찍 도착해 학생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수업하는 원칙은 15년 동안 변함없이 지키는 철칙이다.

매주 목요일 진행하는 수필교실에 가보면 간혹 십대청소년에서 팔십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있다.

평생교육이란 말처럼 십년 가까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는 혼신을 다해 제자들에게 수필을 가르쳐 적국 각 문학지로 보내 등단을 시켰다.

그렇게 배출한 작가들이 70여명이 넘어서자, 청주에서 계간지'푸른솔 문학잡지'를 발행했다.

이익이 조금도 남지 않는 문학잡지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생 고향에서 벌어먹고 살았으니 후학들을 위해 돌려줘야한다. 연금으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니, 나머지는 후학을 위해 쓰는 것이 마땅하다."

2014년도에는 수필에 한정 됐던 잡지에서 벗어나 시, 평론, 소설로 장르를 넓혀갔다.

종합계간지로 거듭난 것이다.

이제 '푸른솔문학지'에서 배출된 작가가 100명을 훌쩍 뛰어넘어 전국규모의 문학지로 우뚝 섰다.

사비를 출연해 <홍은문학상>, <우수작가상> 등, 여러 종류 상을 제정해 문학인에게 동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줬다.

그의 바람은 고향 문의에도 불었다. 5년 전, 제자들을 이끌고 문의로 들어갔다.

문인들과 농민들이 만나면서 농사와 문학을 접목해 행복한 농촌문화마을을 조성해갔다.

덕분에 과수원지기 여류작가가 나오고 논매는 남성농부작가도 나왔다.

또한 향교관리를 자처해 제사에 쓰는 제기(祭器)들을 손수 닦고 관내를 청소를 하며 유림들의 마음을 열었다.

500년 동안 굳게 닫혔던 향교의 문이 열리자, 향교잔디밭에서 아이들이 뛰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청남지역 7개 학교를 대상으로 청소년백일장을 열려 문학의 꿈이 솟는 발원지로 거듭나고 있다.

문학은 사람을 품는다.

질풍노도 하는 청소년들을 가라앉히는 것도, 삶에 찌들어 병든 마음도, 배반당해 구멍 뚫린 마음의 상처도 문학으로 치료한다.

오늘도 그는 문학을 들고 외로운 사람을 찾아 나선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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