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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1.04 17:55: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누구나 그렇듯이 새해 달력의 첫장을 보는 마음 가짐은 늘 새롭다. 매일 매일 그 자리에서 떠오르는 해도 새해 첫날은 달리 보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사연에 얽혔던 지난 해를 뒤로 하고 새로운 새해의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밤잠을 반납하고 산으로, 바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무엇이 그들을 그리로 잡아끄는 것일까. 실현 여부와는 상관 없는 뜨거운 가슴속의 희망을 만나기 위해서, 아니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뭔가 답답함의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강박에 의해서, 뭐라도 좋다. 이렇게 어둡고 힘들을 것 같은 새로운 날들을 맞기에는 너무 지쳐버린 심신을 저 바닷가에서 혹은, 칼바람 몰아치는 산정(山頂)에서 미명을 뜷고 솟는 저 태양을 보고 날려버리고 싶은 동시에 간절한 소망들의 승화를 이루려는 몸짓으로 이해하자.

그 대열에 합류하고자 정초 속리산 천왕봉으로 새벽 산행을 떠났다. 전날 살짝 뿌린 눈이 바람에 흩날리며 어둠속에 일행을 맞는다. 붐빌 것으로 예상했던 산행로는 예상외로 그렇지 않았다. 수년째 이곳에서 새해맞이 산행을 해왔다는 일행중의 한명은 "올해는 경제난에 사람들 마음이 얼어붙어 해맞이 행렬이 줄어든 것 같다"고 나름대로 해석을 내놓았다.그 말에 주위에 있던 동행자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분명 지난해의 위축된 마음이 새해에도 이어질 것 같은 밝지않은 전조라고 봐야 할 것 같다.그런 가운데 천왕봉 정상에서 하얀 김을 입에서 토해내며 새해 첫 날의 태양으로 부터 서기(瑞氣)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에너지가 충만해 보였다. 적어도 이런 기세라면 누구나 다 잘될 것 같은 영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문득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산에서의 한시적인 희망으로의 출발은 하산길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 속세에 내려서자 암울의 지난 해 연말로 되돌아가 버렸다. 국회는 난장판이 되버린지 며칠째 국민들에게 험한 꼴만 보이고 있으며 대통령은 비상정부를 가동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희망찬 인사'를 대신했다. 정부부처와 재계는 '변화와 개혁' '불황을 도약 디딤돌로' '자신감, 의지로 위기 극복' 등 낡은 아날로그 시대의 LP판 돌아가듯 너무 귀에 익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같은 단어의 범람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새해, 새희망 새출발을 다짐하자"는 반어법 강조는 될 지 모르겠겠지만 지도층의 일사분란함 속에 한발 한발 어려움을 넘어가자는 믿음은 별로가지 않는다. 대통령도 오죽 답답하면 지난 연말 "다가오는 새해를 희망에 찬 새해라고 하지 못할 것 같다"는 현실의 난감함을 토로할 정도지만 민초들의 반응은 요즘 날씨 처럼 냉랭하기만 하다. 실제 새해 벽두부터 무역수지라든지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 환율, 자금사정 등 경고등이 잇달아 켜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국과 경제계의 다급함과 고민이 피부에 와 닿고는 있다. 그러나 국민이 할 일들이라는 게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고비를 넘기느냐가 올해 나라의 흥망성쇄를 좌우한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 국민은 힘들때 마다 슬기롭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었다. 더구나 지금의 이 시련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 태평양 건너에서 시작됐으며 그로 인해 전세계가 모두 긍끙 앓고 있는 지구촌 질환이다.그래서 오히려 치료가 쉬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운동경기에서 단독플레이가 아닌 팀플레이로 쉽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현실적인 공조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약발이 조금씩 나타나고도 있다.

문제는 우리 내부의 난국돌파 의식의 공유이다. 국회따로 놀고 청와대 따로놀고, 거기에 여론은 무시되고 하는 엇박자가 단시간내에 종식되지 않으면 아무리 민초들이 산과 바다에서 새희망을 담아봐도 부질 없는 일이다. 화합과 타협은 커녕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국민들에게만 위기 어쩌고 하는 것은 책임져야 하는 자들의 자가당착이며 기만이다.

변화를 기치로 미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오바마의 최측근 액설로드는 "좌든 우든 국민을 기쁘게 하는 인선이 최고"라고 했다. 비록 사람 기용에 대한 국한이긴 하지만 우리의 실정과 비교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이는 다시말해 엄청난 시련에 대한 해법을 어디서 부터 풀어야 하는 가를 역설하고 있다. 좌든 우든 불황 탈출을 위해서는 이념과 당파를 뛰어넘어 목표를 달성하는 게 실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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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