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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3.15 18:52: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8일 금년도 프로축구리그 신생팀인 강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K리그 개막전이 열린 강원도 강릉종합운동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창단준비를 발표하고 불과 8개월만에 도민주 공모를 통해 프로축구단을 만든 '강원도의 힘'은 제주에 첫 승을 거두고 태백산맥을 경계로 갈라진 강원도를 하나로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강원FC 개막전을 찾은 도민은 2만2천명으로 개막 이틀 전 이미 표가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한 하나됨의 원천은 무엇일까·. 우선 도민주 공모 한달만에 7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를 보인 것 외에 지자체들도 앞장서 살림살이를 보탰다. 강원FC사장은 "강원도청이 지주회사이고 18개 시·군은 자회사"라고 강원도의 단결을 자랑했다. 실제로 경기장 주위 광고판은 상당수 지자체가 출연했다고 한다. 구단주는 당연히 도지사이다. 구단측에서는 "강릉과 춘천,원주에서 열리는 모든 홈경기는 300만 도민들이 모이는 잔치가 될 것"이라며 잔뜩 고무됐다.

이 구단의 초대감독은 청주상고 출신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인 최순호씨이다. 최씨는 3년전부터 청주에 프로축구단 하나 만들려고 별별 노력을 다 기울여 봤지만 지자체의 홀대와 지역민의 무관심으로 그 뜻을 접어야만 했다. 강원도와는 여러면에서 대비가 되는, 그야말로 충청도다운 뜨뜻미지근함으로 스포츠를 통한 일치됨의 기회를 충북도는 스스로 걷어 차버렸다.

도지사가 구단주인 프로축구단은 강원FC외에도 바로 이웃인 대전시티즌과 경남FC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주민들의 스포츠 사랑과 지자체의 주민 통합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며 그 과정을 통해 공동으로 지역사랑을 키워간다는 점이다. 지역사랑은 나라사랑으로 자연스럽게 승화된다. 그래서 월드컵 축구 등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비록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다 하더라도 지난 1968년 월드컵 축구 남미 예선을 둘러싼 과열 응원이 단초가 된 엘살바르도와 온두라스의 축구전쟁은 3천명이 사망하고 1만2천명이 부상할 정도로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바탕은 물론 애국심일 것이다.

지금 겨울 스포츠로 프로배구와 프로농구 열기 역시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프로배구의 경우 청주보다 인구가 적은 천안이나 구미 등이 연고팀에게 성원을 보내느라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은 시민들의 응원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프로농구도 청주와 시세가 비슷하거나 작은 창원, 전주, 안양, 원주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스포츠를 통한 소통과 동질의식 함양에 큰 원동력이 되고있다.

그렇다면 충북도민은 이를 어떻게 보고 느낄까·. 부러움 속에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남 잔치에 일희일비 하는 것이 고작일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환성과 탄식이 흘러나올 시간에 청주종합운동장과 청주실내체육관은 오랜 시간동안 개점휴업이 돼있으며 관중들의 함성은 들어본지가 언제인지도 모른다.

충북은 스포츠의 불모지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불모지를 개간해 비옥한 토지를 만들어 곡식을 영글게하려는 노력조차 그 누구도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을 때 잠시나마 일상의 고난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바로 스포츠이다. 자신이 직접 신체를 움직여도 좋고 좋아하는 스포츠팀을 응원하는 재미도 보통 카타르시스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역의 지도층들은 손에 잡힐듯한 경제현실의 착시에 사로잡혀 갈수록 중요해지는 사람들의 또 다른 갈증을 해소하는데 별 관심이 없다. 반면 강원FC의 성공적 출발을 보고 적지 않은 도민들이 "충북은 저런 것 하나 못하는가·· 하는 자괴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임지휘자 선정을 놓고 잡음과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충북도립예술단의 경우 창단 비용만 10억원 이상 들어가고 이도 모자라 추경에 까지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그리고 매년 적지않은 유지비용이 또 들어갈 것이다. 대중적 파급효과를 놓고 볼 때 이 정도 돈이라면 체육인들과 일부 도민들이 갈망해왔던 청주FC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원망은 수긍되는 측면이 많다. 변변한 실업팀 하나 만들지도 못한 채 만년하위 전국체전 결과를 놓고 그때마다 실업팀 창단에 최대한 지원 하겠다고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 것도 이제 식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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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