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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 채천석 충북개발공사 사장

"팀제 폐지 조직 대수술… '땅장사' 오명 벗어야"

  • 웹출고시간2009.04.23 19:20: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개발공사는 지난 2006년 충북도가 전액 출자해 출범시킨 지방공사이다. 과거 충북도 개발공영단이 맡던 공공택지개발 등의 업무를 이관해 투자기관으로 전환한 것이다.

초대 사장에 충북도 건설교통국장을 김종운씨가 임명됐는데 이렇다 할 사업실적이 없어 월급만 축낸다는 눈총을 적지않게 받아왔다.

그 과정에 제천 왕암산단 등의 개발에 착수했으나 분양 등에 있어 애로사항이 적지않아 고민이 많았었고 10년 답보상태인 밀레니엄 타운 개발의 주역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있기도 하다.

충북도는 올해 1월 임기만료된 김종운씨 후임에 공모를 통해 토지공사 출신인 채천석씨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채사장은 토공에서의 마지막 보직을 충북본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충북개발공사를 직·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있었기에 그의 영입은 앞으로 수익률 0(제로)의 공사를 변신시키려는 충북도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그만큼 채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채사장은 법학과(고려대)를 졸업한 뒤 도시및 지역계획학 석사, 행정학박사,공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로 이론과 실무를 충분히 겸비했다는 대내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창립3주년을 맞아 2017년까지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는 등 야심찬 공사개혁의 시동을 걸었다.

안팎으로 어려움이 산적한 충북개발공사의 '구원투수'로 낙점된 채천석 사장이 향후 생존방향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김태훈 기자
-각계에서 기대감이 섞인 시선을 보내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사실 걱정이 태산입니다. 개발사업이라는게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5년이나 10년 정도의 숙성기간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일반의 이해가 모자라 부담스러워요. 또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성 카테고리의 집합체이므로 전문성 확보나 조직의 건실도, 충분한 투자의 보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우리 실정으로는 너무 취약합니다. 이는 모든 공기업의 공통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특히 더 그러다는 점이지요.그리고 지금도 초기이긴 하지만 출범 직후 사업에 대한 정밀검토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어 이런 점의 보완과 구조적 문제 개선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충북개발공사가 잘나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을텐데 사장으로 취임해 직원들에게 제일먼저 주문한 것은 무엇입니까.

리노베이션입니다. 제가 와서 일주일만에 인사를 통해 구조를 확 뜯어 고쳤습니다. 행정조직과 거의 유사한 과거 구조로는 존립이 어려워 개발사업에 대한 업무중심으로 전문화와 효율성을 추구하는 처와 부를 신설해 인원을 재배치 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공부를 하고 자기할 일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알려면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지요. 공기업은 돈과 칼자루를 쥐고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기에 행정절차에 대한 정당성 확립에도 특별히 신경쓸 것을 당부했습니다.

-솔직히 대다수 사람들은 개발공사의 정체성에 대해 잘모르고 땅장사하는 곳으로만 알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바꿔놓을 생각인지요.

예, 그럴만합니다. 공기업은 경영고시를 비롯해 절차과정도 투명성있게 공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아마 이런 부분이 생략되거나 미흡해서 그런 오해를 불러왔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달리 표현하면 성과주의에 쫓기다보니 그런쪽에 신경을 쓰지 못했을수도 있구요. 투자심의 같은 절차가 생략되면 잘못됐을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는 함정이 있으므로 투명한 운영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이런 점들이 해소된다면 땅장사라는 오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안팎으로 어려움이 산적한 충북개발공사의 '구원투수'로 낙점된 채천석 사장이 향후 생존방향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김태훈 기자
- 개발공사가 출범한 후 현금과 현물을 포함해 529억의 출연이 이뤄졌지만 이익을 내지 못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를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솔직히 잠도 안 올정도로 앞일이 걱정입니다. 깜깜하다고 하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현재 3천억원 정도의 8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 자본금으로는 사업 진행이나 자금운용에 역부족입니다. 거기에다 사람도 부족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도 없고….현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120명 정도가 필요한데 우리직원 전부래야 35명에 그쳐 한계를 느낍니다.(충북개발공사는 추후 저원을 53명으로 증원할 예정이다). 경영수지 개선을 하려면 우선 은행차입과 이자비용 등을 줄여나가야 하는 게 급선무이고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이를 현금화 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그래서 취임 한달 정도 지나 서울에다 금융전문가 등으로 재정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최적의 대출 조건 등 금융관계 업무를 조언받고 있습니다. 첫 단계로 금융이자를 낮추는 방법을 찾아 연118억원의 이자부담을 80억원으로 만들어 26억원 정도 줄였습니다.이렇지 않고는 존립할 방법을 찾기 힘들다고 봅니다.(채사장은 이와함께 시내에 세들어있던 회사건물을 청주시 상당구오동동 밀레니엄타운 부지내 과거 바이오엑스포 전시관 건물을 약간 손본뒤 옮겨 한달에 600만원씩 지출되던 임대료를 절감하는 용단을 내렸다. 이익을 내지도 못하면서 비싼 임대료를 내고 굳이 시내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외진 곳에 사무실을 꾸민 대신 직원들을 위해 탁구장 등 후생복지에 신경을 써 불만을 달랬다.철저히 성과로 평가받는 토공에서의 업무방식이 몸에 밴 민간출신 CEO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판단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안팎으로 어려움이 산적한 충북개발공사의 '구원투수'로 낙점된 채천석 사장이 향후 생존방향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김태훈 기자
- 충북도의 12개 출연투자기관 중 경영평가 꼴찌라는불명예를 얻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기관마다 평가의 척도나 방법이 달라야하는데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서 그런게 아닌가 해요. 충북도 산하기관 중 직접 돈을투자한 곳은 우리밖에 없는데 기준이 동일하면 우리가 불리하지요. 3년마다 평가를 하는데 우리는 사업의 구조적 특성으로 볼 때 적어도 5년정도의 기간을 두는게 맞다고 봅니다.

- 지난 2월 설립 후 첫 감사에서 41건이 적발돼 '비리공사'라는 지적과 함께 3억6천만원 정도의 재정환수 조치 등을 받았는데 시정이 됐나요.

건수가 많아 마치 엄청난 잘못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 별 것 아닌 것도 있고 한데. 어쨌든 한마디로 대수술중이라고 말씀 드릴수 있어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개발사업의 절차적 정당성을 검토하거나 기초시스템의 재구성 등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는데 그 배경이 무엇이며 구체적 추진 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제가 취임하고 보니 회사의 발전계획이 없었어요. 그래서 며칠 밤을 새며 구상을 하고 이번에 공표한 겁니다. 그에 앞서 충북개발공사를 왜 만들었는가 하는 반성을 한번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아이덴티티(정체성)에 관한 것인데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지요. 하나는 개발이익의 지역외 유출을 방지하는 것과 이와함께 지역균형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데 이 두가지 목적이 상호충돌을 한다는 점입니다.사업이라는 게 먼저 돈을 풀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형편으로는 꿈도 못꾸는 일이고 , 투자할 여력이 없는데 지역에서는 개발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등 딜레마죠. 관리사업을 통한 자본축적이 선행됐어야 건실한데 그렇지 못하니 사업의 다각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사업구조 개편의 당위성이 대두되고 이것은 곧 전문성을 갖춘 유능인력 확보로, 다시말해 사람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제가 와서 제일먼저 전문기관에 의뢰해 직원들의 인성검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떤지 아십니까. 직원들 대다수의 성취도 및 업무 몰입도가 매우 낮아 능동적 업무처리가 안된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그래서 팀제를 없애고 현장중심이 아닌 파트별로 나누는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해 성취동기 부여에 역점을 두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멀지 않은 시기에 나타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특히 복합사업부를 신설해 수익창출 사업의 발굴에 시각을 돌리고 있는 것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봐요.큰 틀에서 기존 정책수익사업은 조기 완료하고 수익구조와 연계한 지역 현안사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따라서 2011년까지 성장기반 조성과 2014년 까지 고도성장 위한 전략사업 수행, 2017년까지 지역균형 발전 위한 투자를 통해 자립화 기틀을 구축하면 그때는 좀 쉽게 가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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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훈 기자
-지금 벌이고 있는 사업에 대한 수익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해서 미운오리새끼를 백조로 만들 생각인지요. 그럴 자신은 있나요.

지금 경제상황으로 보면 수익 창출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원가조성 등에 난제가 수두룩 하고 태산입니다. 제천 왕암단지만 하더라도 제천시의 투자 지원이 없으면 어려워요. 분양가격을 낮춰야 승부가 나는데 이것도 간단치가 않고. 수익구조를 만들려면 자금의 선순환사이클이 형성되야 하는데 산단부지가 조기에 매각되지 않으면 이의 실현이 불가능 해 지지요.그러면서도 지역균형 발전의 중심기관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공익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도 엄연히 있구요.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3단계 중장기플랜의 착실한 이행과 직원들의 능동적 수행이 이뤄진다면 백조는 몰라도 미운오리새끼 신세는 면하지 않을까 해요. 여기에 새로운 개발방식을 도입할 예정인 밀레니엄 타운의 성공 여부가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밀레니엄타운은 어떻게 할 작정인지요.

이 사업은 착수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실패한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해 보니 프로젝트 결정후 필요한 동의를 얻는다는 점과 함께 사회적 거버넌스 체제와 동화가 안됐다는 점이 문제라고 봤습니다.이 사업은 신용과 브랜드가 담보된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러러면 대기업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큰 프레임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것을 포기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 후 그다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공익용 개발과 수익용을 구분해 투자제안을 받는다면 둘 중 하나는 건질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안팎으로 어려움이 산적한 충북개발공사의 '구원투수'로 낙점된 채천석 사장이 향후 생존방향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김태훈 기자
- 시민단체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먼저듣고 개발 방향을 정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방안을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입니까.

우선 이 사업을 반대했던 시민단체와 학계,충북도, 청주시,그리고 두 지자체 의회에서 추천을 받은 관계자 15명으로 밀레니엄타운조성사업협의회라는 시민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사업의 타당성 심의워원회 같은 성격인데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이 사업을 다룬다는 점이 그간의 일방통행과 다르다는 점이지요.이런 것이 앞서 말한 사회적 거버넌스의 실행이라고 봅니다.17일 첫 모임을 갖고 위원장을 선출한 것을 비롯해 사화적 합의 및 향후 바람직한 추진 방향을 논의했는데 여러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지요.

-사업개발시 주요 테마는 어떻게 정할 생각입니까. 그에 따라 여론의 향배나 사업의 성공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는데.

기존의 관념을 완전히 뒤집어 종전의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제안을 받아보려 합니다. 즉 스스로 돈되는 아이템을 들고와라 이거지요. 우리는 그에 맞춰 개발을 해주고. 단 이 모든 것은 공모방식을 통해 하는데 시민단체도 이 방식에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남기는 게 목적이니 자기들이 현장설명 등을 듣고나면 판단을 할 것 아니겠어요.그것이 잘 안되면 율량동 일대 개발과 연계한 개발방식 등 다각적 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엄 타운은 이제 충북개발공사의 상징처럼 되버려 꼭 성공을 시켜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은게 현실이지만 협의회를 중심으로 도전해 봐야지요.

(채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토공이나 주공같은 곳은 이제 국가 땅을 이용한 이익창출에 손을 떼고 지방공사에 모든 것을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들 공룡 공기업과의 경쟁은 어불성설이니 만큼 편승하는 것도 한 요령이라고 덧붙였다. 불과 몇달전까지 토공의 간부였던 그가 냉엄한 현실속에 친정을 겨냥해 이런 고언을 하게 될줄을 그도 몰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 이정 논설실장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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