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정말 이쯤되면 막 가자는 얘기나 다름없지 않은가.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냈다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상식이하의 변명과 해명에서 얼마전 드라마에서 비난을 받았던 '막장 '냄새가 물씬 풍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박연차씨에게 회갑선물로 받은 1억짜리 명품시계를 봉하마을 집 근처에 버렸다고 한 것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봉하마을로 보물찾기 가자고 와글와글이다. 그것도 1개가 아닌 2개를 논두렁에 버렸니 뭐니해서 이를 확인하느라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파문이 커지자 비서관이라는 사람이 논두렁에 버린게 아니고 그저 없애버렸다고 해명을 했다. 없앤건 맞는데 장소가 다른다는 얘기다. 말의 달인에게 전수받은 고상한 화법이다.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독자들 같으면 아무리 그렇다해도 그 엄청난 시계를 버릴 수 있겠는가를.설령 버렸다 해도 왜 버리고 어디다 버렸는가 정도는 당연히 물어봐야 할 터인데 참 통 큰 부부이다.

억대시계 버리고 아파트 계약서 찢는 잇단 기행(奇行)

노 전대통령 가족 가운데 가장 늦게 검찰 조사에 등장한 딸 정현씨는 미국내 160만달러 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때 45만달러 주고 쓴 계약서를 찢어버렸다고 한다. 미국법이 어떤지 몰라도 계약서가 없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권리행사를 못하는 게 일반적인데 우리 돈으로 5억원이 넘는 돈을 떼 일 것 감수하고 그 증빙서류를 없앴다는 것 역시 뭔가 구린게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딸 역시 통이 큰 모양이다.

일반적으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거나, 법원이 피의자의 신병을 구속할 때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를 가장 먼저 중시한다. 이미 노 전대통령측은 수사가 시작된 이후 패밀리끼리 말맞추기를 많이 한 정황이 짙다. 따라서 명품시계와 아파트 계약서를 둘러싼 '막장 해명'이 검찰의 신병처리에 과연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비록 피의자 본인이나 친족, 동거자 등이 증거인멸 행위를 했더라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여론은 수긍하기가 힘들 것이다.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라 선수를 쳤는지 모르지만 악수(惡手)이며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돈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을때 노 전대통령은 '집사람이 한일이라 나는 모르고 나중에 알았다'고 일관되게 '아내 탓'으로 돌렸다. 두달여전의 시중 여론은 '1-20만원도 아닌 엄청난 돈을 어떻게 마누라 혼자 받고 쓰느냐'며 치사한 남편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아줌마들의 비위가 많이 상했었다. 명품시계를 버린 것 역시 아내가 버렸기에 나는 어디에 버린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부부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하는데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너무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하니 여론이 갈수록 싸늘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노 전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대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모습을 드러냈을때만 해도 범법행위는 그렇다 치고 대통령을 지내며 나름대로 국가발전에 공헌 한 점과 역대 대통령들의 수난을 자괴하는 상당수 국민정서 등으로 불구속 기소해야 한다는 흐름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검찰도 20여일이 지난 오늘까지 노 전대통령의 신병처리를 고민하고 있는 바 이지만 '아니다, 모른다, 내가 안했다'의 'No'시리즈에 반기류가 급속히 형성되고 있음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모르는 일"에 여론 싸늘… 자승자박 악수 아닐지

대통령 시절 거침없고 자신감에 넘치며, 논리정연 하면서도 독선에 가까웠던 언변은 어느새 모습을 감추고 아내와 가족들 뒤에 숨어 방어논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국민들의 분노는 고조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또 다시 수갑차고 구치소 가는게 나라 망신이라고 참담해 하는 착한 국민들이 그런 동정심을 거두고 '집어넣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뱉는 것을 봉하마을이라고 모르진 않을텐데 갈수록 자기 모순에 빠지는 듯한 해명과 변명이 구차하다 못해 역겨워진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법. 더러운 곳에 있어도 더럽혀지지 않고 항상 깨끗한 연꽃을 가르키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지아비와 전직 대통령의 처신과 위신을 한번쯤 생각해 본다면 이런 처신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