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청주읍성 둔태석에 담긴 비화를 아시나요

성벽 한 가운데 구멍 뚫린 성돌 '눈길'
터키 아야소피아 성당 '소원기둥'과 유사
웨딩촬영거리 신혼부부 관광상품화 제안

  • 웹출고시간2013.12.16 20:12:57
  • 최종수정2013.12.16 20:12:57
비잔틴 건축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는 터키의 아야소피아 성당.

이곳에 가면 '마리아의 손 모양'이라는 기둥이 있다. 기둥에 뚫린 구멍에 엄지손가락을 넣고 손을 펴 한 바퀴 돌려지는 사람에게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래서 '소원 기동' 또는 '기적의 기둥'이라 불린다.

아야소피아 성당은 건축물 자체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나 이 기둥 덕분에 젊은 관광객들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에서 중견배우 이미연이 소원기둥에 유난히 관심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 신비의 기둥 구멍이 우리나라, 그것도 청주에 있다면 어떨까. 말도 안 되는 가설일까. 그렇지 않다. 해석하기 나름이다.

충북도청에 근무하는 박선희 주무관이 청주읍성 둔태석에 손을 넣은 채 소원을 빌고 있다.

ⓒ 임장규 기자
그럴싸하게 '평행 이론'을 적용해보자.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인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비슷한 사건이 펼쳐질 수 있다는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360년 콘스탄티누스 2세 때 아야소피아 성당이 처음 지어진 뒤 329년이 지난 689년, 통일신라 신문왕 9년 때 지금의 청주읍성으로 추정되는 서원경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청주읍성은 1천년 넘게 청주의 수문장으로 위상을 떨쳤으나 1911년 총칼을 앞세운 일제에 의해 처참히 부서졌다.

그로부터 정확히 102년이 지난 2013년 12월11일, 청주읍성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록 35m밖에 복원되지 않았으나 청주의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현재 중앙공원 서문~청주 YMCA 사이에 복원된 청주읍성에 가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성벽 한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성돌이 하나 있는데 얼핏 봐선 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이 괴상한 돌은 다름 아닌 '둔태석(屯太石)', 즉 문지도리(문짝)를 끼워 회전시키기 위해 구멍을 뚫어 놓은 돌로 추정된다. '절구'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청주시는 기초 파기작업 도중 나온 이 돌을 성벽 한 가운데 끼워 넣었다. 청주읍성을 상징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종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유력하게 거론된 활용방안은 '소원 구멍'. 아야소피아 성당의 그것과 같다.

복원된 청주읍성 앞은 청주의 유명한 웨딩촬영거리인데 신혼부부들의 백년해로를 비는 '소원 구멍'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웨딩사진을 찍을 때 손을 한 번 넣으면 10년이 행복하고, 두 번 넣으면 20년이 행복하다는 식이다.

충분히 그럴싸하다. 아야소피아 성당도 '소원 기둥', 다시 말해 재보다 잿밥으로 더 유명해졌다. 청주읍성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첫 육상전투 승전지라는 위대한 타이틀도 있지 않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평행이론'을 아야소피아 성당과 청주읍성 '소원 구멍'에 적용해보는 것도 꽤 멋진 방안이다.

/ 임장규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