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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성

한국교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정치는 불통, 경제는 불황, 사회는 양극화로 인한 갈등, 문화는 지나친 상업화로 치달으면서 불신이 팽배하고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존재하여 좀처럼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사회갈등의 근원인 정치권에서는 특별한 대안의 제시도 없이 흑백논리로 상대를 헐뜯는 비판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사회의 주된 병폐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라고는 하지만 그 속셈을 들여다보면 이기적인 정치야욕만 있을 뿐이지 그들이 말하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우리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됐을까·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소통의 리더십이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통이란 사물, 생각이나 의견 등이 막힘없이 서로 잘 통하는 것을 말한다.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에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이란 말이 있다. 이는 '통하면 아프지 않을 것이고, 통하지 않으면 아플 것이다'라는 뜻으로 한의학에서 흔히 인용하는 말이다. 인간의 육체가 아픈 이유는 서로 혈기와 경락이 막히고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느 조직이나 국가도 구성원 개개인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반목하게 되면 여기저기 아프고 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대립의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한 해법임을 알려주는 말이다.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할 때 양보, 인정, 공조, 통합, 경청, 공감, 합의 등을 통한 '소통의 리더십'을 누구보다도 강조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오바마 대통령은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100년 가까이 클린턴 대통령 등 수많은 역대 대통령들이 추진해왔지만 실패를 거듭해온 건강보험개혁(안)을 2010년 3월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건강보험 개혁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미국 국민 5천400만 명 중 3천200만 명이 추가로 건강보험 수혜대상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과정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오마바 대통령의 '설득과 소통의 리더십'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대파 의원들은 직접 집무실에서 독대하며 설득하였고 대통령 전용기에 태워 대접하면서 설득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의 정책에 항상 반대해온 폭스 뉴스에 출연해 개혁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하였고, 개혁법안의 통과를 위해 외국순방 일정까지도 연기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실천한 대표적인 리더로 세종대왕을 꼽을 수 있다. 세종대왕은 재위기간 32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국가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세종대왕은 마음이 통하면 만사가 통한다는 신념으로 신하들과 차별을 두지 않고 서로 토론하며 설득보다는 경청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해결책을 찾는 진정한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조선이 성리학을 근간으로 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와 승려를 배척하지 않고 그들이 전하는 진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특정 인사, 이념, 종교 등에서 편 가르기를 하지 않았다.

'불통즉통(不通則痛)'이라고 하였다. 조직이 병드는 원인은 불통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로 소통이 되지 않으니 오해와 갈등이 빚어져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이념적 양극화가 심해져만 가는 것이다. 소통의 리더십이 거시적인 국가차원에서 대통령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크고 작은 조직에서 불통이 원인이 되어 갈등과 반목이 빚어져 조직문화를 악화시켜 의욕상실을 빚는 사례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국가이든 정부기관이든 기업이든 모든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며 리더십의 선결요건은 '소통'이다. 우리 사회에는 소통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설득을 통한 소통의 리더십'과 세종대왕의 '경청을 통한 소통의 리더십'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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