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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가볼만한 농산촌마을 - 충주 '상대촌마을'

복사꽃 무릉도원서 봄날은 무르익고…

  • 웹출고시간2009.05.21 19:13: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야트막한 산 아래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마을 입구에는 느티나무가 있고, 논과 밭이 있는 마을 모습이 정겹다.

한반도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차령산맥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충북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에 상대촌마을이 있다.

마을 옛 이름인 지장리(智庄里)를 사투리 억양으로 하여 '지쟁이'로도 불리는 이 마을은 오갑산, 국망산, 승대산, 원통산에 의해 사방으로 둘러 쌓인 산간 분지형 마을이다.

한반도의 중심에 있다 보니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은 곳이다.

삼한시대에는 마한 땅이었지만, 삼국시대에는 각국의 치열한 영토 쟁탈전 결과로 고구려가 차지했을 당시 세운, 현존하는 유일한 고구려비인 중원고구려비(국보 제 205호)가 마을 동쪽 20Km 지점에 있고, 통일신라시대 때 중원경이 마을 인근 충주시 일원에 있을 정도로 요충지였다.

또한 지형지세마저 특이해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이 동북쪽에서 서남쪽으로 흐르는 것과 달리 이 마을의 하천은 남서쪽에서 동북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를 두고 풍수지리학계에서는 역수(逆水)의 기(氣)가 흐르는 마을이라 하여 비상한 경계를 하는 곳이어서 급기야 조선 왕조에서는 이곳에 태실(탄생한 왕자들의 태를 신성하게 묻어 두는 곳)을 두어 민심을 달래기도 했다.

한편 이 마을 동쪽에는 높지 않은 산이 하나 있는데 구한말 임오군란 당시 명성황후가 피난을 와서 잠시 이 마을에 머물 때 그 산 마루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초조해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금방산(金傍山)이었던 이 산의 이름이 국망산(國望山)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마을위치도

지도 중 지당리가 상대촌마을 임

종전에는 접근로가 미흡해 수도권 등 외지에서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뒷산, 앞개울, 논과 밭 등 자연 환경과 그 자연을 닮은 인심을 묵묵히 지켜왔다.

그런데 이제는 38번 국도 확장과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이면 충분하고, 아랫녘의 호남 및 영남지방에서도 3시간 정도면 이 마을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쪽에서는 영동고속도로로 가다가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 탄 뒤 감곡IC에서 빠져나오면 쉽게 갈 수 있고, 골퍼들에게는 상떼힐 컨트리클럽 바로 앞마을이라고 설명하면 금방 위치를 알 수 있는 곳이다.

더욱이 이 마을이 각종 계절별 체험프로그램과 먹을거리를 내놓고, 마을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도시민들의 팜스테이 마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마을은 전체 54가구 180여명의 주민들이 살면서 복숭아, 사과, 단호박, 땅콩, 고구마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산물을 연중 키워내는 아담한 농촌마을이다.

거창한 문화유적이나 전국적으로 특이한 농산품이나 유명한 사람이 있지도 않다.

마을종합안내도

민박농가, 복사꽃길, 산책로, 주말농장, 자연형 하천, 가족체험시설 등이 조화롭게 모여 있어 풍요한 팜스테이를 짐작케 한다.

그저 봄이면 불그레한 복사꽃이 마을을 감싸고, 여름이면 자주색 감자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고, 겨울에는 저수지 얼음판 위에서 얼음낚시와 썰매 타는 아이들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을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평범한 농촌 모습과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예뻐서일까·

지난해 이 마을을 찾은 체험객 수가 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으로 유명해 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우리나라 최고급 백화점의 하나로 꼽히는 현대백화점의 우수(VIP) 고객들이 매년 700~800명씩 이 마을을 단골로 찾은 지가 벌써 여러 해 됐다.

봄철에는 마을에 불그레하게 핀 복사꽃이 지천이다. 꽃 나무 밑을 걷기도 하고, 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며 무릉도원을 만끽한다.

지난 4월에도 현대백화점 우수 고객 40명이 철도청과 앙성농협이 마련한 '파랑새 기차여행'을 통해 이 마을에 들러 복사꽃 체험도 하고, 민들레나 쑥 같은 나물도 캐고,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해 놓은 두릅과 산나물 등을 산 뒤 충주지역의 중앙탑, 탄금대 공원, 충주호 등 관광지를 둘러보고 돌아갔다.

이 같은 마을 인기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농사일로 바쁜 가운데도 도시민들이 농촌을 마음껏 체험하고 맛보고 갈 수 있도록 계절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한 결과다.

도시 아이들이 고구마밭에서 부모와 함께 직접 고구마를 캐 보고, 캔 고구마를 찌거나 구워먹는 것도 소중한 농촌체험이다.

봄에는 복숭아 · 사과꽃 과수원 걷기, 과일봉지 씌우기, 감자심기, 산나물 채취 등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고추심기, 모내기, 친환경 벼 재배를 위한 오리·우렁이 방사하기, 고구마심기, 땅콩심기, 복숭아따기, 감자캐기 등이 아이들을 신나게 한다.

가을에는 사과따기,땅콩캐기, 고추따기, 메뚜기잡기, 피라미잡기, 벼베기, 벼타작, 고구마캐기, 가을풍경스케치, 등산 및 산림욕 등이 준비돼 있다.

겨울에는 지당저수지 얼음낚시, 팽이치기,썰매타기,제기차기,

자치기, 윷놀이, 겨울풍경 사진촬영 등으로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동심에 빠진다.

가을철에 빨갛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직접 따보는 체험은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과 수확철의 풍요를 맛보게 한다.

이 밖에 우리 콩을 맷돌에 갈아 두부만들기, 인절미 등 각종 떡을 만드는 떡메치기 등은 연중 체험할 수 있다.

이 마을의 특산품은 맛,향,색깔이 좋고, 당도가 높으며 , 피부미용에 탁월한 앙성 천중도복숭아가 여름을 책임지면 이어서 탐스런 사과가 가을을 책임진다.

또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콩을 마을 공동으로 삶고 찧어 메주를 만들고, 이를 짚으로 엮어 비닐하우스에서 잘 띄워 만든 메주와 된장도 일품이다.

그리고 이 마을 80여 가구가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는 단호박이 품질과 가격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곳에 와서 들판과 산을 누비며 각종 체험하느라 허기가 지면 단호박 영양밥, 토종닭 요리, 민물고기 매운탕, 어죽 등이 도시민들의 입맛고 건강을 북돋운다.

한편 2개동의 가족체험 시설까지 있어 가족들이 함께 무수한 별이 쏟아질 듯 한 밤하늘을 보며 싱그러운 풀내음을 맡는 농촌의 밤을 느껴볼 수도 있다.

이 마을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로 인절미, 절편 등 전통 떡을 만들기 위해 떡메치기 체험을 하면서 도시민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즐거워 하고 있다.

이 처럼 다양한 녹색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결과 이 마을은 몇 년 전부터 KT충주지사,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AFFIS), 충주중앙초등학교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으로 도농 교류를 하고 있다.

이 마을과 가까운 관광지로는 지하 700m이상 깊이에서 용출되는 25~38℃의 국내 유일 탄산온천으로 올 들어 벌써 지난 3월까지 19만명이 다녀간 충주앙성탄산온천이 있다.

또 기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남한강과 울창한 송림이 절경이어서 신라 때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했고, 임진왜란 때는 신립 장군이 왜군을 상대로 격전을 치른 탄금대도 멀지 않다.

그리고 통일신라 시대 세워진 석탑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국보 제6호로 지정된 중앙탑(중원탑평리7층석탑)도 인근 남한강변인 충주시 가금면에 있어 역사 교육의 좋은 자료가 된다.

이 마을 어성관 운영위원장(55)은 "주민들은 아무리 농사가 바빠도 손님 접대에 소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산책·등산로와 하천을 정비하고, 산촌개발사업을 유치해 다시 찾고 싶은 전국 제일의 농촌체험마을을 만드는 게 주민들의 바램"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우리 콩을 자체로 팔면 80Kg짜리 한 포대가 25만원이지만 이것으로 메주를 만들어 팔면 75만원 이상을 받고, 더 나아가 된장까지 만들어 팔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처럼 농산촌의 높은 수익은 물론 된장, 간장을 담가 먹을 수 있는 환경에 있지 않는 도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된장, 간장은 물론 복숭아 가공 공장 등 농산물들의 가공 단계까지 구현하는 게 농촌을 살리는 중요한 문제"라고 의욕을 보였다.

/박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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