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요즘 매월 첫째 금요일을 소설 ≪삼국지≫와 함께 아침을 열고 있다. 아침을 열기에 상큼한 소재는 아니나 흥미로운 이야기는 될 듯하다. 219년에 유비는 한중왕에 오른 뒤 문무관원들에게 작위를 내린다. 이때 관우는 전장군에 제수 되었으나, 이어서 황충이라는 사람을 자신과 같은 반열인 후장군에 임명하였다는 말을 듣자 불같이 화를 내면서 "대장부는 결코 노병과 같은 반열에 서지 않는다!"라는 말을 내뱉었고, 심지어 유비가 내린 작위까지 받지 않으려 하였다. 그런데 이 대목은 ≪삼국지≫의 독자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점잖은 관우가 갑자기 자존심 내세우며 버럭하는 것도 낯설지만, 독자들에겐 적벽대전 직후에 관우와 황충이 장사성에서 이미 크게 한 번 결투를 벌인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때 관우와 황충은 흔히 말해서 사나이답게 서로 한 번씩 죽을 고비에서 살려주는 멋진 일대일 대결을 벌여, ≪삼국지≫에서도 손꼽히는 감동적 장면을 연출하였다. 그런데 독자도 기억하는 것을 관우는 왜 그새 까먹었을까? 이것은 역으로 애당초 관우와 황충의 결투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정사의 기록을 참고하면, 그때 황충은 장사성이 아니라 그 속현인 유현이란 곳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당시
입춘이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고 추적추적 봄비가 종종 내리는 것이 진짜 봄이 오려나 보다. 충청북도 이곳저곳에서는 벌써부터 봄 축제를 앞다투어 홍보를 하기 시작했고 필자 회사인 플러그미디어웍스에서도 지역 내 다양한 축제 준비로 전 직원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중 괴산군에서 새롭게 첫 회를 준비하고 있는 '2024괴산빨간맛페스티벌'의 타이틀 브랜드 이미지(BI), 포스터, 웹사이트 외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괴산군 하면 떠오르는 괴산 청결고추의 매운맛과 김장, 봄꽃(홍매화, 양귀비, 튤립)이 연상되고 활기차고 열정적인 기운을 담은 빨간색에서 착안하여 괴산의 봄을 대표하는 신선하고 젊은 축제로 펼쳐질 예정이다. '2024괴산빨간맛페스티벌'은 오는 5월 24일 금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괴산유기농엑스포광장, 동진천 하상 일원, 괴산종합운동장 등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괴산군축제위원회에서 기획한 주요 프로그램으로 괴산청년페스타, 맵부심푸드파이터대회, 컬러런, OST콘서트, 빨간꽃길걷기대회, 전국TOP가요쇼, 전국레드댄스경연대회, 전국치어리더경연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
국민의힘 공천이 '꼰대 공천'이란 비판이 많다. 충북 전체 8개 선거구에서 현역의원 4명 모두 경선을 통과했고 원외 당협위원장 3명과 신인 1명이 공천장을 받았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은 청주상당 정우택(5선), 청주서원 김진모(당협위원장), 청주흥덕 김동원(신인), 청주청원 김수민(당협위원장·전 초선), 충주 이종배(3선), 제천단양 엄태영(초선),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3선), 증평진천음성 경대수(당협위원장·전 재선)다. 8명 중 6명이 전·현의원인데다 3선 이상 현역의원이 3명이나 되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번에 처음 출마하는 후보는 김진모, 김동원 2명이다. 김수민 후보는 유일한 여성이자 청년 후보이기도 하다. *** 현역불패 피로감 국힘은 시스템에 의해 공정한 공천이 진행됐다고 자평하는데도 감동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이 다수다. 정치권의 변화를 강하게 희망하는 도민들 눈에는 매번 보여 지는 그 얼굴들에 피로감을 느낄 뿐이다. 집권여당의 비대위가 등장했을 때 도민들은 제대로 된 혁신을 기대하며 총선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오리라 믿었다. 그러나 속속 드러나는 공천 결과에는 정치개혁의 의지를 찾을 수 없다. 시스템 공천이라지만 어느 당도…
요즘 뉴스에 이해충돌방지법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해충돌방지법이란 무엇이며 왜 계속해서 강조되는 것일까? 이해충돌방지법은 처음엔 청탁금지법의 일부로 제출되었으나 표류된 법이었다. 이후 LH 부동산 투기사태를 계기로 법안이 재조명 되면서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2021년 5월 18일 제정되어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 2년차를 맞이한 공직자의 청렴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법이다. 그렇다면 이해충돌방지법에서 '이해충돌'이란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 일까? 이는 동법 제2조 제4호에서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에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되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을 말한다.'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에서 입찰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가 입찰 시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 등이 지원했을 때 해당 담당자와 사적관계가 있는 지원자들은 이익을, 사적 관계가 없는 다른 지원자들이 불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 예시와 같은 상황이 '이해충돌'이며, 이해충돌방지법은 이러한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위와 같은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의 적용 대상은 공직자와 공무수행사
선배 교장선생님들의 퇴임 축하 모임이 있었다. 여러 행사 중 축하 무대를 꾸며준 후배 교사들의 시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축가를 부탁하고 어떤 곡을 준비했을까 궁금했는데 제목을 듣는 순간 '그래, 바로 이 노래야.' 했다.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에서 조승우가 부른 「지금 이 순간」이었다.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이 이뤄질지 몰라. 참아온 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 간다. 연기처럼 멀리~" 한 구절 한 구절 가사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들었다. 긴 세월 교직의 길을 걸어오신 선배님들의 지금 이 순간은 간절히 바라고 원하던 꿈을 이룬 순간일까? 힘겹게 참아온 일들이 사라지는 순간일까? 예전엔 아직도 너무 젊으신데 떠나야만 하는 선배님들을 보며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었다. 지금 이 순간은 교직을 떠나 새롭게 걸어갈 길에서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다는 부러움이 더 크다. 내가 바뀐 건지, 세상이 그렇게 만든 건지 애써 웃어보지만, 달라진 세월에 허탈함이 머문다. 노래를 듣는 내내 선배님들의 교직 생활의 궤적들이 그려졌고, 끝을 향해 걸어가는 나와 이제 시작하는 후배들이 걸어갈 미래의 순간들을 상상하니 기대보
-반갑습니다, 금방 알아보겠네요. 그분 맞지요? 사륜거에 학창의와 백우선…. 동양권에선 너무 유명한 분입니다. "제갈량 혹은 제갈공명이라 합니다. '삼국지'를 통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선생으로 인한 고사성어가 많아서 오늘은 그것들 중심으로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괜찮으시죠? "기대가 너무 클까 걱정입니다. 아는 대로 답하려 합니다." -아무래도 시작은 삼고초려(三顧草廬)로 해야겠네요. "선제(先帝)께서 나이 어리고 이룬 것 없는 소인을 융중 모옥(茅屋)으로 세 번이나 찾아주신 것을 이르는 성어지요. 부자간이래도 믿을 만한 나이 차이에 지극히 예우해 주셨지요. 미미한 것을 크게 써주셨어요." -그때 관운장이나 장비의 불평이 좀 있었다지요? "당연하지요. 그분들 선제를 모시고 20년 넘게 고생할 땐데 전 겨우 27세 즈음이었으니까요. 저를 과도히 아끼고 싸고도시니 이해 못 할만 했지요. 그때 선제가 마흔일곱, 관운장도 그 정도, 장비님은 마흔 셋이었으니 제가 눈에 찼겠어요? 전 그냥 백면서생이었거든요." -그때 현덕께서 하신 말씀이 수어지교(水魚之交)였지요? "분에 넘치는 인정이셨어요. 서서가 저를 과하게 소개해준 탓도 있고요. 유력자의
'철새'라는 용어는 이익을 좇아 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정치인을 지칭하기도 한다. 요즈음 여·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지역 후보를 내면서 일부 탈락한 정치인들이 당적을 옮기고 있다. 오로지 공천을 받기 위해 수십년 쌓아온 정치적 신념이나 동지적 유대도 팽개친다. 철새 정치인은 요즈음만의 풍속도는 아니다. 조선 유교사회에서도 사색당파의 대립이 첨예했던 시기, 철새 정치인이 많았다. 선비가 지녀야 할 대쪽 같은 신념이나 절개도 권력을 위해서는 헌신짝처럼 버렸다. 지금은 공천을 위해 당적을 바꾸는 철새들이지만 옛날에는 상대 당을 역적으로 몰아 몰락시키는 극단적인 모함행위 까지 벌였다. 사화나 고변등 조선 중기 피의 숙청사를 들여다보면 모두 권력투쟁의 산물이다. 경종(景宗. 재위 1720~1724)대 정권을 잡은 소론은 노론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대사헌을 거쳐 형조판서가 된 김일경이 앞장섰다. 그는 노론의 인물 중 목호룡이란 사람을 매수했다. 목호룡은 남인 천얼 출신으로 청능군(靑陵君)의 집안 노비였으나, 풍수를 배워 연잉군 사친(私親)의 장지를 잡아주고 노비에서 양인이 되었다. 이후에 궁궐의 토지와 곡식을 관리하면서 부호가 되었다. 평
'용문점액(龍門點額)',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우리 경제를 전망하며 뽑은 키워드다. 용문은 물살이 거센 협곡으로 잉어가 용문을 넘으면 용이 되고, 넘지 못하면 문턱에 머리를 부딪쳐 상처만 입은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뜻이다. 올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거나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갈림길에 서 있다는 의미다. 용문점액은 경제뿐 아니라 농업에도 해당되는 키워드라고 본다.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 농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전쟁으로 인한 식량안보의 위협 등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우리 농업이 경쟁력 있는 미래 성장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용문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자국의 농업 위기 극복과 혁신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농업'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정밀화·무인화해 농사의 편리성·생산성·품질 향상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앞으로 스마트농업이 기후변화, 노동력 부족, 식량안보, 생태계 파괴,
지금까지 다양성의 개념은 주로 긍정의 대상이었다. 자연 생태계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문화의 다양성과 언어의 다양성을 왜 지켜가야 하는지, 가치의 다양성이라든가 실천의 다양성이 사회를 어떻게 풍성하게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그 이유였다. 문득 떠난 여행지에서 만나는 온갖 풍경에 매료되고 몰두하는 이유도 낯섦 즉 새로움으로써의 다양성에 끌리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요즘에는 단순하게 다양성 자체만으로는 뭔가 아쉽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끊이지 않는 갈등과 다툼의 소식들,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정도를 넘어 아예 지워버리는 비극의 소식들을 접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더욱 그렇다. 갈등이 생겨나는 원인 중 하나가 서로의 다름에 의한 것이고 그 다름의 내용이 곧 다양성이라면. 그것에도 일정한 조건이 붙어야 하지 않을까. 다양성에 따른 혼란과 어지러움까지 살아감의 한 과정이라며 받아들일 여지는 있다지만, 일정한 정도를 넘어서는 것들까지 수용할 정도로 공간이 무한하지는 않다. 조화로움은 다양성을 지속하기 위한 기본 조건 중 하나다. 어떤 규모든 일정한 단위에 속하는 구성원들 사이에 제도적이거나 규범적 형태, 암묵적인 무엇이라도 좋은 질서와 조화가 있어야 한다는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비친 애인은 항상 서시(西施)처럼 특별해 보이는 법인가 보다(情人眼裏出西施). 우리말로 굳이 비유하자면 제 눈에 안경이 될 '정인안리출서시'는 중국인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소설로 꼽히는 조설근의 장편소설 홍루몽 79화에 등장하며 널리 회자되었다. 영어에도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렸다(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라는 닮은 표현이 있긴 하다. 그런데 간혹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제일이라고 우기는 이 말이 터무니없을 경우 당치않은 안목에 '아이고 눈도 참 답답하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서시는 왕소군, 초선, 양귀비와 함께 고대 중국 4대 미인 중의 한 사람이다. 아리따운 자태를 본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조차 잊은 채 바닥으로 가라앉았다(沈魚)는 서시, 기러기가 날개 짓을 잊고 땅으로 떨어졌다(落雁)는 왕소군, 달도 빛을 가리고 구름 사이로 숨어 버렸다(閉月)는 초선,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羞花)는 양귀비를 묶어 '침어낙안(沈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라 부르는데 그 중에서도 서시의 미모를 으뜸으로 쳤다. ***좋아하면 서시처럼 보이는 신기한 눈 서시는 기원전 5세기인 춘
"일본인은 싸움을 좋아하면서도 얌전하고, 군국주의적이면서도 탐미적이고, 불손하면서도 예의바르고, 유순하면서도 분개하고, 용감하면서도 겁쟁이고,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즐겨 받아들인다." 여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Ruth Benedict)가 1946년 미 국무성의 연구의뢰를 받아 일본의 이해를 위해 쓴 "국화와 칼"의 한 구절이다. 국화는 예술과 평화를, 칼은 전쟁과 폭력을 상징하며 일본인의 이중성을 모티브로 저술된 책이다. 미국과 일본과의 교류역사는 1850년대 구로후네(黑船) 사건 이후 200년이 채 안 되는 시점에서, 미국 역사상 단 한 번도 외침을 받지 않았던 미국이 태평양 끝자락에 있어 잘 알지도 못하는 일본에 의해 진주만 본토를 침공 당했으니, 종전 후 일본을 어떻게 대하여야 할지를 연구하는 것은 당연했을지 모른다. 반면 한일교류의 역사는 약 2천500여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을 거쳐 한반도를 통해 일본으로 각종 문명과 문화가 흘러가 일본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은 정설이다. 한일관계 상호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체로 한국은 전파자로, 일본은 수용자의 관계를 가졌다. 가끔 일본인들이 한국의 해안을 어지럽힐 때 그들을 왜구(倭寇)라라
해마다 이맘때면 단양지역에서는 지난해 가을 파종했던 마늘이 파란 싹을 내밀고 올라온다. 더불어 비닐 속 마늘 싹을 꺼내는 농업인의 손과 마음이 바빠지는 시기다. 여기저기서 마늘 싹을 꺼내는 농업인들의 모습은 한 해 농사의 시작과 봄을 알리는 단양지역의 모습이다. 단양하면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마늘이다. 마늘은 오래전부터 단양을 대표하는 농산물이고 품질도 으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입맛도 변해 우리의 전통적 양념 채소인 마늘의 소비량도 주는 추세다. 소비자의 마늘 구매 방식도 엮은 접 마늘보다는 깐마늘이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간 마늘구매가 인기다. 마늘을 생산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소비자 수요에 맞게 깐마늘이나 간 마늘 생산에 유리한 난지형 마늘 재배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마늘 품종은 크게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하는 난지형과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에서 재배하는 한지형 마늘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매년 한지형 마늘 재배면적은 줄고 난지형 마늘 재배면적은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예전엔 한지형 마늘을 주로 재배하던 서산, 의성지역도 점차 난지형 마늘 재
국회의원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다. 서로 반대되는 양 진영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 주장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어쩌면 그들이 말이 보통 방식과 달라서 중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잘못 알아듣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말 중 긍정적이고 사랑에 찬 말 그리고 희망차고 유익한 말만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말을 잘한다는 건 타인을 설득하는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국민을 설득할 능력이 없는 정치가나 권력자는 말 대신 강압적인 힘을 사용한다. 무수한 말들이 날아다녀요 쫑긋 귀를 세워 문을 열어요 말들을 잡기 위해 소리를 키워요 말 속에 숨어있는 의미는 헤아리지 않아요 말과 소리가 난무하는 공간 안에서 발아한 씨앗 가벼운 입을 찾아 또 날아가요 「말의 씨앗」 전문, 안애정 (시집 구피 닮은 여자, 시산맥사 2018) 이 시는 '말하기'와 '듣기'의 중요함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그저 받아들일 뿐 판단하지 않는다. 들은 말을 판단하는 건 우리의 뇌다. 뇌는 감지한 걸 판단하여 다른 기관이 움직이도록 명령을 내린다. 뇌의 기능이 잘못되었거나 혹은 그릇
"당신은 왜 그렇게 사십니까?" 느닷없는 질문에 잠시의 망설임. 답을 하기 전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지?'라는 질문을 재빠르게 던진다. "글쎄요. 답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살아야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에 그저 현실적으로 평범하게 답한 것 같아 마음이 썩 개운치는 않았다. 얼마 전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종교계 큰 스승과의 만남에서 나누었던 대화의 한 장면이다. 자리에 함께한 분들의 얼굴을 돌아가며 살피니 오호라 그들 모두 평탄하지는 않은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지셨구나!' 싶었다. 종교, 정치, 농업·노동계와 언론, 교육, 문화예술계의 현장에서 다들 나름의 뜻과 정의로움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도 그렇다. 생각해 보니 '교직 첫 출발부터 지금까지 평범하지는 않았구나!' 싶다. 평범한 듯 순탄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깨어지고 꺾이면서도 모른 척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리 살았다. 모두가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해야 한다
#보은읍 학림리 앞도로에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라 "과속단속카메라를 철거 후 차들이 쌩쌩 달려 동네 주민들이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있어요. 잘 있던 카메라를 왜 철거했는지 모르겠어요" 보은읍 학림리 453-1 도로에 설치되어 있던 과속단속카메라가 1월 10일께 철거되면서 과속차량이 증가로 주민들이 생명의 위협 및 심리적 불안감에 떨고 있다. 이곳은 약 2㎞의 직선도로로 과속차량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았던 곳이다. 마을지킴이 최용호 이장은 "과속카메라가 설치되기 전에 마을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6명의 목숨을 잃었어요. 오죽하면 주민들이 불안해서 마을기금을 들여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지냈겠어요"라 말한다. 그 후 경찰청에선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과속단속카메라가 설치하였다. 카메라 설치 후 지금까지 사망사고가 없었다. 그런데 단속카메라가 철거되자 2월 14일 오후 2시쯤 주유소 100m 아래 지점에서 승용차 전복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과거의 악몽이 되새기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은 "도로에 나가면 차가 쌩쌩 달려 나에게 달려들까 무서워요" 또 다른 주민은 "꿈속에서 승용차하고 오토바이가 우리 집으로
지방의 학교 야간 노인 경비원의 삶과 관련한 이야기다. 청룡의 새해에는 국민 모두 가 더욱 풍요롭고 웃음이 가득한 활기찬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2024년 새해 벽두에 예년보다 빨리 2023년 경제협력기구(OECD)가 회원국가의 경제순위를 발표하였다. 1966년 12월에 가입한 경제협력기구(OECD) 한국의 경제순위는 2021년 회원국 38개 국가 중 23위에 올랐다. 민족 수난의 1950년. 6·25동란과, 1980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국가가 빚을지는 치욕의 역경을 딛고 경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2020년 1월 전 세계를 덮친 유행병 코로나19 또한 나라 경제를 뒷걸음치게 한 수난을 끈질긴 국민 근성의 도전 정신과, 국민통합으로 경제를 되살려냈다. 2022년6월1일 기준, 국제통화기금(IMF)는 2021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1조6천733억 달러로 국제협력기구OECD)국가 중 11위, 세계27위라고 발표하였다. 2022년 한국의 실질국내총생산(GDP) 1조6천733억 달러는 한국인구 5천만 명의 1인 연간 실질 국민총소득(GDI) 3천2661 달러로 우리 돈 3천628만 원 정도이다. 경제를 모르는 노인이지
MZ세대는 1980년생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 M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세대인 Z세대를 합친 용어로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MZ세대는 이전 세대인 X세대 또는 베이비붐 세대와 비교할 때 디지털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하고 다른 생활방식을 보인다고 평가된다. MZ세대는 자기애가 강하고 업무에 있어 공정, 자유, 투명성, 유연성, 자립성을 선호하는 편이다. 공직사회 내 MZ세대의 비중이 41%가 넘는데, MZ세대의 비중 증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노후 준비에 있어 MZ세대 지방공무원은 어떤 상황일까? 경제적 노후 준비는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등 다층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적연금인 공무원 연금은 여러 차례 개혁을 거쳐 2015년까지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으로 변화되었다. 기여금 부담률은 7%에서 9%로 인상되고, 연금 지급률은 20년 동안 1.9%에서 1.7%로 점진적으로 하락하도록 개혁되었다. 그 결과 공무원연금의 보험료 납입 총액 대비 연금 수급 총액의 비는 1.4∼1.7배 수준이 되어 국민연금 가입자(1.5∼2.0배)와 비슷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6년 신규…
30여년 서울 생활을 접고 평생 익힌 커피 기술과 지식을 고향에서 펼쳐 보이겠다며 단양으로 간 친구에게서 분노에 가득 찬 장문의 글을 받았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문화공연장이 파괴될 지경에 처해 있으니 주변에 널리 알려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막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요지는 이랬다. 단양군이 혈세 8억원을 들여 어렵게 만든 '나루공연장'을 부수고 그 자리에 지하 2층·지상 5층짜리 주차타워를 세운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민심이 흉흉하다. 특정 업체가 지역 상인들을 부추겨 주차장 추진 동의서를 은밀히 받아내고, 행정기관은 이를 묵인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문화행사는 물론 주민 휴식처로 활용되는 있는 '공원형 공연장'을 없애 버리고 1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다시 쏟아 붓는 데는 '모종의 커넥션'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불거져 검찰 고발까지 치달을 험악한 분위기이다. 시간이 걸리고 아픔도 겪겠지만 상부기관인 충북도의 조사와 사법기관의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고 일은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농촌지역의 주차장 확보가 비단 단양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결방법에 관한 합의가 필요하다. 인천 남동구, 수원특례시 등…
점심을 먹고 교실로 가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방글라데시 학생이 커피를 줬다. 괜찮다며 사양했는데 세 개나 샀다며 손을 내민다. 고맙다며 받았더니 수줍게 웃으며 다른 교실로 향한다. 지난 학기에 공부한 선생님 반이다. 나중에 들으니 이번 학기에 공부를 시작한 선생님까지 주려고 세 개나 사 온 거였다. 성실하지만 내성적인 학생으로 내 기억 속에 있다. 결석도 없이 꾸준히 출석했는데 드러나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2단계, 3단계를 통과하고 이번 학기에 4단계를 공부하는 학생인데 그동안 공부했던 선생님들께 나름대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올해 상반기 사회통합프로그램 한국어를 개강했다. 음성군 지역에는 사회통합 운영기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과정 신청은 1~2분 만에 마감됐다. 이 과정을 신청하기 위해서 보는 사전평가도 신청하기가 쉽지 않은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과정 신청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 이번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고려하여 평일에 신청하지 않고 일요일 아침 9시로 정했다. 인터넷 시계를 보며 9시 정각에 로그인해야 한다고 미리 안내하고 빠르게 신청해
조팝꽃이 한창인 계절의 언덕받이에서 아지랑이 속삭임 포근한 봄 날이었다. 내가 운영했던 '부천 하나유치원' 소풍을 기억한다. 나의 생애 한 가운데에서 내 꿈을 늘 바라봐주시던 어머니는 외손자 돌보미로 소풍길에 따라나섰다. 원아들과 학부모를 태운 대형버스가 줄지어 수목원 입구에 들어섰다. 봄 길 초입에 핀 민들레가 노란 꽃잎을 뱉어내고 버들 강아지가 가느다란 눈망울을굴린다. 낮은 산자락에서는 머룻잎이이슬을털어내고, 물푸레나무가 낭창한 날개짓으로 뒤척인다. "오리 꽥꽥 병아리 삐악삐악 참새 짹짹" 두 줄로 나란히 손 잡은 원아들이 선생님 구령에 맞춰 발걸음을 옮긴다. 노랑색 원복을 줄지어 입은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내 어머니는 그 동안 여유로운 풍류 한번 즐기지 못하고, 한가하게 노닥거릴 여유가 없으셨다. 그런 지난 오랜 세월 쉼 없는 삶을 겨우 내려놓고 가게로부터 도망치 듯 떠나오신것이다. 그 모습이 마치 숲속의한마리 청솔모처럼 신선한 산소를 마시며 초록 눈을 번쩍 뜨신다. 길가에 홀로 선 모란은 낙화를 슬퍼하며 한 생애 꽃잎이 눈물되어 떨어지고, 보랏빛 라일락이 부드러운 봄 바람을 끌어당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이름없는 작은 꽃이파리…
대한제국은 경술년인 1910년 8월 29일 한일 병합(韓日倂合)으로 멸망하며 나라의 주권을 일본에 빼앗기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그 후 일제의 억압적인 무단통치, 윌슨(Thomas Woodrow Wilson)의 민족자결주의 원칙 선언, 1919년 2월 1일 중국 동북부 길림성의 무오독립선언, 동경 유학생의 2·8독립선언, 김규식(金奎植)의 독립 시위 주문, 고종의 독살설 등에 영향을 받아 3·1운동이 벌어졌다. 원래 비폭력적인 3·1운동은 기미년인 1919년 3월 3일로 예정되었으나, 옥파(沃坡) 이종일(李鍾一)이 보성사(普成社)에서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다가 종로경찰서 고등계 형사인 신철(申哲: 일명 申勝熙)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3월 1일로 앞당겼다. 3·1독립만세운동은 민족종교인 천도교를 비롯해 기독교와 불교가 주도했다. 독립선언서 초안은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이 작성하였고,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가 교정을 보았으며,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이 공약 3장을 덧붙였다. 원래 기미년 3·1일 항일독립선언은 오후 2시에 민족대표 33인과 청년학생들이 탑골공원(파고다공원)에 모인 가운데에 선언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민족대표인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정부와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의료 공백 혼란이 전국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의사와 정부의 갈등은 의사 수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누구보다 더 피부로 느끼고 있으며 온 국민이 공감하는 바다. 객관적 수치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 1천 명 당 의사수가 평균 3.7명인데 우리나라는 2.1명에 머문다. 최근 OECD 국가들은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는 추세여서 갈수록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정부 설명에 의하면 매년 2천 명 씩 증원하더라도 OECD 평균에 도달하는 시점은 앞으로 27년 후인 2051년이 된다. *** 의대 증원에 국민적 공감대 의료계는 의대 증원에 강력 반대한다.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의사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며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은 2047년이 되면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현재도 의사 수가 부족한데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계는 의료 이용 접근성이 높아지면 공급이 수요를…
『동의보감(東醫寶鑑)』으로 유명한 조선조의 명의 허준(許浚)은 평시 고관대작의 집에 왕진 가지 않기로 유명했다. 어중이떠중이들이 벼슬이나 한답시고 의원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오라, 가라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관대작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허준은 이런 왕진 요청이 올 때마다 자신이 각기병으로 걸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갈 수 없다고 핑계를 대곤 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허준도 임금의 행렬을 따라 의주를 향해 급히 피난을 가게 되었다. 이것을 본 이덕무(李德懋)라는 사람이 허준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대감, 각기병에는 그 어떤 약보다도 난리탕이 최고인가 봅니다." 다급해졌을 때의 허준의 행동을 보고 비꼬아 한 말이었다. 이와 같이 인간에게는 다급해지면 분발하게 되는 속성이 있다. 또 따습고 배부른 때에는 하기 싫거나 하지 못했던 일들도 사정이 다급해지면 거뜬히 해내는 수도 많다. 이를테면 평소에는 힘이 약했던 어머니가 위기에 처한 자녀를 구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수가 종종 있듯이 위기적 상황은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엄청난 기후 위기에 직면하고…
'비건 패션'이라는 단어가 국내 패션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10년도 채 안되었지만 지금은 여기저기 매체에서 비건 패션, 비건 가죽이라는 단어를 질리도록 들린다. 비건 패션이란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을 뜻하는 말이다.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는 채식주의자인 '비건'에서 비롯되었으며 동물 학대와 착취 등을 통해 얻어지는 가죽과 모피의 소비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탄생되었다. 과거에는 동물권과 환경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비건 패션'을 지향했고 최근에는 MZ 세대의 가치 소비 추구 경향이 짙어짐에 따라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피부로 와닿는 여러 동물복지 문제나 환경문제를 체감한 사람들은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 물결 속에 패션 시장에서 '비건'이라는 단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들리는 이 '비건 패션' 카테고리 중에서도 아마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비건 레더', '비건 가죽'일 것이다. 일단 비건 가죽에 대해 설명하자면 동물의 희생을 막기위해 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는, 천연가죽을 흉내 낸 가짜 가죽이다. 대게 인조가죽과 비건 가죽에 대해…
우리는 평소 남을 돕는 일에 얼마나 익숙할까. 연말연시에 이르면 연례행사처럼 이웃돕기 등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을 벌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위한 봉사나 적선하기는 쉽지 않다. 적선(積善)은 착한 일을 쌓거나 동냥질에 응하는 일을 말한다. 적선의 반대편에 인색(吝嗇)이란 말이 있다. 인색은 재물을 아끼는 태도가 몹시 지나쳐서 자기 것만 아껴 남을 도울 줄 모르는 이기주의로 비호감의 표상이다. 인색하기보다는 적선하는 것이 좋음은 당연할 것이지만 현실 상황에 부닥치면 생각대로 잘되지 않는다. 나는 최근 내가 겪은 일로 이 적선과 인색을 생각하게 되었다. 시골로 귀촌해서 생활하는 나는 설 쇠러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고속버스를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다. 마침 지하철 빈자리가 있어 여느 때처럼 돋보기를 끼고 책을 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시골 농부 목소리 같은 투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백 원짜리 껌 하나 팔아달라고 왔습니다, 자일리톨껌은 천 원입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장애인 전동차를 운전하는 백발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그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다 "어떻게 하지?" 나는 머뭇거리다 껌이라도 하나 살까, 하다 아냐 그냥 천 원이라도 드리자 마
[충북일보] "환자 상당수가 신분증을 필수로 지참해야한다는 것을 몰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평일이라 내원 환자가 적어 우려했던 것만큼 큰 불편은 없었지만 주말은 걱정됩니다." 병원·의원 등 의료기관 진료 접수 시 반드시 신분증·의료보험증 등으로 신분 확인을 해야 하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 시행 첫날인 20일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의원 간호사 김씨는 "제도 시행을 잘 모르는 분들이 꽤 많았다. 특히 평일 의원을 찾는 환자는 노인층이 많아 변경 사항을 빠르게 알기 어려워 한다"며 "다행히 제도 취지를 설명하면 환자 다수가 납득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본보가 청주지역 의료 현장을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혼란은 없었다.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부터 동네 병·의원까지 안내데스크 등 눈에 띄는 곳에 "진료 전 신분증을 꼭 제시해달라"는 내용을 포스터와 안내문 등으로 게시하고 있었고, 개별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미리 신분증 지참을 당부한 덕분으로 보인다. 다만 만반의 준비에도 시행 첫날인 만큼 잡음이 없진 않았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한 내과 원무과 직원은 "신분증을 깜빡 잊은 다수의 환자의 스마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지나간 대경기 불황을 돌아봐도 지금처럼 현장의 일이 없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길어진 고금리 상황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위기 등의 악조건은 충북도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기간 산업으로 해당 산업의 장기화되는 침체는 내수시장과 경기 부양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금융 조달의 어려움과 인건·자재비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건설 경기 위기 요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도내 건설 경기는 올해 건설자재 원가 상승·출하량 감소, 공공·민간 발주 위축, 건설 관련 사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충북 건설 수주는 전년 동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 건설수주 감소세는 최근 5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2023년 1분기 -38.8% △2분기 -51.5% △3분기 -47.3% △4분기 -27.8% △2024년 1분기 -63.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