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가 급속하게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디카페인 커피라고 하면 '커피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 찾는 하찮은 것쯤'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2023년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이 6521t으로 5년 전인 2018년에 비해 278% 증가했다. 한 대형 커피 전문회사가 국내에서 2017년부터 디카페인 커피를 음료로 팔기 시작해 누적 판매 1억 잔을 돌파했다며 기념행사를 벌이는 것이 단지 호들갑스럽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사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회에서 디카페인 커피가 유행하게 되는 것은 운명적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커피 디톡스(Coffee detox)에 대한 욕구가 거세지는 현상'이다. 매일 커피를 마시던 사람이 하루라도 건너뛰게 되면 두통이나 불안감, 우울증 등 금단증상을 겪기 쉽다. 커피를 즐기기 전에는 경험하지 않았던 금단증상이 강해지면서, 커피를 '건강을 위협하는 독소'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음용자들 사이에서 커피 복용으로 인해 몸에 쌓이는 듯한 해로운 무엇인가를 디톡스, 곧 해독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생기게 된다. 디톡
의류 공장 노동자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이들이 만든 옷을 웃돈을 지불하며 구입하는 '윤리적 소비' 또는 '착한 소비'를 장려하는 운동이 패션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결론은 이런 선한 마음의 소비가 여러분의 생각과는 달리 그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동남 아시아나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저임금 노동착취 공장은 선진국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열약한 작업장이다. 노동자들이 하루 16시간씩 일주일에 6~7일을 노동한다. 공장 내부는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아 찜통인 곳이 대다수이며 안전보건 수칙은 무시되고 고용주의 학대 행위도 종종 기사로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열약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의 불매운동을 하는 많은 단체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한생연합, 국민운동, 커뮤니티 등을 만들어서 열성적으로 활동한다. 윤리적 의류 기업 노 스웨트 어패럴(No Sweat Apparel)도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주려면 원가를 20%나 올리는 광고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입소문으로만 홍보하였더니 폭팔적인 반응을 얻었다. 기존에 노동착취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유명 브랜드, 나이키와 애플, 디즈
청주의료원, 우수 의료진 보강으로 새로운 진료영역 확장 시동 걸어 청주의료원은 지역 내 최고의 공공의료사업을 수행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경쟁력이 있는 분야인 건강검진센터(종합검진, 일반검진, 특수검진, 산업체 보건관리대행 등), 인공신장실, 정신건강센터, 재활치료센터, 장례식장 등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의료진 유출,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진료영역의 양적 질적 후퇴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으나, 최근 청주의료원은 모든 구성원들의 위기 극복 의지와 노력으로 진료영역을 확장하며 눈에 띄게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주의료원은 우수 의료진을 꾸준히 보강하며 진료 및 수술 영역을 확장하여, 지역 내 필수의료 강화에 본격적 시동을 걸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영규 원장은 뇌질환분야 전문의를 보강하여 척추, 목 디스크 수술뿐만 아니라 뇌동맥류, 뇌출혈. 뇌경색, 두부외상 까지 치료영역을 확장하였다. 그리고 복강경 전용 수술실을 설치하고 간담췌 분야에서 최고권위자이며 전임 충북대학교병원장인 최재운교수를 영입하여 복강경 담낭절제수술 등 전문수술도 본격 시행하고 있다. 정형외과 무릎 인공관절
내 고향 조붓한 마을에 봄이 찾아왔다. 느티나무 가지에 물이 오르면 자목련꽃이 보랏빛 얼굴을 내민다. 봄 향기가 '아롱아롱' 들숨으로 들어와 내 맘을 홀렸던 초봄은, 언제나 순간에 지나가버렸다. 초록잔치 벌어지는 5월이 돌아왔다. 꽃바람으로 설레는 마을 사람들이 관광 길에 나선다. 흔한 꽃 놀이에 한 눈 팔지 않는 어머니는 "쯪쯪 한가한 꽃놀이가 웬말이여"하시며 커다란 옷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옆 마을로 옷 팔러 가신다. 꽃이 피고 지는 일을 덤덤하게 넘기며 쉼 없는 봄빛을 맞는다. 그 마을 사람들은 어머니를 향한 마음이 극진했다. 농사일에 바빠 유행지난 옷만 입다가, 어머니가 나타나면 한결같이 "성님~ 우째 요번엔 늦게 왔당가? 월매나 기다렸다고 잉~"하며 반긴다. 마치 친구 같은 그분들의 위안을 받으며 하루 해가 긴 그림자를 드리울 때, 종일 발품 팔아 옷 값으로 받은 잡곡을 머리에 이고 돌아오신다. 텅~ 빈 집에 덩그러니 남겨진 동생들은 학교에서 돌아와 책가방을 팽게치고, 빈 방 문턱을 괴고 앉아있기 일쑤였다. 나는 동생들을 살구꽃이 훤~한 마당으로 불러내어 동화속 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뒤란에 핀 감꽃을 실에 꿰어 목에 걸고
여당 복이 이렇게 없을까. 명색이 여당이면서도 여당다운 구석을 찾아 볼 수 없는 정당이 국민의힘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 정권을 잡고있는 여당이 국정을 주도적으로 이끌기는 고사하고 일개 정당으로서 존립마저 위태로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 참패 후 20여일이 지나도록 갈피를 못 잡고 무기력 상태에 빠져있다. *** 헌신 모르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 두 달 가량 남았는데 당을 대표할 사람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8년 전 정치 일선을 떠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중진 의원들이 비대위원장 맡기를 회피한 결과라고 한다. 당의 공천과 후광으로 중진의원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 정작 당의 위기상황에서는 발을 뺀 것이다. 이게 국민의힘이고 여당이다. 이런 인물들이 여당 중진이랍시고 단물 나오는 곳에는 빨대 꽂으려 혈안이던 사람들이다. 비대위원장 맡아봤자 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시끄러운 당의 분란을 잠재울 묘수가 없다. 현행 당 대표 선출 규정인 당원 100% 방식을 고수해도 욕 먹고 일반 국민 참여비율을 신설해도 반발을 살 게 분명하다. 당이야 어찌되건 실속 없는 자리는 마다하는 습성이 국민의힘…
얼마 전 아이들이 딸기밭으로 현장체험학습을 갔다. 딸기밭은 학교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 있는데 그곳은 자연이 품은 교실이다.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딸기 식물을 관찰하고, 땅 속에서의 성장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땅 속에서 자란 딸기를 직접 따 먹으며 싱싱함에 놀랐고 신기해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교실에서 듣던 이론적인 지식은 현실로 체감되었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학교는 청주교육지원청이 추진하는 청주형 마을교육회 협력학교를 3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마을과 학교 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교육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며 꿈꾸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을교육회와 함께한 활동으로 남이면 팔봉골에서의 된장과 고추장 담그기 체험은 손으로 직접 재료를 골라서 담그고, 발효 과정을 지켜보며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리고 다육이를 심고 가꾸는 과정은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황금플리마켓에서 학생 부스를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와 협력의 중요성을 깨
여의도한강공원의 괴물 조형물이 설치된 지 10년 만에 철거된다. 조형물이라기보다 공공의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라는 판단에서다. 자그마치 1억8천여만 원이 투입된 기괴한 조형물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출연한 괴 생명체의 형상을 재현한 것이다. 2006년 개봉된 '괴물'에 깊이 꽂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12년 7월, '한강에 이야기를 입혀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자'며 한강공원 괴물 조형물 설치를 지시했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한강 관광 상품화의 일환으로 최대 관객동원을 했던 영화 괴물 속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하면 한강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박 시장의 아이디어대로 괴물 조형물 한강공원 설치를 진행했다. ***즉흥적 아이디어로 설치된 기괴한 조형물 영화가 개봉되고 8년이 지난 2014년 12월, 서울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위치한 여의도 한강공원에 드디어 조형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서울시의 야심찬 기대와는 달리 시장의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설치된 조형물은 참신함이 아닌 참혹한 결과물이란 혹평을 받았다. 이런 흉물덩어리에 2억 가까운 세비를 낭비한 박원순 시장에 대한 불만이 볼만
4월 말에는 시아버지 기제사가 있다. 간단하게 음식을 준비해 산소에 모여 제를 지낸다. 예전처럼 늦은 밤에 모여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한 지 몇 년 됐다. 퇴근하자마자 큰집으로 달려가서 밤늦게까지 음식 준비하고 제사 지내고 집에 오면 새벽이 되었던 그 시절이 벌써 먼일 같다. 사실 제사 문화가 이렇게 빨리 변할 줄은 몰랐다. 아버님에 이어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누군가 산소에서 제사를 지내자고 제안했다. 다들 쿨~하게 동의했다. 그 후로 4월과 8월 제사 때면 시누이들이 우리 집으로 온다. 남편은 6남매에 막낸데 우리 집에 다 모이게 된 것은 순전히 나 때문이다. 남편이야 자기 식구들이니 당연히 오면 좋겠지만 시누들 입장에서 보면 분명 올케인 내가 신경 쓰였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난 시누이들이 와도 아무렇지도 않다. 아니 좋다. 그러니 내가 자처해서 그들의 친정이 된 것이다. "요즘 누가 힘들게 집에서 만나요. 밖에서 만나서 식사하고 차 한잔하고 헤어지면 편한 것을…." 난 그 편한 것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1년에 두세 번 만나는 가족들이 부산서 서울서 먼 길을 달려오는데 식당에서 만나 얼굴 잠시 보고 뒤돌아서서 가야 한다면 너무 서
참 이상한 사이비 역사학자도 있다. 뜬 구름 같은 소설을 사실인양 여과 없이 입으로 뱉고 나중에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런 사람이 국민의 선량으로 당선 되어 한 지역을 대표하고 입법을 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인가, 붕당의 산물인가, 갈 때 까지 간 나라의 풍속도인가. 그 교수라는 사람이 여러 망언을 한 가운데 우리 충북과 관련 있는 역사적 문제는 바로 조선 명종 때 단양군수로 부임하여 선정을 베푼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이다. 그는 저서에서 선생을 '성관계 지존'이라고 서술하였다.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네요'. 역사학자가 흥미위주로 '카더라' 야담 설화를 인용하며 조선 최고의 유학자를 이렇게 폄하한 것은 사이비일 수밖에 없다. 훌륭한 인물을 희화화 하고 인격을 폄하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이런 사람한테 역사를 배운 학생들은 어떤 역사관을 갖게 되었을까. 안동 유교선양회는 '나랏일을 하려는 정치인의 자격 미달'이라고 비난했다. 퇴계를 배향한 도산서원도 '민족정신의 스승이요, 사표인 퇴계 선생을 근
이번 4·10 총선을 지켜보면서 정치가 가지는 근본적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정치의 승리는 선거에서 당선됨으로써 결정된다는 점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는 것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유일한 길임을 확인시키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유권자의 이성에 호소하기 보다는 감정을 자극하여 상대방의 부정적 면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하였다. 시대정신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방향에 대한 거대 담론은 차치하고서라도 지역사회 현안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성찰이 없는 가운데 오직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역사 속에서 정치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의원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두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고전학파 경제학을 정상에 올려놓았던 데이비드 리카아도(1772~1823)이다. 그는 27세 되던 해 우연히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고 감동하여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하였던 무학력의 경제학자이다. 당시 산업혁명이 왕성하게 일어나던 시기에 토지라는 고정자본에 대한 불로소득만을 얻고 있는 지주들의 이익에 반하여 차액지대론을 통해 곡물법을 폐지하고자 하였는데, 이는 영국의 지속적 성장
이런저런 이유로 출장을 다니다 보면 슬레이트 지붕이 허물어지거나, 누가 버렸을지 모를 쓰레기가 켜켜이 쌓인 빈집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미 사회문제의 일부가 된 방치된 빈집은 주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이 빈집에 양심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는 악취와 해충과 같은 환경문제를 더한다. 물론 충주시 관아골 일대처럼 빈집을 카페나 공방으로 개조해, 멋진 문화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고려할만한 대안이다. 다만 지역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빈집을 숨은그림 찾듯 찾아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거주자가 사망 후 상속자가 불분명한 경우도, 재산권 침해 논란에 휩싸일 여지도 분명한 탓에 지자체가 직권으로 철거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 자발적인 빈집 철거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낸다. 특히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빈집 철거 후 소유주의 재산세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눈에 띈다. 우선 빈집 철거 후 부과되던 세금을 토지세액이 아니라 철거 전 납부하던 주택세액으로 인정해 주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주택과 그 부속 토지는 주택세율로 과세가 된다. 하지만 빈집을 철거한 후의…
싱글맘과 사는 네 남매가 있다. 막내는 이제 겨우 예닐곱 살, 의젓하게 장남 역할을 해내는 큰 아이가 열서너 살쯤 되었다. 아이들은 모두 아버지가 다르다. 아버지들과 헤어지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건 엄마 몫으로 남았다. 가난하지만 복작복작하고 즐겁게, 네 아이들과 엄마는 나름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새로운 사랑을 만났다. 엄마에게는 이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했나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약간의 돈을 쥐어주고 "곧 돌아올게"라는 약속과 함께 떠난 엄마는 몇 달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아이들은 버려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2005)는 1988년 일본에서 일어난 아동방임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성장기에 양육자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이 결국 맞이할 수밖에 없는 불행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현대사회에서 아동은 당연히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로 정의된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동이 제대로 발달할 환경과 조건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이 역시 아동학대로 간주한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서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
이런저런 이유로 출장을 다니다 보면 슬레이트 지붕이 허물어지거나, 누가 버렸을지 모를 쓰레기가 켜켜이 쌓인 빈집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미 사회문제의 일부가 된 방치된 빈집은 주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이 빈집에 양심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는 악취와 해충과 같은 환경문제를 더한다. 물론 충주시 관아골 일대처럼 빈집을 카페나 공방으로 개조해, 멋진 문화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고려할만한 대안이다. 다만 지역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빈집을 숨은 그림 찾듯 찾아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거주자가 사망 후 상속자가 불분명한 경우도, 재산권 침해 논란에 휩싸일 여지도 분명한 탓에 지자체가 직권으로 철거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 자발적인 빈집 철거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낸다. 특히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빈집 철거 후 소유주의 재산세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눈에 띈다. 우선 빈집 철거 후 부과되던 세금을 토지세액이 아니라 철거 전 납부하던 주택세액으로 인정해 주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주택과 그 부속 토지는 주택세율로 과세가 된다. 하지만 빈집을 철거한 후의
저는 수집가들을 위한 라이브 플랫폼 : 와이스의 오퍼레이터로서 수집가들의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의 다양한 수집가 커뮤니티와의 소통으로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수집가 문화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스포츠 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될 수집 문화는 일본의 메디콤토이사입니다. 많은 사람이 피규어라고 하면 주로 북미에서 제작된 인간 형상의 초 실사 피규어를 떠올리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일본의 유명한 피규어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1996년 타츠히코 아카시에 의해 설립된 일본의 메디콤토이(MEDICOM TOY)입니다. 단순 사무직이었던 타츠히코 아카시는 평소 자주 들르던 하라주쿠 미제 장난감 가게에 영감을 받아 도쿄 에비수 지역에 자그마한 사무실을 얻어 메디콤토이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일본의 장난감은 전대물이 대부분이었지만 메디콤토이의 등장으로 일본은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자국의 문화자산들을 활용한 피규어들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북미의 피규어 제작사들은 실사 피규어 제작에 주력했지만, 일본의 메디콤토이는 루팡 3세, 카우보이 비밥, 죠죠등의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제작하며 인기를 끌게 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초록이 눈부시다. 낭창거리는 이파리 사이로 갸웃거리는 햇살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다. 파란 풍경들이 첫사랑처럼 설레고 황홀하다. 이토록 어여쁜 빛깔은 어디서 오는 걸까, 푸르고 푸르른 이 초록의 바다에 영혼의 묵은 때를 씻으며 신비하고 오묘한 자연의 섭리에 옷깃을 여민다. 지난 봄방학 때, 딸이 전근 발령을 받고 매년 하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평소 건강했으니 결과야 대수롭지 않겠지 했는데 뜻밖에 암이 의심된다는 전화가 왔다. 부랴부랴 서둘러 조직검사를 하니 유방암 1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아뿔싸,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맑은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암이라고 선고하는 의사는 겸연쩍어하며 "수술하면 됩니다. 아주 순한 암입니다. 100살까지 충분히 살 거예요"라고 위로하는데도 암이라니… 전신에 힘이 쏙 빠진다. 딸은 충격에 빠져 한참을 울고불고 사위도 말문이 막히는지 어쩔 줄 모른다. 고난이 유익이라고 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절체절명 순간이다. 신은 왜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걸까, 괜한 원망을 해 본다. 어떤 위로자는 인생은 빛과 어둠이 교차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고난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운 무늬가 만들어
여행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줄글로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사람이 절반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1. 친한친구 두 명과 유럽에서 만나기. 한 번은 먼저 헝가리에 출장나와있는 친구를 만나러 출국. 다른 한 번은 내가 체류하고 있던 오스트리아에 나를 만나러 온 친구와 놀기. 친한 친구들을 전혀 색다른 공간에서 만나니 우정이 샘솟는 느낌. 2. 포르투갈에서 여자친구 만들기. 한인민박 스탭으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덕분인지 인생여행지로 꼽을 수 있다. 3. 전쟁 중인 러시아 놀러가서 국경마다 잡혀 심문 당하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방심한 틈을 타 조사실로 끌려가서 심문 당하기. 4. 핀란드에서 로컬 주민들과 사우나 하기. 'Sauna'가 핀어인 것을 처음 알게 됨. 남녀노소 공용 사우나에서 다 벗고 사우나 하기. 그리고 얼어붙은 바다에 들어가서 몸을 식힌다. 5. 유심 카드 없이 10개국 넘게 여행하기. 하면 할 수 있다. 6. 죽기 전에 다시 안가면 후회할 것 같은, 안 유명한 관광지 다시 가기. 북 마케도니아가 그랬다. 여행 초에 갔을 때 만났던 한국말 할 줄 아는 여자 꼬마애들을 다시 갔을 때 또 우연
손상에 의한 장애인에게 환경을 바꿔 준다면 그 상황에서는 장애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시작 되었다. 한 예로 휠채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계단으로 되어 있다면 올라갈 수 없지만, 이동경로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동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듯이 환경을 바꿔 주는 활동이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모든 사람이 사용하기 쉽도록 환경, 제품, 서비스 등을 설계하는 원칙을 말한다. 여기에는 노인, 어린이, 장애가 있는 사람 및 장애가 없는 사람 모두를 포함해 다양한 사용자가 있을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를 고려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경사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기능, 고령자 및 아동에게 사용이 쉬운 제품 설계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설계 원칙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인의 독립성을 향상시킨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사용자의 요구를 고려함으로써 사회적…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매헌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홍구공원(虹口公園)에서 일본 군인들을 향해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지 92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본명 尹禹儀, 1908~1932)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오전 일제가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천장절(天長節)과 상해 점령 전승기념 축하행사를 진행하는 도중 단상을 향해 물통 폭탄을 투척해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총사령관인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와 상해 일본거류민단장인 가와바타 사다쓰구(河端貞次)는 사망하고, 중국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重光 葵)는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으며, 9사단장 우에다 겐키치(植田謙吉) 중장은 왼쪽 다리가 잘리었고, 3함대 사령관인 노무라 기치사부로(野村吉三郞) 중장은 오른쪽 눈을 잃었다. 중국 국민당 장개석(蔣介石, 1887~1975) 총통은 "중국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했다"고 극찬했고, 이후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했다. 윤봉길 의사의 상해의거로 많은 피해를 당한 일제가 보복으로 임시정부를 밀착감시하며 혹독한 탄압을 가하자 임시정부는 상해, 항저우, 전장, 청사, 광저우, 류저우, 치장
어느 곳을 둘러봐도 꽃이 만발하다. 볼게 많아서 봄이라는 말을 날마다 실감한다. 친정집은 깊은 산속에 있는 시골 마을이다. 예전처럼 간절함이나 설레임은 없지만 친정에 가는 건 여전히 즐거운 일이다. 바람이 나무 사이로 지나가고, 그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새들의 노랫소리와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까지. 친정가는 길은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추억을 소환하게 한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아서 자주 가는 친정인데 오늘은 유난히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친다. 꼬불꼬불 고개를 넘어 도착해서 집으로 들어서는데 찬바람이 휭하니 스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부랴부랴 들어가서 이층 계단을 올라갔다. 복도 끝에 방문을 열었는데 빈 방이다. 주인을 잃은 방은 고즈넉하다. 아버지가 2년여를 누워계셨던 방, 3년 전에 남동생이 부모님과 누나들을 위해서 넓은 집을 지었을 때, 아버지는 가장 먼저 그 방을 차지하셨다. 누워서도 밖이 훤히 보이는 그 방을 아버지는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그런데 지금 아버지는 어디쯤 계시는 걸까. 꽃샘추위도 지나고 포근한 봄날에 아버지는 홀연히 머나먼 길을 떠나셨다. 아버지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아버지만 사
우리나라에 라면이 등장한 것은 1963년이다. 삼양식품 전중윤 회장이 일본에서 라면 제조 기술 및 기계를 도입하여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양라면'을 생산한 것이다. 1960년대 초 남대문 시장을 지나던 그가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을 보고,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자 라면을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별로 인기가 없었으나 1965년에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에 힘입어 라면은 간편한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1969년에는 1500만 개가 팔릴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다. 라면이 점점 서민들의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1970년대 초중반으로 기억된다. 새마을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시절, 우리 집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라는 새마을운동 노래 가사와 같이 초가집을 기와집으로 바꾸는, 지붕개량공사를 하게 된 것이다. 어머니는 인부들에게 줄 새참을 준비하셨는데, 그 새참은 다름 아닌 라면이었다. 라면을 살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어머니는 라면에 소면보다 굵은 우동국수를 섞어 끓이셨다.(당시 라면 가격이 2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머니는 인부들에게 한 그릇씩 퍼드리고 남은 라면을 나에
올봄, 황사가 문제이긴 하지만 만발한 꽃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매년 겪어왔던 봄 가뭄도 올해는 알맞게 내리는 봄비와 함께 산불도 없어 담당공무원들의 고생도 덜했습니다. 물론 이상 저온현상으로 꽃의 개화시기가 당초 예상과 달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계획했던 축제들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청주에서도 지난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려고 했던 무심천 푸드트럭축제를 1주일 연기한 3월 29일부터 31일까지로 조정해야 했습니다. 아쉽게도 벚꽃 만개일은 맞추진 못했어도 개화는 되었기에 그런대로 시민들이 축제를 즐겼습니다. 저도 오래전 대전시에 근무할 때, 신탄진 벚꽃축제를 준비하면서 개화시기를 맞추기 위해 고민했던 일이 생생합니다. 요 몇 년 전국의 이상기후로 봄꽃들이 동시에 만개하는 현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원래는 개나리, 목련, 벚꽃, 영산홍과 철쭉들이 순차적으로 남쪽에서 북으로 올라오며 피어나는 것이 보편적이었지요. 벚꽃만 봐도 멀리 남쪽 진해에서 경주로 올라오며 청주나 대전은 한주일 정도의 간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벚꽃개화기에 맞춘 노점상들도 남쪽에서 북쪽으로 순차적으로
시내 o초등학교 옆 골목을 지나다 보니, 흙탕물이 튀어 지저분한 점포 출입문에 '오래된 물건 삽니다'라는 글자가 붙어있었다. 유리문 안에는 풍금 서랍장과 손가락에 힘주어 돌리던, 몸통이 시커멓고 묵직한 다이얼 전화기가 어슴푸레 보였다. 몇 점을 보아도 값이 나갈 것 같지 않은 물건들이었다. 한때 유행했던 '빈티지 문화' 지금도 수도권의 상가에는, 문갑과 장롱 등 고가구가 반들반들하게 손질되어 진열된 물건들과는 사뭇 달랐다. 디지털 환경이 나날이 현란해지고 있는 시대, 아날로그적 감성 소유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가게주인의 나이가 왠지 지긋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사흘째 내리고 있던 날, 저녁 뉴스를 보려고 텔레비전을 켰을 때 앞의 화면이 '확'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지나간 화면 속에서 문득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오래된 40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J 읍, 낯설고 물선 곳에서 꿈에 차 있던 신혼생활은 녹록하지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생소한 곳에서 단조로운 하루하루의 생활은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그때 주일날 성당에서 만난 두 여인이 있다. 그녀들의 질박한 모습에 정을 붙이며, 맑은 날이
22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제1야당 대표는 유세장에서 사과와 오렌지를 흔들며 당국의 부실한 물가 대책에 날을 세웠다. 어떤 후보자는 대파를 손에 들고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대파가 문제라며 목청을 높이기도 하였다. 요즘같이 사과가 국민의 관심을 받는 적이 있었는지 평생을 지역 농정에 몸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요즘 사과를 비롯한 과일값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겨울에 부담 없이 먹던 감귤 값도 덩달아 뛰었다.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사과, 배 등 주요 과일의 생산 량 감소로 감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에서는 '금값'이란 제목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가지수 가중치를 보면 사과는 불과 2.3으로 사실상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총 가계 지출비가 1천 원이라면 2.3원에 불과하다. 다른 주요 품목 가중치를 살펴보면, 휴대전화 29.8, 반려동물 5.9, 해외여행 5.5이다. 농산물 가격이 밥상 물가와 밀접한 것은 맞지만, 구매 단위당 금액도 높지 않고 소비자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좀 비싸도 사과나 과일은 쌀처럼 꼭 먹어야 하는 필수 농산물도 아니다. 농
엊그제 23일이 음력 3월 15일로 이인좌의 반란군이 청주성을 함락시킨 날이었다. 조선시대 청주성이 반란군에 함락당한 대표적 사건이 이인좌의 난이다. 1728년(영조 4년) 3월 15일(음력), 이인좌가 우두머리에 선 반란군이 청주성을 함락시킴으로써 이인좌의 난이 시작됐다. 이인좌의 난은 소론 강경파와 남인 일부가 경종의 죽음에 영조와 노론이 관계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일으킨 내전이다. 난이 일어난 해가 간지로는 무신년이었기에 무신란(戊申亂)이라고도 한다. *** 청주인이 일으킨 반란 청주목 괴산 송면 출신인 이인좌는 양성의 권서봉, 용인의 박완원, 안성의 정계윤, 괴산의 이상택 등의 반란군과 합세하여 3월 15일 청주성을 함락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상여 행렬로 꾸민 다음 상여 속에 병기를 감추고 청주 경내로 들어와 성 앞 숲 속에 몰래 숨겨 놓았다. 장례를 치르는 척 하다가 날이 저물자 미리 내통한 자들이 성문을 열어주어 청주성 안으로 들이 닥쳤다. 이인좌는 충청병사 이봉상과 그의 비장 홍임, 영장 남연년을 죽이고 스스로 대원수라 칭했다. 자칭 대원수 이인좌는 반란군에 합류한 권서봉을 청주목사, 신천영을 충청병사로 삼았다. 이인좌, 권서봉 등의 반란군은…
영동(永同)은 충청북도에서 최남단에 있는 군이다. 그런데 강원도 동쪽을 영동(嶺東)이라 부르다 보니 음이 같아서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영동(嶺東)은 대관령의 동쪽이라는 뜻인데 대관령은 과거에 강릉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다니던 주요 교통로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동쪽은 영동지방, 서쪽은 영서지방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영동(嶺東)이라고 하면 백두대간의 축인 태백산맥의 동쪽 넓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며 기상 예보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으나 영동(永同)은 충북의 작은 도시이므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동(永同)은 삼한시대에 마한에 속했으며,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국경선으로 대왕산이 신라의 영토였고, 비봉산(飛鳳山)의 조천성(助川城)은 백제의 전초기지로서 두 나라의 치열한 각축장이 었다. 신라 초까지 길동군(吉同郡)으로 불리다가 신라 35대 경덕왕(757년) 때 지명의 한화(漢化) 정책에 따라 지금까지 사용하는 이름인 영동군(永同郡)으로 개칭하고 상주에 예속시켰으며, 양산현(陽山縣, 양산면)과 황간현(黃澗縣, 황간면)을 속현으로 하였다. 995년(고려 성종 14)에 계산(稽山) 또는 계
[충북일보] "환자 상당수가 신분증을 필수로 지참해야한다는 것을 몰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평일이라 내원 환자가 적어 우려했던 것만큼 큰 불편은 없었지만 주말은 걱정됩니다." 병원·의원 등 의료기관 진료 접수 시 반드시 신분증·의료보험증 등으로 신분 확인을 해야 하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 시행 첫날인 20일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의원 간호사 김씨는 "제도 시행을 잘 모르는 분들이 꽤 많았다. 특히 평일 의원을 찾는 환자는 노인층이 많아 변경 사항을 빠르게 알기 어려워 한다"며 "다행히 제도 취지를 설명하면 환자 다수가 납득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본보가 청주지역 의료 현장을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혼란은 없었다.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부터 동네 병·의원까지 안내데스크 등 눈에 띄는 곳에 "진료 전 신분증을 꼭 제시해달라"는 내용을 포스터와 안내문 등으로 게시하고 있었고, 개별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미리 신분증 지참을 당부한 덕분으로 보인다. 다만 만반의 준비에도 시행 첫날인 만큼 잡음이 없진 않았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한 내과 원무과 직원은 "신분증을 깜빡 잊은 다수의 환자의 스마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지나간 대경기 불황을 돌아봐도 지금처럼 현장의 일이 없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길어진 고금리 상황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위기 등의 악조건은 충북도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기간 산업으로 해당 산업의 장기화되는 침체는 내수시장과 경기 부양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금융 조달의 어려움과 인건·자재비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건설 경기 위기 요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도내 건설 경기는 올해 건설자재 원가 상승·출하량 감소, 공공·민간 발주 위축, 건설 관련 사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충북 건설 수주는 전년 동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 건설수주 감소세는 최근 5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2023년 1분기 -38.8% △2분기 -51.5% △3분기 -47.3% △4분기 -27.8% △2024년 1분기 -63.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