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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서

괴산군청 예산계장

길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선현들이 인도(人道)를 '사람이 다니는 길'인 동시에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로 인식한 바와 같이, 길은 질서와 양보와 배려로 유지된다.

길은 삶을 위한 이동통로 즉,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 생겨났지만, 길이 가지는 의미가 인간세상이 유지되는 가치와 부합되어, 인간의 보편적인 행동규범을 도리(道理)라 부르면서 철학적인 의미가 부여되었는가 하면, 오늘날에는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충청북도 괴산에는 여유와 낭만의 공간으로 새 단장한 명품길들이 있다. 옛날 영남과 서울사이의 지름길이었던 괴산새재길, 일제가 물자수송을 위하여 개설한 이화령고갯길, 연간 140여만 명이 찾고 있는 산막이옛길, 자전거 위에서 산천을 감상하며 한강, 낙동강, 금강으로 내달릴 수 있는 국토종주 오천자전거길이다.

괴산새재길은 태곳적부터 영남과 한양을 오가던 길이었으며 조선시대 영남선비들의 과것길로 유명하다. 교통기능을 이화령길에 물려주고 숲과 길이 조화를 이루는 산책로를 따라 수옥정, 자연휴양림, 조령3관문을 둘러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되어 있다.

이화령고갯길은 1925년, 일제가 연풍새재길 대체도로로 백두대간 산줄기를 잘라내어 길을 내었고 1994년 이화령터널이 뚫릴 때 까지 경북과 충북을 연결하는 중추도로였다. 단절되었던 산맥은 2012년 백두대간복원사업으로 87년 만에 다시 이어졌다. 교통기능은 이화령터널에 내주고, 향수에 젖은 드라이브객, 조령산 등산객, 낙동강자전거길을 달리는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낭만의 길로 변모하였다.

산막이옛길은 근세에 사오랑과 산막이를 오가던 길이었는데 교통수단 발달로 자연 상태로 돌아가 있던 것을 복원하였다. 괴산호 수변을 따라 울창한 숲과 층암절벽사이 노송이 어우러져 절경을 빚어냄으로써 개장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유명세를 탔고, 개장 2년만인 2013년에는 146만 명을 불러들임으로써 제주도올레길을 앞질러 전국 최고의 길에 등극한 명소가 되어 있다. 괴산호 맞은편에 충청도양반길과 두 길을 연결하는 산막이산행유정마을 조성되고 있어서 이 길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국토종주자전거길로 금강변을 거슬러 온 오천자전거길, 한강 물줄기를 따라 올라 온 남한강자전거길, 부산에서 출발하여 이화령고갯길을 넘어 온 낙동강자전거길이 국토의 중앙 괴산군 연풍면에서 만난다. 오천자전거길 괴산구간은 경관이 빼어나기로 유명한 화합과 소통의 길이다.

이 길들은, 새로 건설되어 괴산을 전국 어디라도 2시간대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변모시킨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 교통의 기능을 양보하고, 사람만을 위하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이 길 위의 사람들도 찾아 온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모양새는 예사 길과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이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는 향긋한 사람냄새와 따뜻한 평화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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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