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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대웅전, 석천암(石泉庵) 대웅전

  • 웹출고시간2014.08.13 13:26:31
  • 최종수정2014.08.13 13:26:31

주영서

괴산군의회 전문위원

불교가 이 땅에 들어와 일천오백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부처님의 도를 전하기 위해 세워진 도량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겠지만 오랜 세월을 역사로 간직하며 명찰의 반열에 오르는 사찰의 수효는 그리 많지 않다. 세속은 예나 지금이나 크고 넓고 많은 것을 추구하며 본질보다는 외형이 중시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고, 종교 또한 믿는 이에 따라 이러한 관념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고 할 것이다.

처음엔 믿음의 서원을 담아 창건되지만 몇 세대 지나지 않아 문을 닫은 수많은 불도량들과는 달리, 보이는 몇 평의 공간 뒤로 무량의 도량을 숨겨 두고, 불심을 담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부처님의 도를 전할 수만 있으면, 넓은 도량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실증해 보이며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사찰이 있다.

대웅전 2칸과 산신각 1칸 그리고 자그마한 요사채가 전부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대웅전을 가지고 있는 사찰,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 있는 석천암이다. 고려 공민왕(재위 : 1330년~1374년) 전후에 이름을 떨쳤던 고승 나옹화상(懶翁和尙)이 창건했다는 설화대로라면 640여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범부의 눈에는 작게만 보여지는 이 도량에서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무량의 불법과 아울러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진리를 전해주고 있다.

창건설화에 의하면 나옹화상께서 경상도로 가기 위해 대야산을 넘어가던 중 이곳에 다다라 지세의 비범함에 느껴지는 바가 있어 암자를 세우고 암자 이름을 보덕암(寶德庵)이라 하였다고 한다. 석천암은 본래 산 아래 삼송리 마을에 있던 암자의 이름인데 6·25전쟁 와중에 법당이 소실되고 1965년경 수해에 요사채가 멸실되어 폐사되었다. 그 후 보덕암이 1985년에 화재로 소실되자 보덕암 자리에 사찰을 재축하면서 이름을 '석천암'으로 정했다고 한다.

석천암을 찾는 이는 사찰만 돌아보아도 좋고, 괴산의 수십 개 명산 가운데 풍광이 빼어나기로 유명한 중대봉(中臺峰) 산행을 겸하여 사방이 환하게 열린 시원한 절경을 감상해도 좋다. 청천면 삼송리 농바위마을 골목길을 지나 보덕교를 건너 숲속으로 난 좁은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산길을 한참 오르면 소형차량 몇 대쯤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그곳부터 급경사지를 10분 정도 오르면 석천암이다.

요사채 왼편으로 산신각 지붕부터 나타나고, 산문을 올라서면 한국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대웅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앞으로 대웅전 지붕을 거의 뒤덮고도, 남아 있는 공간이 족히 수십 평은 됨직한 커다란 바위아래 자연이 만들어 놓은 넓은 공간이 그대로 약사여래부처님을 모신 법당으로 조성되어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큰 것을 가지려는 욕심도, 넓은 터를 차지하려는 욕심도 없는 불도량, 그곳을 찾는 이 또한 사찰에 발을 디디려면 등짐이 무거운 만큼 오르기 힘들기 때문에, 버리는 것만큼 가벼워지는 부처님의 도를 체득하게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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