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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장동아리 탐방 - 남청주신협 배구리그

매주 3개팀 리그 진행… 운동 하일랜드 챔피언 등극
신협 임직원·조합원·여성 모두 참여… "화합이 우선"

  • 웹출고시간2014.12.18 18:22:16
  • 최종수정2014.12.18 18:22:16

남청주신협 배구리그의 경기 모습.

공은 둥글다. 높낮이도 없고, 좌우를 가리지도 않는다. 관료적인 상하관계도 없다.

그래서 공 앞에선 누구나 평등하다. 기껏 바람 채워진 고무 쪼가리에 불과할지라도 그 공 하나가 묶는 결집력은 엄청나다.

남청주신협도 둥글둥글한 배구공 하나를 네트 위로 띄웠다. 임직원들과 조합원은 코트 위에서 하나가 됐다. 공을 때리며 스트레스를 날렸고, 공을 받으며 팀워크를 다졌다. 함께 흘린 땀은 끈적끈적한 휴머니티의 액체로 변해 그들의 몸속을 파고들었다.

◇2010년 리그 출범… 임직원·조합원 모두 참여


남청주신협 배구리그(NS.V league)는 지난 2010년 출범했다. 영업구역 내 조합원과 임직원으로 3개 팀을 꾸렸다. 팀명은 동네 이름을 딴 운동 하일랜드, 용암 드래곤즈, 영운 패밀리로 정했다.

이 중 하일랜드라는 이름이 눈에 띄는데, 여기에 담긴 의미가 참 재미있다. 우승 상금을 모아 영국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로 여행을 가자는 이종영 전무의 엉뚱한 발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이 팀을 이끌며 무려 5번이나 우승을 했음에도 아직까지 스코틀랜드는커녕 하일랜드라는 이름의 술집에조차 회원들을 데리고 가지 않아 원성이 자자하다고.

◇매주 수요일 치열한 리그전

남청주신협 배구리그의 경기 모습.

경기는 매주 수요일에 치러진다. 한 팀 당 9명이 출전해 오후 7시부터 3시간가량 코트를 누빈다.

시합 때마다 3팀이 돌아가며 맞붙는데, 이긴 팀에겐 승점이 주어진다. 세트 스코어 2:0 승리 시 3점, 2:1 승리 시 2점, 1:2 패배 시 1점, 0:2 패배 시 0점이 차등 부여되는 세트 승점 방식이다.

상반기 리그 우승팀과 하반기 리그 우승팀은 연말에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올해에는 하반기 운동 하일랜드가 상반기 영운 패밀리를 세트 스코어 4대1로 꺾고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운동 하일랜드의 구단주이자 레프트 공격수인 이 전무는 "매년 드래프트제를 통해 3개 팀의 선수를 다시 섞는다"며 "모든 회원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인데 이상하게 나는 '팀 운'이 좋다"고 웃었다.

◇ 승리보단 화합이 우선

남청주신협 배구리그 선수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남청주신협 배구리그는 승리보단 화합에 우선순위를 둔다. 그래서 시합에는 무조건 여자 선수 3명이 출전해야 하고, 1세트에선 반드시 여자가 스파이크를 때려야 한다. 나이가 많은 구단주들도 이때만큼은 공격 라인에 서야 한다.

나머지 세트는 '포지션 폴트'로 운영된다. 모든 선수는 세트마다 포지션을 바꿔야 한다. 전현대 주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치러지기 때문에 참석률이 100%에 육박한다"며 "최대한 많은 회원이 같이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게 우리만의 자랑거리"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리그가 끝나거나 휴식기일 땐 또 다른 번외경기가 치러진다고 한다. 프로 스포츠로 따지면 일종의 'FA컵'인 셈이다.

올해의 경우 홀수 주에는 '퍼시픽리그'를, 짝수 주에는 '시꿀리그'를 운영했다. 전자는 젊은 피와 노익장의 대결이고, 후자는 남자와 여자의 성별 승부다.

먼저 퍼시픽리그는 1980년 이후 출생 남자회원들로 구성된 YB팀과 그 이전 출생 남자회원들의 OB팀이 맞붙는 시합이다. 올해에는 연륜의 OB팀이 패기로 뭉친 YB팀을 승점 5점차로 꺾었다.

또 다른 FA컵인 시꿀리그는 이름부터 우스꽝스럽다. 노친네를 일컫는 '시니어'와 건강한 여자를 상징하는 '꿀벅지'의 앞 글자를 따 만들었다.

시니어로는 각 팀 구단주 중 2명과 여자팀에서 뽑은 가장 '시원찮은' 남자 회원 7명이 출전한다. 꿀벅지는 모두 여자 선수들로 꾸려진다. 올해 17번 맞붙어 13번을 꿀벅지 팀이 이겼다. 남자가 못해서라기 보단 여자 선수가 잘해서라는데, 어째 남자들이 '구멍'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지역사회 기부도 '으뜸'

배구 용어 중에는 '디그(dig)'라는 말이 있다. 본래 '땅을 파다'라는 뜻인데 배구에선 상대 팀의 스파이크나 백어택 등 강한 공격을 받아내는 리시브를 일컫는다.

시속 100㎞가 넘는 스파이크를 받아내기가 워낙 어려운지라 '디그'는 배구 경기 중 최상의 '파인 플레이'로 통한다.

남청주신협 배구리그는 이 디그가 나올 때마다 2만원을 적립한다. 올해에는 모두 89개가 나와 178만원이 모였다. 여기에 남청주신협 측이 22만원을 보태 200만원을 채웠다. 100만원은 용암동에 사는 새터민 1명에게, 나머지 100만원은 같은 동네의 소년소녀가장 1명에게 후원했다.

이종영 전무는 "건강도 챙기고, 화합도 다지고, 이웃도 돕는 그야말로 '1석3조' 운동을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활발한 활동을 통해 지역에 웃음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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