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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장동아리 탐방 - 충북도청 야구단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메이저리그"
매주 토요일 훈련·친선경기 '플레이볼'
올해 제주시장기 4강 목표 "야구 몰라요"

  • 웹출고시간2015.01.08 17:44:19
  • 최종수정2015.01.08 17:44:19

충북도청 야구단(파란 유니폼)이 행정자치부 야구단과 경기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설적 투수 톰 글래빈. 느린 구속으로도 통산 305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You can't measure heart with a radar gun."(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이 말이 멋있어서, 그저 야구가 좋아서, 열정 하나만 갖고 뭉친 충북도청 야구단.

지난 2009년 7월 창단 후 두 달 만에 연예인들로 구성된 '천하무적 야구단'을 5대3으로 누르며 유명세를 탄 이 팀은 여전히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중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이 조금 늘었다는 점. 간신히 100~110㎞/h를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긴 하나 80~90㎞/h대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로 늘었다는 게 어디인가. 여기에 열정을 더하면 류현진 강속구 부럽지 않으니 내가 서 있는 이 잔디구장이 나에겐 메이저리그다.

◇매주 토요일마다 '플레이볼'

박종원(충북도 감사관실) 선수가 타격 전 스윙연습을 하고 있다.

3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충북도청 야구단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3시간가량 땀을 흘린다. 충북도농업기술원 운동장에 야구장 시설을 만들어 캐치볼과 타격, 수비 연습을 한다.

아마추어 야구팀이 다 그렇듯 이 팀도 타격은 되는데, 수비가 엉망이라 주로 '펑고' 훈련을 많이 한다. 내야수들은 '알까기'를 줄이는 훈련에, 외야수들은 '만세'를 부르지 않는 훈련에 집중한다.

분명 연습 때만큼은 '더블 아웃' 같은 고난이도 플레이도 되는데, 왜 경기만 나서면 공을 떨어트리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리그 보다는 친선게임

충북도청 야구단은 사회인야구 리그에 참가하지 않는다. 주말 출장 등이 잦아 선수 구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식약처, 경찰청, 교육청, 기자단 등과 수시로 친선게임을 갖는다고 한다. 지난해에 맞붙은 팀은 거의 이겼다. 생활체육 3부리그 우승팀인 청주시청 야구단도 꺾었을 정도라고 하니 실력은 가늠하고도 남는다.

그 중 최인호 투수와 김형수, 조충현, 김동화 타자가 특히 잘한다.

에이스인 최인호씨는 구속이 120㎞/h에 육박하고, 김형수 4번 타자는 쳤다하면 홈런성 타구다. 2루수를 맡고 있는 조충현씨는 타격과 수비가 일품이고, 1번 타자인 김동화씨는 선구안이 뛰어나다.

반대로 팀에 도움이 안 되는(?) 선수도 있다. 산림환경연구소의 조원삼 과장이 대표적이다. 폼도 어설프고 공도 잘 못 잡는다. 익명의 구단 관계자는 "타격, 투구, 포구 모든 게 떨어진다. 정말 못한다"면서도 "열정만큼은 메이저리거 못지않아 엔트리에서 뺄 수도 없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정상희씨는 또 다른 유형의 괴짜 회원. 훈련이나 시합은 거의 나오지 않는데 회식은 100% 참석한다. 그래도 월 1만원의 회비는 꼬박꼬박 내고 있어 제명을 시킬 수가 없다. 알짜배기도 이런 알짜배기 회원이 없다.

◇올해 제주시장기 4강 목표

충북도청 야구단은 8월에 열리는 제주시장기 대회에 매년 참가 중이다. 역대 최고 성적은 8강이고, 지난해에는 16강에 올랐다. 올해는 4강이 목표다.

조원삼 감독은 "수비만 잘 보완하면 충분히 4강에 올라갈 수 있다"며 "충북의 매서운 맛을 전국에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 창단 5년 밖에 안 된 풋내기 팀이지만 혹시 누가 알까. 깜짝 우승을 할지. 수많은 야구 명언 중에는 이런 말도 있다.

"야구 몰라요."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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