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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숙

산남초 교감·시인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종종 '실수를 줄이고 즐기는 마음으로 하겠다'는 말을 한다. 긴장된 순간을 앞두고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니 꼭 이기겠다는 말보다 포용력 있고 여유가 느껴지고 믿음이 가는 건 왜일까.

공자의 말씀에도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 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고 했다. 즐거움(樂)이 아는 것(知)이나 좋은 것(好)보다 힘이 있다. 즐긴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예견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도 다스릴 힘이 생길 것이다.

TV에서 연일 '소치 특집'이니 '연아 사랑'이라는 말이 터져 나오는 걸 보며 세계의 시선을 받는 선수들이 이맘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위기 탓인지 마침 후배가 카카오톡으로 보내온 인터넷 글에 관심이 간다. 김연아 선수의 피겨 경기 해설을 한국과 서양으로 나누어 비교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다.

한국: "저 기술은 가산점을 받게 되어 있어요. 코너에서 착지가 불안정하면 감점 요인이 됩니다."

서양: "그야말로 버터플라이(나비)죠. 마치 꽃잎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비의 날갯짓이 느껴집니다. 은반 위를 쓰다듬으면서 코너로 날아오릅니다. 실크가 하늘거리며, 잔무늬를 경기장에 흩뿌리네요."

한국: "저런 점프는 난이도가 높죠. 경쟁에서 유리합니다."

서양: "제가 잘못 봤나요· 저 점프! 투명한 날개처럼, 천사입니까. 오늘 유나 킴(연아)은 천상에서 내려와 이 경기장에서 서성이며…"

한국: "네, 완벽한 금메달입니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땄습니다."

서양: "울어도 되나요? 정말이지 눈물이 나네요. 유나의 아름다운 몸짓을 바라본 오늘 저는 정말 행운아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여기서 점수 위주로 평가하기 좋아한다는 우리의 성향을 꼬집는 듯도 하지만 두 관점이 모두 끄덕여진다. 경기 내용이 감동적이니 어떤 관점으로 보아도 감동이다.

대부분 TV 채널을 선택할 때 아나운서와 해설자를 보고 하게 된다. 그리고 시청하는 사람 모두가 전문가가 된다.

뭔가 시원한 소식이 기다려지는 때이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소치 이야기꽃으로 활기가 돌았으면 좋겠다.

메달도 중요하고 경기 내용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피나는 노력으로 훈련해 온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난이도가 높다고 하든, 천사의 날개'라고 표현하든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 좋은 경기를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누구나 나름대로 관점에서 해설자가 되고 평가자가 되어 자신의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리게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관점은 힐링에 두고 싶다.

세계를 힐링 시킬 동계 올림픽을 생각하는 건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큰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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