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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자 위대한 지도자"

50여년 정치 동기 박학래 민주충북도당 고문

  • 웹출고시간2009.08.18 20:07:4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럴 줄 알았으면 문병이라도 다녀오는 건데…"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랜 세월 정치적 인연의 끈을 이어왔던 박학래(87·민주당 충북도당 상임고문)옹은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굳게 다문 입술은 '파르르' 떨리기까지 했다. 10여분 지났을까. 박 옹이 힘겹게 말을 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저에게 '큰 별'이었습니다. 영원히 대한민국을 밝게 비춰 줄거라 생각했었죠. 그 별이 이제 지내요."

박학래 민주당 충북도당 상임고문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임장규 기자
박 옹과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56년 청주시의회 의원으로 선출된 박 옹은 평소 정치적 신념이 같았던 김 전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하고자 민주당에 입당했다.

지난 1971년 김 전 대통령이 대선에 첫 출마할 때부터 박 옹은 도내 곳곳을 누비며 찬조연설을 했다. 정치보복의 위협도 받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당선돼야 한다는 그의 신념에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자"고 다짐했던 둘은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1981년 김 전 대통령이 청주교도소에 수감됐을 때도 박 옹은 틈날 때마다 그를 찾아가 용기를 북돋아 줬다.

1982년 12월 청주교도소에서 출소한 김 전 대통령은 미국으로 망명을 가면서 장남 김홍일 씨를 박 옹에게 맡겼다. 믿을만한 사람이라곤 박 옹 밖에 없었던 것이다.

"참 슬펐죠. 김 전 대통령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아들은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박 옹은 지난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가 자신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라고 했다.

자신의 정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실현해줄 지도자라고 굳게 믿어왔기 때문이다.

재임 시절 청와대를 수 차례 방문했던 박 옹은 김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도 정기적으로 새해 문안인사를 찾아갔다.

2년 전부터 건강이 나빠진 박 옹은 전화로 문안 인사를 대신했다. 그리고 지난 1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라"는 새해 인사가 박 옹과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밝은 목소리로 맞아주셨는데…, 진작에 못 찾아가본 제가 한없이 원망스럽습니다"

박 옹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졌다. 잠시 상념에 젖어있던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제나 보고 싶고, 언제나 곁에 있고 싶었던 당신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을 이제 가슴에 묻어야 하네요. 정치적 동기이자 스승이자 위대한 지도자였던 당신, 당신을 죽어서라도 잊지 못할 겁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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