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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행복 - 꿈이 없는 17세 여고생 김유미

먹고 사는 걱정에 하루 하루가 악몽
7살 때 아파트 14층서 떨어진 뒤 기적 소생
엄마 가출·아빠 투병 "시련만 안겨주는 세상"

  • 웹출고시간2011.07.24 18:56: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유미(가명·17)양은 방과후에 항상 할머니가 입원해있는 한국병원을 찾는다.

우유를 사러간 엄마를 기다렸다. 창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멀리서 오는 엄마의 모습을 보려는 순간, 14층 아파트에서 떨어졌다. 잠에서 깼다. 온 몸이 땀으로 젖었다.

김유미(가명·17·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양은 매일같이 악몽을 꾼다. 7살 때 실제 겪은 일은 하루도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당시 유미는 몸 안의 장기가 터졌다. 그래도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다. 보름 동안 병원에 입원한 뒤 퇴원했다.

유미는 엄마의 보살핌이 절실했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엄마는 빚만 잔뜩 남긴 채 집을 나갔다. 아픈 유미는 엄마가 또 우유를 사러간 줄 알았다.

그때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아빠는 엄마 빚을 갚기 위해 아빠는 인천 공사현장으로 떠났다.

유미에게 후유증이 찾아왔다. 시도 때도 없이 온몸이 아팠다. 정신도 이상해졌다. 갑자기 화장실 변기의 물을 퍼먹기 시작했고, 지나가는 사람들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할머니는 어린 유미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불쌍하다, 불쌍하다'만 되뇌였다.

고민 끝에 한 복지관을 찾았다. 유미 나이 9살 때였다. 복지관의 선생님은 큰 대나무바구니와 신문지가 있는 방으로 유미를 데려 갔다.

'속병'이었다. 어린 나이에 말 못할 상처가 유미를 정신병자 취급받게 만들었다. 바구니를 집어던지고 신문지를 찢었다.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속이 시원했다.

그래도 걱정하는 할머니 때문에 병원 5~6곳을 더 돌아다녔다. 중학교 1학년 때 병명을 알아냈다. 신경손상으로 오줌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중추선뇨붕증'이라고 했다. 폐까지 심하게 손상됐다. 매일같이 코로 약을 들이붓는 고통을 참아야 했다.

하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아빠가 인천으로 가던 택시 안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가 가장이 됐다. 유미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아빠와 사고로 두 다리를 전혀 못 쓰는 할머니를 대신해 집안 살림을 도맡았다.

병원비와 약값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할아버지 때문에 유미도 걱정이 태산이다.

아빠에게 나오는 장애인 수급비 14만원이 생활비의 전부다. 기초수급대상에서도 탈락했다. 외관상으로 멀쩡한 아빠와 아직 서류상으로 정리가 안 된 집나간 엄마 때문이었다.

유미에게 꿈이란 악몽이 전부다. 미래를 꿈꾸는 건 사치라 생각한다. "빨리 취업해야 해요. 돈 많이 벌어서 집안을 이끌어야 하거든요."

초점 없는 유미의 눈은 그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본다. 17살 여고생 유미는 "오늘 밤도 악몽을 꿀 것만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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