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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생산현장 - 오리훈제 업계의 최강자 '시원식품'

"믿을 수 있는 식품 제조"… 신념 하나로 업계 평정

  • 웹출고시간2010.03.18 18:30: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시원식품 전경.

지난 2002년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야심차게 첫 발을 내딛은 오리훈제 및 가공 전문업체인 시원식품(대표 채수창, 53, http://c-onefood.co.kr)의 생산현장 출입은 여는 반도체업체 출입에 비유할 정도로 상당히 까다로웠다.

우선 입구의 신발세척과정을 거쳐 문을 들어서면 장화로 갈아 신은 뒤 위생복과 마스크, 위생모, 위생장갑 등을 착용한 뒤 손 소독과 신발소독을 거쳐 에어샤워기로 입장한다. 에어샤워를 거친 뒤에야 비로소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각각 맡은바 직무에 여념이 없는 생상현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양념을 골고루 베게 하는 침지과정.

생산물량이 넘치며 연일 100% 풀가동을 계속하고 있는 데다 믿을 수 있는 식품을 만들겠다는 자부심으로 지난 2008년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을 받으며 위생관리가 더욱 철저해진 탓이다.

생산동 안에서는 오리를 먼저 세척기에 넣고 세척하는 과정과 뼈를 제거하는 과정, 양념을 골고루 베게 하는 침지과정, 훈연과정, 잔털제거 및 진공포장 과정 등 각 과정마다 직원들이 숙련된 손놀림으로 제품출하에 바빴다.

채수창 대표가 독일에서 직수입해 들여온 훈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생산시설을 증축하며 추가로 독일에서 직수입해 들여와 5대를 갖추고 있는 훈연기에서는 약 2시간에 한번씩 1천마리의 훈제오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물량이 달릴 정도다.

시원식품의 오늘이 있기 까지는 오리가공업 관련 각종 특허출원과 꾸준한 연구개발로 인한 벤처기업과 이노비즈 기업 선정, ISO9001과 ISO14001 인증 등 항상 균일한 품질로 변함없는 맛을 유지함과 더불어 직원들의 장인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벤처기업 선정의 경우 인증받기가 상당히 까다로워 식품업계에서의 선정이 특이한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난 2003년 당시 월 매출이 2억여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12월에는 월 매출 사상최대인 15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총 140억을 돌파하며 연매출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와 함께 오는 5월 오창산단 내에 직영점을 오픈하기 위해 20억여원을 투자해 건물신축공사를 진행하는 등 성장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렌차이즈 사업도 올해는 본 괘도에 올려 '청풍명월'브랜드 가맹점을 30여 군데로 확산하고 단순 제품공급을 넘어선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면서 직접 공장으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하는 소비자와 홈페이지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소비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지난 2004년 12월 갑자기 불어 닥친 조류 독감은 닭 가공 공장뿐만 아니라 오리 사육농가와 업계에도 큰 타격을 줬다. 시원식품도 조류독감의 폭풍에는 견딜 재간이 없었다.

이당시 오리주문은 단한건도 들어오지 않는 등 그야말로 부도직전까지 몰렸던 '위기'였던 셈이다. 금융권에서도 부도 0순위로 치부하며 그동안 받았던 대출금 상환과 모든 자금유통을 차단하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시원식품에는 누구보다 회사에 애정이 깊은 직원들이 있었다.

30여명의 직원들은 당시 어려운 회사 분위기를 감지하고 집단 사퇴를 하기에 이른다. 채수창 대표에게 임금지급은 경영상 가장 힘든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내린 결단이다.

이로 인해 핵심인원 일부를 제외한 직원들은 퇴사했고 3개월간 회사는 조류독감이 숨죽기만 기다렸다.

시원식품은 이런 위기를 신축공장 증설 강행과 '웰빙'문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오리가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아 조류독감 3개월 만에 매출의 회복세를 보이며 퇴사직원의 전원복귀로'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위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8년 4월 1일. 전라북도 김제는 지난 2003년 12월 AI(조류인플루엔자) 파동이후 국내에서 다시 AI가 발생해 방역당국을 포함한 가금류농가들은 발칵 뒤집혔다.

청풍명월 직영점

이에 시원식품은 직영점인 청풍명월을 통해 50% 할인판매에 나서는 등 위기를 정면 돌파하며 매출이 1년 전보다 20%이상 증가하고 거래처도 300여 곳에 이르는 등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됐다.

보통 사람들은 시장 안 좋아지면 더욱 움츠려들기 마련인데 그때 홍보를 더 강화하고 영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직원들과 함께 공을 들인 채 대표의 결정이 적중했던 것이다. 어려울 때는 당장 수익을 내려고 하기보단 멀리 보고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데 최선의 다해야 한다는 채 대표의 신념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아무리 반값에 할인 판매를 한다고 해도 맛이 없다면 찾지 않겠지만 어려울 때 부담 없이 맛을 본 고객들이 지금도 꾸준히 찾아주고 입소문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게 해주는 홍보대사 역할까지 맡아 기업의 보배가 되고 있다.

당시 시원식품은 매출이 AI발생 전의 20%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해 오히려 손님은 1.5배 이상 늘었다.

이런 자산이 축적된 시원식품은 이제는 오리훈제 업계의 최강자에서 오리를 포함한 육류 소세지와 햄까지 만드는 종합식품회사로 탈바꿈해 세계를 누빌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 글ㆍ사진 인진연기자

직원들 "오리가 없어서 걱정이에요"

사원식품 생산부의 (사진 왼쪽부터) 김순덕, 양옥순, 정정희, 김경분씨가 훈연과정을 거친 뒤 진공포장을 앞둔 훈제오리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시원식품 생산부의 김순덕(51, 사진왼쪽부터), 양옥순(55), 정정희(41), 김경분(46)씨는 요즘 일하기가 어떤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뜸 오리가 없어서 걱정이라며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은 오리가 없어서 일을 더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가격도 많이 오른 데다 워낙 물량이 달리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입사 9년째를 맞은 시원식품의 터줏대감부터 3년차까지 경력은 다양했지만 일에 대한 프로정신은 그들의 손놀림 하나하나에 배어있었다. 지난여름만 해도 납품물량이 달려 새벽 2~3시까지 근무하면서도 '싱글벙글'이었다는 양옥순씨는 "지난 AI위기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 행복한 시간이지만 오리가 더 많아 생산을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정정희씨는 "사장님이 어려운 고비를 넘기신 뒤 직원들이 고생했다며 전 직원에게 보약과 함께 급여도 인상해 주시고 매출이 오르면 상여금을 지급해 주시니 누가 열심히 하지 않겠느냐"며 "회사가 직원들을 믿고 맡기니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런 노력을 회사가 보상해 주니 모두 우리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시원식품 직원들은 그냥 월급만 받아가는 곳이라는 수동적 생각이 아닌 회사가 나에게 믿고 맡긴 부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능동적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신뢰 받는 종합식품회사 만들 것"

채수창 대표

시원식품

"수차례 AI위기가 닥칠 때마다 남들은 망하려고 작정했다고들 했지만 제품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고비를 넘기다 보니 맛을 본 고객들이 다시 찾아줘 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산전수전' 다 겪은 채수창 대표는 지금의 시원식품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채 대표는 "경기가 안 좋아 외식업계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사상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월 10만수의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가공기술 특허와 식품업계에서는 인증받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벤처기업 인증 및 이노비즈 기업 선정, ISO9001과 ISO14001 인증 등 항상 균일한 품질로 변함없는 맛을 유지해 고객들에게 믿음을 준 것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 전공의 전자제품 개발팀장에서 전혀 관련 없던 오리훈제 업체의 사장으로 거듭나 처음엔 후회도 많았다는 그는 "기억에 남는 일은 식품 전공도 아닌 분야에 뛰어들어 열심히 해 지금까지 왔다는 것"이라며 "보통 사람들은 시장 안 좋아지면 더욱 움츠려들기 마련인데 그때 홍보를 더 강화하고 영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려울 때는 당장 수익을 내려고 하기보단 멀리 보고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위기극복의 노하우를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은 오히려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찾아주는 고객이 늘어나 보람을 느낀다"며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기는 하지만 옛말에 '일을 쫓으면 사업가가 되고 돈을 쫒으면 사기꾼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여건이 되는 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래도 식품업계에 뛰어든 뒤 찾아온 두 번의 큰 시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그중에서도 사업을 시작한지 2년 만에 찾아온 지난 6년 전의 조류인플루엔자 사태 때를 들었다.

그는 "6년 전 조류인플루엔자가 처음 터졌을 때 순식간에 어려워져 자살까지 준비했었다"며 "매스컴에 계속 어려움이 보도되니 연체한번 없이 회사의 자금부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어도 은행에서 대출연장을 해주지 않겠다며 부도위기까지 몰린 뒤 우여곡절을 겪으며 재계약을 얻어 냈고 그 당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각오가 지금의 시원식품을 만들었고 지금도 그런 각오를 잊지 않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리훈제 분야에서는 최고를 자부하는 만큼 앞으로는 종합식품회사가 목표로 오리 포함한 육류 소세지와 햄까지 만들고 싶다"며 "내년이나 후년에는 지금의 공장을 증축해 가공수준을 끌어올리고 수출에도 나서 시원식품하면 믿을 수 있는 식품회사로 인식되도록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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